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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 in Seattle Jul 07. 2024

시애틀 하이킹 [번외 편] 13. 미국 덴버

난이도 하. 추워도 너무 추워ㅠ

Atlanta에 있는 친구와 어디서 만날까 하다가, 시애틀과 애틀랜타의 중간에 있는 덴버에서 만나기로 했다.


시애틀에서 애틀랜타는 같은 미국이지만 북서쪽 끝과 남동쪽 끝에 있는 도시들이다. 시애틀에서 애틀랜타에 갈 때는 비행기로 4시간 반이 걸리고, 애틀랜타에서 시애틀에 올 때는 비행기로 5시간 반이 넘게 걸린다. 두 도시 간 시차도 3시간이나 난다. 우리는 덴버가 무엇으로 유명한지 모른 채 일단 덴버에서 만나 로키 산맥에서 하이킹을 하기로 했다. 추워도 너무 추웠던 덴버에서 다녀온 두 개의 하이킹 트레일을 소개한다.


덴버는 지도의 정 가운데 즈음의 Colorado 주에 있다




1. Bear, Nymph, Dream, Emerald Lake via Bear Lake and Emerald Lake


우리가 대강 시애틀과 애틀랜타의 가운데로 추정되는 덴버에서 만나 주말여행을 한 때는 11월 중순으로 아직 완전한 겨울이라고 할 수는 없는 때였다. 하지만 덴버 도심이나, 우리가 주말 동안 묶었던 Estes Park, 로키산 국립공원 안 모두 매우 추웠다. 특히 하이킹을 하러 들어온 산속은 사방이 눈이고, 기온은 급속도로 낮아지고, 바람이 매섭게 불었다.


눈으로 덮여버린 호수


첫 번째 하이킹으로 Rocky Mountain National Park (로키 마운틴 국립공원)에 있는 Bear Lake로 가는 트레일을 걸었다. 하이킹 자체는 경사도가 거의 없어서 전혀 어렵지 않았지만, 곳곳이 눈이 쌓여있거나 얼어있어서 아이젠과 하이킹 스틱이 없이는 하이킹을 하기가 어려웠고 무엇보다 무엇보다 너무너무 추웠다! 하이킹 트레일에 있는 Emerald Lake, Dream Lake, Nymph Lake, Bear Lake 모두가 다 눈으로 덮여있어서 여기가 호수인지, 눈밭인지 알 수 없는 호수들을 계속 지났다.



하이킹 내내 어디를 둘러봐도 눈이다. 로키산은 지난번 캐나다 밴프 하이킹에서 본 겨울 왕국 같은 그런 따뜻하고 포근한 겨울산이 아니라, 좀 더 매섭고 차가운 겨울산의 모습이다. 나름 겨울 하이킹 준비를 한다고, 히트택에, 기모 후리스, 하이킹 재킷을 꽁꽁 껴입고, 그 뒤에 (야심작으로) 전기 열선이 들어있어서 버튼을 누르면 따뜻해지는 패딩 조끼까지 입었다. 게다가 두 겹의 장갑에 모자에 귀마개까지 야무지게 준비했지만 추위가 다 가시지가 않았다. 어느 순간에는 차가운 바람이 너무 매섭게 불어서 얼굴이 찢어지는 느낌마저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하이킹 백팩 속에 있는 물통 (water bladder)에 연결되어 있는 물 호스가 다 얼어서 물조차 마실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얼어있는 Water bladder의 빨대 부분


추위에 벌벌 떨면서도 Alberta Falls까지 보러 30분 정도 더 하이킹을 했으나, 역시 폭포마저 얼어서 여기가 폭포인지 그냥 산인지 모를만한 풍경이었다. 이곳이 폭포였다는 것은 그 자리에 있는 표지판만이 말해준다.


여기가 폭포인지 그냥 언덕인지


차에 돌아와 히터를 가장 뜨겁게 틀고 몸을 녹였는데도 한참 동안 몸이 덜덜 떨릴 정도로 추웠다. 전기장판을 입고 하이킹 가는 기분으로 야무지게 챙겨 입은 열선이 들어있는 패딩 조끼도 무색했고, 두 겹의 장갑이나 귀마개도 무색했던 겨울 하이킹을 접으며, 우리는 따뜻한 핫초코를 먹으러 얼른 산을 탈출했다.



2. Sprague Lake Loop


공항으로 가기 전 짧은 산책을 하기로 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짧게 Sprague Lake를 한 바퀴 돌면서 여행을 마무리해 본다. 호수라고 하기엔 사방이 눈으로 모두 덮여 있어서 큰 볼거리가 있다고 하기엔 힘들었지만, 그래도 슬슬 호수를 한 바퀴 걸으니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는 Rocky Mountain National Park 초입에 있는 Estes Park라는 마을에 머물며 로키 산 국립공원을 방문했는데, 이곳은 꽤 귀여운 관광지 마을이었다. 겨울 특유의 쓸쓸함이 있었지만 그래도 아기자기한 동네였다. 아마 날이 좋은 날 온다면 훨씬 활기가 넘치는 곳일 것이다. 하지만 다시 겨울에 덴버나 콜로라도주 어딘가에 오게 된다면 그냥 스키를 타러 가던지, 아니면 여름에 오자고 다짐해 본다.


그래도 짧은 주말여행을 위해서 랜덤 하게 고른 장소 치고는 좋은 시간을 보냈다. 추워도 너무너무 추운 하이킹을 했지만, 작은 겨울 마을을 오롯이 만나고 온 느낌이었다.


(덴버에서도) Let's hike!



3줄 평 (난이도: 중)

- 추워도 너무 춥다ㅠ

- 호수도 눈, 폭포도 눈, 사방이 눈

- 다음에 다시 겨울에 덴버를 온다면 스키를 타러 가던지, 아니면 그냥 여름에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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