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irondelle Jul 08. 2020

번외편 1 : 비오는 날과 차 한잔

MY  DRINK  DIARY











‘아 피곤해.  너무 졸려.’     



눈을 감고 이불을 돌돌 말아 밍기적거리며 머릿속으로 ‘일어날 시간이 지나버린 것 같은데’

하는 순간! 눈이 떠지고 그 날은 항상 비가 왔다.  

   

몸이 비가 오는 날을 아는지 매번 늦잠을 자게 된다.     


늦잠을 자게 되는 것도 짜증 나지만 하루종일 컨디션이 좋지 못하다는 점에서 나는 평생 비가 오는 날을 좋아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 에도 비가 오는 날의 유일한 낙은 따뜻한 차 한잔이다.  

   

맑은 날의 건조한 공기와 차의 궁합도 좋지만, 비 오는 날의 촉촉한 공기와 만난 따뜻하고 진한 차의 향과 맛이 각별하다.     


이런 날 차를 마시면 물기를 한껏 머금은 수채화 종이 위에 툭 하고 던진 붓에서 나온 선명한 물감이 ‘사아악’ 하고 퍼지면서 차분히 스며드는 모습이 연상된다.    

 

기분마저 차분해지며 가슴 한가운데부터 천천히 퍼져 나가는 따뜻함은 날씨로 인한 나의 우울과 히스테릭함을 잠재운다.     

 

    

‘토도독’           



떨어지는 빗소리와 따뜻하고 향기로운 차.     


코를 킁킁대며 양껏 공기를 들이마시면 느껴지는  냄새 안의 희미한 수박 향은 구수하고 짙은 향을 가진 차와 어우러져 최고의 마리아쥬를 완성한다.     






+인스타: @hirondelle_yeon

이전 12화 12. 미숫가루와 편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