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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Sep 06. 2024

96.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류시화  「더숲」


‘나무에 앉은 새는 가지가 부러질까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무가 아니라 자신의 날개를 믿기 때문이다.’    

 



책의 뒷면에 쓰여 있는 이 글에 힘을 얻으면서도 동시에 불안감이 엄습한다.  


더 이상 재지 않고 내 마음 가는 대로 살겠다며 의기양양하게 안전한(?) 가지를 떠났지만 날기는커녕 땅으로 내려와 뒤뚱거리면서 걷고 있는 기분이다.  


조직에서 하루 종일 매여서 일하며 숨 막혀할 자신은 없고 프리랜서로 몇 시간씩 할 일을 찾다 보면 경력부족이라 그쪽에서 날 찾지 않는다.  

이래서 처음 발 들여놓는 직업이 중요한 것 같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했던 업무들을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곳은 지원하면 될 것 같지만

그럼 내 삶은 다시 도로아미타불이 되고 말 것이다.  

남이 시키는 일 말고 내가 나에게 시키는 일을 하고 싶어 일단 오디오북 녹음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책을 읽으며 가끔 필사나 녹음을 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이 책도 그랬다.  

제목처럼 뒤를 돌아보지 않고 날아가는 새의 자유로움을 느끼고 싶다.  

책 속에서 고백하는 작가의 고생과 아픔과 의심과 확신과 불안함과 기쁨과 미숙함과 해탈에 가까운 생각들이 여전히 방황 중인 나를 위로해 준다.  감사하다.

녹음에 대한 저작권 때문에 문의했는데 출판사가 일부는 가능하다고 해 준 것도.


자신의 경험으로만 끝내지 않고 이렇게 글로 엮어줘서 나처럼 연약하고 마음 기댈 곳 없는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평안과 힘을 주는 그가 계속해서 삶을 이야기해 주길 바란다.     


설악산의 금꿩의다리 꽃



https://youtu.be/h2bu-2S-KBc?si=iMvqhKL1RdoRcuG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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