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람 Aug 28. 2024

89. 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인문학(깨달음의 실천편)

-김승호   「다산초당」


주역 64괘의 뜻에 대해 설명한 부분은 주의 깊게 읽다가도 각 괘상들을 숫자, 계층, 구조와 비교 등으로 자세히 분석하는 곳은 건너뛰거나 건성으로 읽었다.  

복잡한 걸 이해하려 하기보다 그냥 튕겨내는 나의 뇌구조다.  


희한한 건 지금 내 선택에 맞는 글들이 나에게 힘을 주려고 하는 것 같았다는 것이다.  

자기 합리화나 그런 글에라도 의지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여러 가지로 맞지 않고 좋지도 않은데(하긴 산수 말대로 딱 맞는 상황에서는 또 다른 걸림이 있을지도 모른다) 기어이 휴직을 한 에 대해 혼자 죄책감이든 불안함이든 가지고 있는 나에게

‘괜찮다, 세상은 넓고 사람마다 다른 방식으로 자기만의 삶을 살아도 된다.  

그러면서 또 다른 삶의 진리도 깨달아 가는 거다.’라고 위로하며 격려해 주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나를 단단하게 해 주었다.


인생이 늘 순환한다는 말은 내 인생이 객관적으로 가을 겨울이어도 주관적으로는 다시 봄처럼 느끼게 하고 제대로 한 번쯤 꽃을 피워보고 싶게 했다.


작년에 처음 주역을 가볍게 소개한 책에서 읽은 글 중에서는 ‘누런 소의 가죽으로 싸서 꽉 잡아 붙들어 둬야 한다’는 내용이 계속 나를 누르고 있었는데(내가 그 글을 붙잡고 있었던 것 같다.) 올해는 이 주역인문학을 읽고 안정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다른 세상을 더 넓게 경험하는 것도 나를 키우는 멋진 일이라는 글만 마음에 남았다.     


하나의 괘상이 마음과 상황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도 있다는 건 세상 모든 일이 내가 어떻게 마음을 짓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불교의 일체유심조와도 일맥상통한다.  

앞부분의 천지부(天地否)는 끝을 이야기했는데 뒷부분의 천지부는 하늘과 땅 사이의 넓음을 말하며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새로운 미래와 넓은 세상을 뜻했다.


나의 가능성이 뭔지 아직 모르겠다.  

여러 종류의 생각이 뒤죽박죽이지만 뇌보다 심장이 원하는 대로 비자 잔고증명과 학비를 위한 대출을 받아버렸다.


선정릉의 고추나무 열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