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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Sep 10. 2024

98. 작별인사  

-김영하  「복복서가」


숲해설을 위한 자연공부를 하느라 소설을 오랫동안 굶었더니 영양실조에 걸린 것 같다.  

산수 낳고 취업 공부할 때 소설이 너무 기는데 공부할 건 많고 시간은 부족한 상태에서 수험서를 읽지 않는 나만의 자책을 덜으려고 육아책을 읽었었다.

그때처럼 지금 일단 지식이 필요한 공부를 해야 하는 중인데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이 나와서 참지 못하고 집어 들었다.




그동안 읽었던 그의 소설들은 삶 속에 있을법한 현실적인 내용들이라 감정이입 하기가 수월했는데 이번엔 SF류의 글이라 좀 이질적이었다.  

내 취향은 아니라고 해도 다른 사람들이 높이 평가하는 기사나 블로그 글들이 눈에 띈다.  

SF 소설의 새 장르를 열었다고 한다.

내가 이 소설의 본질과 행간을 읽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나는 나대로 이유가 있다.   

  

인공지능 AI가 탑재된, 그래서 감정도 고스란히 느끼는 나의 복제로봇이 진짜 내가 시키는 대로

안 하니까(자기가 진짜 자기 자신인 줄 알고)

며칠 동안 캄캄한 공간에 갇혀 있거나,

로봇개가 전투용으로 만들어져 인간들을 감지하며 죽이고 다녀 지구가 인간 멸종시대 같거나,

뇌만 살아있으면서 전 세계와 네트워크로 통신하거나,

기계가 아닌 진짜 생물로서의 나를 복제해서 장기이식 하는 내용 등을 이미 봤었다.  


약간 다르게 묘사하긴 했어도

영드 ‘블랙미러’에서 먼저 접한 나에겐 기시감이 들었다.  

물론 이런 내용을 ‘블랙미러’ 보다 훨씬 먼저 생각했을 수도 있고 예술장르별로 서로 모방하며 새롭게 창조하기도 할 것이다.


인간의 미래를 다루는 SF는 괜히 맘이 어두워져 상상하기도 싫지만 오랜만에 소설을 읽어 감성 고픔은 조금 사라졌다.  


동구릉의 산초나무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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