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 이클립스> - ‘가장 찬란한 죄악에 얽힌 사랑’

[영화 리뷰/ 왓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퀴어 영화 추천/결말 해석]

by 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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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 이클립스 (Total Eclipse)


개봉 : 1995.12.02. (한국 기준)

감독 : 아그네츠카 홀란드

출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데이빗 듈리스, 로만느 보링거, 도미니크 블랑, 펠리시 파소티 카바바에, 니타 클레인, 제임스 티에레


가장 찬란한 죄악에 얽힌 사랑


전설에 가까운 미모의 아이콘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치명적인 소년미와 엄청난 깊이의 연기력을 볼 수 있는 작품 <토탈 이클립스>

7년 전쯤 이 영화를 처음 접하고 레오의 연기와 미모에 충격을 받고 한동안 일상에서도 영화의 장면이 머릿속에 떠올랐을 만큼 내게 이 영화는 큰 충격이었다.


타이타닉으로 레오에게 푹 빠진 후 4번째로 접한 그의 필모였는데.. 충격-외에는 표현할 단어가 없었다. 레오가 연기했던 시인 랭보에 푹 빠져 한동안 그의 시집과 일생이 담긴 책을 전부 찾아 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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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 인물이었던 천재 시인 ‘랭보’의 일생에 깃들었던 사랑과 그의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그리고 있는 토탈 이클립스는 가슴을 후벼파는 드라마이자 퀴어 영화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선정성과 약간의 폭력성을 내재하고 있다. 1800년대 후반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여성에 대해 압박적인 분위기 속, 폭력성을 가진 주인공 폴 베를렌느가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장면이나.. 랭보와 베를렌느의 동성 간 애정 신이 나오기 때문에 동성애 또는 폭력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면 보기 힘든 순간이 있을 수 있으니 강력하게 추천하진 않겠다. 간혹 이에 대한 불편함을 토로하는 리뷰가 있기도 하고.. 영화 자체가 가벼운 편은 아니니 어느 정도 고려해서 선택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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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가 죄악이었던 그 시대에 광기와 천재성을 가진 시인 둘은 찬란하고 행복한 죄악의 길을 선택한다. 랭보와 폴은 사랑과 집착을 미친 듯이 갈구하고 상대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기도 한다. 그리고 서로의 영감이 되어줌과 동시에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토탈 이클립스를 보면 그들의 사랑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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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 이클립스 시놉시스


랭보(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시인 베를렌느(데이빗 듈리스)에게 자신이 쓴 시를 보내고 그 아름다운 시에 매료된 베를렌느는 랭보를 자신의 집에 부른다. 임신한 부인이 있지만 베를렌느는 열정이 가득한 아름다운 랭보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 둘이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자 베를렌느의 부인과 그녀의 부모들은 랭보를 못마땅해 한다. 결국 베를렌느는 아내와 자식을 버려두고 랭보와 함께 런던에 가서 시를 쓰며 생활한다.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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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시인들이 무엇을 하건 관심 없어요


랭보는 16살이라는 자신의 나이를 숨기고 폴에게 시를 보낸다. 아내 마틸드의 번듯한 집안에 의지해 그녀의 젊음과 돈, 육체를 취하며 사랑을 이어가고 있던 폴은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완벽하고 성숙하며 새로운 문체를 구사하는 천재 시인 ‘랭보’에게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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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보는 천재임과 동시에 광기에 휩싸인 사람이다. 강아지 조각상이 말을 듣지 않는다며 집어던지거나 못된 손버릇을 구사하기도 한다. 다른 시인들이 자신의 시를 뽐내기 위해 낭송회를 진행하는 테이블에서 그는 칼을 휘두르며 자신에게 대적하기엔 한참 모자란 시에 오줌을 갈긴다. 천재성을 타고난 사람들은 왜 높은 확률로 우울과 광기를 함께 타고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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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보를 경계하고 있는 폴의 아내 마틸드는 소위 말하는 ‘있는 집 자식’이다. 경제적으로 풍족한 집안의 딸이자 나름 배울 것은 다 배웠다- 싶은 인물이지만 그 시절의 여성들에겐 한계가 있었다. 말도 안 되는 남편의 폭력과 외도에도 마틸드는 남편을 포기하지 않는다. 처절할 만큼 간절한 그녀의 행동들은 연민과 함께 폴에 대한 분노를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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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아이를 낳아야 하기에 랭보를 다른 곳에 보내는 것은 어떠냐 제안하는 마틸드에게 폴은 대뜸 화를 낸다.


그를 이해하는 사람은 나뿐이야


랭보의 영혼이 담긴 시와 그의 육체까지. 랭보의 모든 걸 사랑하게 된 폴은 랭보와 함께 집을 떠나게 된다. 폴이 랭보를 먹여살리고, 랭보는 폴의 녹슨 영감을 되살리고.. 그들은 맞잡은 손 안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꼭 쥔 채 파리로 떠난다.


