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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by 호랑
작업 그림.jpg


어깨를 내린 바다 끝자락

갯고둥 삼킨 바다가

할 일 없어진 사람들의 발목에서 허둥거린다


저녁 해 등지고 내려앉는 강파른 하구

쉰내 나는 개펄 끌고 와 부리면

근육질의 바다,

후줄근하게 늘어진 어둠 걷어 올린다


작업복에서 빠져나간 소금기 추렴하면

부석부석 피어나는 하얗고 짭조름한 소금꽃

생애 부둥켜안고 곰삭은

등허리 휜 바다꽃이다


한 번은 꼭 있어야겠다

환한 소금 베고 눕는 찰진 세월


이마 맞댄 어미와 새끼처럼

보듬고 스며들며 어둠 뱉어내는 바다

사락사락 제집 찾아 깃드는 물길 노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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