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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Aug 06. 2024

73.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이병률 「달」


시절인연처럼 한 작가의 책들을 연달아 읽다 보면 그 시절의 소울메이트라고 여겨진다.  

나처럼 계절이 바뀌는 바람냄새를 맡는 사람.  

마음 깊이 결핍이 있는 사람.  

아무것도 아닌 것에 감정이 쏠리며 눈물을 흘리는 사람.  

사람을 그리워하고 좋아하지만 항상 멀리 거리를 두려는 사람.

그런 자기감정에 솔직한 사람.

물론 지금 내 심장이 말랑해져서 이 작가의 젖은 듯한 글들이 많이 스며드는지도 모르겠다.  

150여 개 이상의 나라들을 여행하며 겪고 느끼고 알고 버리고 글 쓰는 자유로운 삶.

읽으면서 어떤 한 줄 때문에 오랜 시간을 멍하니 있기도 하고 밋밋하게 읽다가 마지막 한 문장 때문에 갑자기 눈물이 차오르기도 한다.  

이렇게 심장을 관통하는 듯한 글을 보면 역시 답은 여행인가?라는 억지스러운 생각도 하게 된다.

 

채근담의 ‘덕을 높이려면 도량이 커져야 되고 도량을 크게 하려면 식견을 넓혀야 한다.’는 글귀가 생각난다.

사람들이 사는 기본적인 모습은 다 비슷한 거 같고 시작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조금씩의 차이는 있겠지만 성인 이후 삶의 반 이상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과 방식으로 기를 쓰며 살아온 사람들은 확실히 뭔가 다른 것 같다.

지금 그런 삶의 자세를 동경하는 나에게 조언을 해준다.     



‘좋은 것을 바라지 말고 원하는 것을 바라라.’     


하남 나무고아원의 모감주나무(염주나무)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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