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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망원경으로 본 화성

집에서 화성을 관찰할 수 있다니

아이들은 종종 2층 데크에 누워 별보기를 즐겼다. 핸드폰에 별자리 앱을 깔고 찾아보기도 하고, 별자리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보기도 했다. 어느 날 집에 놀러 온 지인에게 별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이야기했더니 어여삐 보고 천체망원경을 대여해 보겠다고 했다. 과학관도 아니고 내 집 데크에서 별 관측을 할 수 있다니... 아이들은 놀란 나머지 들뜬 기분을 주체할 수 없었다.

2층 데크에서 별똥 별이 떨어지길 기다리며


먼저 날짜를 정해야 했다. 비 오면 안 되고, 구름이 끼어도 안된다. 우린 두 번의 관측 기회를 갖게 되었다. 한 번은 지인의 집에서, 또 한 번은 우리 집 데크에서다. 초등학교 교사인 지인은 아이들을 모아놓고 별에 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주었다. 올망졸방 모여 별 이야기를 듣고 아파트 밖으로 나가 별을 보았다. 코끝을 떨게 하는 1월의 차가운 바람에도 아이는 별 관측에 대한 마음을 스케치북에 꾹꾹 눌러 담았다. 

별자리 이야기 / 별 관찰후 그림그리기


천체망원경을 직접 본 큰아이는 신기한 나머지 요리조리 들여다보며 별을 어떻게 볼 수 있다는 건지 마냥 놀라워했다.

어떻게 별을 본다는 걸까?


또 한 번의 기회는 여름에 찾아왔다. 비교적 여유로운 여름방학에 날짜를 잡았다. 낮엔 마당에서 신나게 물놀이하고 바비큐로 허기진 배를 채웠다. 물놀이 후 먹는 고기는 게눈 감추듯 접시에서 사라졌다. 


신나게 놀면서도 낮은 왜 이리 긴지... 어서 밤이 오기를 기다렸는데, 밤이 되자 조금씩 구름이 몰려왔다. 아쉬웠지만 간간히 구름 사이로 뜬 달을 관찰했다. 놀라운 것은 구름이 조금씩 걷히면서 화성을 관찰할 수 있었는데 별이라 생각했던 화성이 달과 같이 둥글었고, 매우 붉은빛을 띠었다. 아이들은 달과 화성의 모습이 신기해서 퇴근한 아빠를 붙잡고 신나게 설명을 했다. 


밤이면 별을 보며 천체망원경으로 보았던 화성을 잊지 못해 수다가 이어진다. 별 관측은 과학관을 가야만 가능한 줄 알았다. 그것도 미리 예약을 해야만 볼 수 있고 이 또한 신청자가 많아 기회는 잡기 어렵다. 이런 기회를 내 집 마당에서, 데크에서 볼 수 있었다는 사실은 생각지도 못했던 놀라운 행운이다.

마당에서 물놀이 후 바비큐 / 2층 데크에서 달 관측


데크에서 달, 화성 관측 기념으로


그 이후에도 마당에서 바비큐를 즐길 때, 

하늘을 올려다볼 때, 

언제나 달과 별은 함께다.

마당에서 바라 본 달을 내 가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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