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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Aug 02. 2024

71.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류시화 「푸른숲」


대학 때 읽었었는지 졸업 후 방황하던 시절이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그때부터 지금까지 늘 머릿속을 맴도는 글이 있었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종속되거나 매여 있는 삶을 버거워하고 

어떤 직업을 가져도, 그것이 내가 원했던 일이라도 당장 그만두고 어디론가 떠나버리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살아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내면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물론 나보다 훨씬 더 영적이고 수많은 경험들을 하면서 많이 깨달은 사람이지만 가슴 깊이 간직한 내밀한 본성을 나타내는 글들을 보면 나도 그렇다고 끄덕여진다.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어 하고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고

그래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스스로 되묻고.  

나는 늘 나만을 위해서 이런 생각들을 한다.

하지만 이제 조금씩 나와 내 가족만이 아닌 타인에게도 도움이 되는 길을 가고 싶다.   


내가 되뇌었던 글귀의 제목이

「길 위에서의 생각」이다.  

자기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고 싶어 인도로 떠난 작가가 그 당시에 쓴 것 같다.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 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길 위에서의 생각                         


길가의 화살나무 꽃(4월)과 열매(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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