어깨를 내린 바다 끝자락
갯고둥 삼킨 바다가
할 일 없어진 사람들의 발목에서 허둥거린다
저녁 해 등지고 내려앉는 강파른 하구
쉰내 나는 개펄 끌고 와 부리면
근육질의 바다,
후줄근하게 늘어진 어둠 걷어 올린다
작업복에서 빠져나간 소금기 추렴하면
부석부석 피어나는 하얗고 짭조름한 소금꽃
생애 부둥켜안고 곰삭은
등허리 휜 바다꽃이다
한 번은 꼭 있어야겠다
환한 소금 베고 눕는 찰진 세월
이마 맞댄 어미와 새끼처럼
보듬고 스며들며 어둠 뱉어내는 바다
사락사락 제집 찾아 깃드는 물길 노랗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