아내 마틸드는 반복해서 폴을 집으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 자신의 육체를 어필하며 노력하지만 그녀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민을 제안하고 폴을 다시 집으로 데려오려고 하지만 브뤼셀에 다다랐을 때쯤 폴은 랭보와 함께 런던으로 도망치듯 떠나버린다. 지쳐버린 마틸드는 결국 폴에게 별거 신청 우편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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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우편이 도착할 때 쯤에 맞춰 돈이 떨어진 폴과 랭보는 더 이상 런던에서 살 수 없었다. 순간의 말다툼과 함께 쌓였던 감정이 폭발하며 폴은 랭보를 남겨둔 채 브뤼셀로 돌아간다. 항상 폴에게 거칠고 퉁명한 모습을 보이던 랭보는 처음으로 폴을 바라보며 눈물을 터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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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어떻게 살아


나는 이때 자유롭고 거친 천재 시인 랭보가 아닌 연약한 아이의 모습을 한 랭보를 처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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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에서 다시 만난 둘은 혼란한 감정에 빠진다. 그 시절 브뤼셀에서 동성 간의 연애란 허용되지 않는 것을 넘어 감옥에 끌려가게 되는 중죄였다. 폴은 전쟁에 참전할지 아내와의 이혼을 어떻게 정리할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며 랭보를 브뤼셀에 방치한다. 지쳐버린 랭보가 폴에게 이별을 통보하자 폴은 취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총알을 발사하고 랭보의 손엔 총알이 박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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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보와 폴은 서로에게 사랑과 집착의 감정을 느낀다. 이 장면에 앞서 랭보와 폴이 압생트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다 랭보가 폴의 손에 칼을 꽂는 장면이 나온다. 랭보는 폴의 손가락에 끼워진 사랑의 증표와도 같은 반지를 몇 번 칼끝으로 건드리더니 폴의 손에 칼을 꽂는다. 랭보가 그의 반지를 보며 느낀 감정은 사랑과 소유욕, 분노 모든 것이 뒤섞인 감정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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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보의 손에 총알이 박히고, 그를 계기로 조사를 받게 된 폴은 동성애를 이유로 징역을 살았고 랭보는 고향으로 돌아간다. 2년 후 다시 만난 그들은 서로가 맞지 않음을, 만나선 안됨을 인정하고 죄악 같은 사랑을 포기한다. 그리고 더 이상 쓸 글이 없다며 글을 포기한 랭보는 에티오피아로 떠난다. 그 후 랭보는 종양으로 인해 다리를 절단하고 한참을 앓다가 자신을 치유해 줄 태양을 향해 떠났고 만 37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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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보의 여동생 이자벨이 전해준 랭보의 이야기는 그렇게 끝이 나고, 폴은 이자벨에게 랭보의 작품을 넘겨준다. 마지막 인사를 나눈 이자벨은 술집을 나가고 폴은 우두커니 그 자리에 앉아있다.


혼자 남은 폴은 압생트 2잔을 시킨다. 랭보와 함께 먹었던 푸른빛의 압생트 2잔. 폴의 앞에 나타난 젊은 랭보의 모습. 폴이 처음 랭보를 만났을 때의 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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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고 말해줘.


폴은 그리움에 깊이 잠긴 채, 스스로 만들어낸 랭보를 앞에 두고 다시 한번 사랑을 확인한다. 그리고 전과 같이 칼을 빼든 랭보는 폴의 손에 칼을 꽂는 대신 가볍지만 사랑이 담긴 입맞춤을 선물한다. 그리움과 슬픔, 아내와 랭보 둘 중 누구도 포기하지 못한 이기적이었던 과거의 자신에 대한 후회 등의 일그러진 감정이 순식간에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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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죽은 후 매일 밤 그를 보았다. 나의 가장 크고 찬란한 죄악.
우린 행복했다 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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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으로 사는 걸로는 만족할 수 없었어요.
전 모든 인간이 되기로 마음먹었죠.
미래의 근원이 되고 싶어요


랭보는 한 인간이 아닌 모든 사람으로서 인생을 살고 싶다고 얘기한다. 여름 전쟁이 한창이었을 때 숲속에서 발견한 병사의 시체를 만난 순간부터 말이다. 그의 바람대로 랭보는 문학계의 엄청난 지각변동을 불러온다. 여태껏 나왔던 시들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가졌던 그의 작품들은 현재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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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음과 파문이 끊이지 않는 삶을 살았던 두 천재 시인은 대략 5년의 시간차를 두고 사망했으며 서로 상당히 다른 문체를 구사했다. 작품 세계가 거의 정반대에 가까웠던 두 사람은 성격도 굉장히 달랐다. 영화 내에서 표현되는 둘의 성격도 거의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영화 밖에 있는 랭보와 폴 베를렌느라는 시인의 생애도 상당히 흥미로우니 영화를 본 후 함께 찾아보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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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찬란한 죄악에 얽매인 랭보와 폴의 사랑과 랭보의 생애에 대한 이야기. 레오의 끝이 짐작되지 않을 만큼 깊은 연기에 가슴이 저려온다. 이 영화에선 레오와 동시에 랭보가 존재하고 있는듯하다.


OST 또한 상당히 훌륭해 보는 내내 감성이 풀 충전되다 못해 철철 흘러넘치게 된다.

오랜만에 감상한 <토탈 이클립스>.. 또 한동안 이 영화가 생각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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