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다면서 '자꾸 뭘 해야 한대'

by 우여나
안할 용기.jpg


분명 주말 동안 맛있는 것도 많이 (정말 많이) 먹었고,
보고 싶었던 영화도 보면서 휴식을 취했다.


[주말 ‘I did it’ List]
산책. 커피타임. 청소. 영화 보기. 밥 먹기.
맛있는 거 또 먹기. 수다 떨기. 잠.


주말에 내가 했던 행동들의 리스트를 요리조리 보아도
만족스러운 주말이었다.


그런데, 이 피로감은 대체 무엇일까.

몸의 피곤함이 아닌 마음의 피로감.


몸의 피곤함을 느낄 땐,
단골카페의 에스프레소 한 잔이면
(나는) 충분히 커버가 된다.

하지만 마음의 피로감을 느낄 때엔,
글을 쓰고, 영상 편집을 하고,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그 순간에

마치 군장을 메고

산을 오르는 듯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작업실에 들어온 지 30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집에 돌아가 잠을 자고 싶어진다.


월요일 아침.
주말 동안 잘 쉬었다고 믿고 있는 상태에서 느끼는 피로감은

믿었던 나의 만족도 높은 주말의 시간에게
뒤통수 맞은 듯한 느낌과

운동은 하지도 않았는데,
심한 근육통을 느끼게 한다.

내 마음에게...


이쯤 되면
[주말 ‘I did it’ List]를 다시 돌아봐야 한다.


분명히 있다.
티 나지 않게 했던 나의 얍삽한 행동들.


산책. (그거 해야 하는데...)
커피타임. (해야 하는데...)
청소. (해야 하는데...)
영화 보기. (하면 좋을 텐데...)
밥 먹기. (하면 좋을 텐데...)
맛있는 거 또 먹기. (하면 좋을 텐데...)
수다 떨기. (하면 좋을 텐데...)
잠. (하면 좋았을 텐데...)


주말 동안 쉬고 있는 나에게,
벌세우고 있었던 내 마음이 있었다.

충분히 쉬어주지 못하게
틈틈이 들어오는 ‘해야 한다’는 마음.


마치 나도 모르게 알람을 켜둔 듯,
계속 마음에 무게감을 주고 있는 생각들.


주말에 꼭 해야 하는 일은 아니었다.
분명히 그걸 내가 알고 있었다.

다만,

“월요일이 조금 편하지 않을까?”
“다음 주가 조금 더 여유 있지 않을까?”


걱정하는 척하는 마음이

쉬는 중에도 나를 괴롭히면서,
마음의 짐을 쌓아주고 있었다.


“다음 주의 나를 위한 배려”라는 명분으로
쉬고 있는 나를 밀어붙이는 나...


쉬어도 되는 나에게
죄책감을 준 건
일이 아닌, ‘나’였다.


티 안 나게
자꾸 쉬고 있는 나에게 눈치 주는 일
그만!!


쉴 용기를 냈다면,

‘~을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으로부터
나를 떨어뜨려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걸
마음에 새겨본다.


[진짜 쉼이 되려면 안 할 용기가 필요하다.

끊어낼 용기가 필요하다.]


쉴 땐, 쉬어야지.
몸도, 마. 음. 도.




완벽하지 않아도, 정답이 아니어도

그저 자유롭게 적어 볼 용기


지금 이 순간

머릿속을 스쳐가는 생각들이

그냥 흩어지지 않도록

[오늘의 끄적임]을 이어가 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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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화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