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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2021. 6. 20.

by 바람 Mar 07. 2025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을 읽고 있다.  

Status Anxiety.

내가 느끼던 감정을 어쩜 이렇게 잘 설명해 주는지, 가려운 곳을 긁는 것처럼 시원하다.




지적인 염세주의.     


‘칭찬을 받으면 더 나아지는가?  

에메랄드가 칭찬을 받지 못한다고 더 나빠지는가?

금, 상아, 작은 꽃 한 송이는 어떤가?


로마 황제이자 철학자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칭찬을 받고 싶다는 유혹에 빠지지 말고, 모욕을 당했다고 괴로워 움츠러들지 말고,

자신이 스스로에 대해 알고 있는 것에서 출발하여 자신을 파악하라고 권한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경멸하는가?  

경멸하라고 해라.  

나는 경멸을 받을 만한 행동이나 말을 하지 않도록 조심할 뿐이다.’     


‘우리는 어떤 상태가 되거나 어떤 것을 소유하면 불행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그런 상태나 소유를 선망할 수 있다.  

또 우리의 진정한 요구와 관련이 없는 야망을 갖게 될 수도 있다.  


철학자들은 이성을 이용하여 감정을 적절한 목표로 이끌라고 충고해 왔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 진정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인지,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이 진정으로 무서워할만한 것인지 자문해 보라는 것이다.’     


‘다수의 의견에는 혼란과 오류가 가득하다.  

공중은 이성으로 자신의 생각을 엄격하게 검토하지 않고 직관, 감정, 관습에 의존해 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여론을 무시하면 지위로 인한 우리의 불안, 다른 사람들에게 훌륭하게 보이고 싶은 피곤한 욕망, 사랑의 표시를 보고 싶어 안달하는 갈망을 다독이는 데 도움이 된다.'

      

‘타인의 인정을 심리적인 면에서 철학적으로 접근하면 누가 우리에게 반대하거나 우리를 무시할 때마다 상처를 입는 대신 먼저 그 사람의 그런 행동이 정당한 지 검토해 볼 수 있다.  

비난 가운데도 오직 진실한 비난만이 우리의 자존심을 흔들어 놓을 수 있다.  

따라서 사람들의 인정을 바라며 자학하는 대신 그들의 의견이 과연 귀를 기울일 만한 것인지 자문해 보아야 한다.  

그러다 보면 우리가 사랑을 구하는 사람들의 정신에 존경할 만한 구석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때도 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피상적이고 하찮다는 것, 그들의 시야가 편협하다는 것, 그들의 감정이 지질하다는 것, 그들의 의견이 빙퉁그러졌다는 것, 그들의 잘못이 수도 없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면 점차 그들의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관심을 갖지 않게 된다.  

그러다 보면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많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그들을 필요 이상으로 존중하는 것임을 알게 된다.’     


정말 뼈 때리는 글들이 많아서 다 옮겨 적고 싶을 정도다.

염세적이고 냉소적이던 내가 대학시절 즐겨 읽던 쇼펜하우어의 글을 인용한 내용도 많다.   

    

‘이 세상에서는 외로움이냐 천박함이냐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모든 젊은이들이 외로움을 견디는 법을 배워야 한다.’  

    

‘모든 질책은 그것이 과녁에 적중하는 만큼만 피해를 줄 수 있다.  

자신이 어떤 질책을 받을 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자신만만하게 그런 질책을 경멸할 수 있으며 또 실제로 그렇게 한다.’  

   

마음에 새겨두고 그렇게 행동하고 싶어서 열심히 필사했다.     




어제는 St. Paul's Catacombs에 다녀왔다.

lock down 기간이라 제대로 구경을 못했던 IMDINA(임디나)에 다시 한번 가려고 길을 나선 건데 버스에서 내려서는 새로운 길을 한번 가볼까 하며 임디나와 반대방향으로 걸었다.

종점인 Rabat에서 골목을 조금 걸으니 큰 성당과 카페가 있고 예전에 블로그에서 봤던 catacomb 가는 길 화살표가 보이길래 무작정 가봤다.


표를 끊고 들어가 지하묘지를 둘러보는 데 혼자라 오싹하기도 하고 영혼들이 이곳에서 여전히 돌아다니는 것 같아 무섭기도 했지만 생각을 뒤집어서 이 먼 나라까지 혼자 와 있는 나를 잘 좀 돌봐주시라고 속삭였다.

고위직들의 무덤이라는데 작고 좁은 바위관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좀 의아했다.

한국에도 내가 모르는 이런 곳들이 있나?  천마총처럼 거대한 왕릉 내부만 본 나에게는 몰타의 옛 돌무덤들이 참 소박하게 여겨진다.


젊은 학생들이 즐기는 몰타의 클럽문화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이 나라의 문화유산들을 볼 수 있는 Multisite Ticket을 학생할인으로 19유로에 사서 다닐 생각 하니까 한결 들뜬 마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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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dqAd9F-9K54?si=excwjVDsm5wejlx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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