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에 재미를 붙여서 하고 있다. 내가 두 달을 꾸준히 하다 보니 아내도 자극을 받아(?) 운동을 시작했다. 보통은 아이들을 재우러 아내가 들어가면 나는 거실 청소와 설거지를 마무리하고 헬스장에 간다. 평일은 하루도 빠짐없이 가는 편이고, 주말도 육퇴가 빠른 경우에는 아파트 헬스장에서 간단하게 운동을 한다.
갑자기 아내도 운동을 하겠단다. 나는 교대로 헬스장을 가자고 권유했지만, 본인은 홈트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하고 나서 며칠 뒤에 커다란 택배가 왔다. 콰트라는 어플에서 매달 결제해서 1년 이상 구독 하면 필라테스와 홈트를 위한 기구를 배송해 준다는 것이었다. 아내가 홈트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영상을 따라서 쉬지 않고 속도에 맞춰서 운동을 하고 있었다. 아내는 두 아이를 출산하고도 결혼 전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 예전에는 헬스장을 같이 갔었지만 지금은 육아를 하고 있기에 운동 대신 식이로 몸매를 관리를 하고 있었다. 지금은 운동을 해서 십일 자 복근을 만드는 게 목표란다. 더 살이 빠지면 아내가 사라질 거 같다며 우스갯소리를 해도 아내는 진지하게 운동을 한다.
나는 헬스장의 머신으로 운동을 하지만, 늦은 육퇴를 하는 경우엔 운동을 포기하고 쉰다. 아내는 늦은 시간에도 본인의 기구를 가지고 운동을 하겠단다. 나는 그 말에 자극을 받아서 팬트리 구석에서 버림받았던 덤벨들을 챙겼다. 헬스장만큼은 아니더라도 간단하게 운동하기로 결심했다. 아내와 함께 같은 공간에서 운동을 한 것이다. 거실에서 운동하기엔, 아이들이 깰까 봐 무서워서, 안방에서 서로의 공간을 허락하고 서로의 운동을 시작했다. 아내는 영상을 보고, 나는 덤벨로 간단한 팔 운동을 한다. 나는 운동을 할 때엔 쉬지 않고 한다.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이어폰의 록음악에 맞춰서 쇠뭉치를 들어 올린다. 아내가 운동이 먼저 끝났을 때에도 내가 땀을 흘리면서 운동하는 게 신기했나 보다. 운동 중간에 안방 창문을 열어서, 아내는 운동할 때 서늘했단다. 그런데 옆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끙끙거리며 땀을 흘리고 있는 나를 본 것이다.
헬스장에서 매번 빨리 운동을 마치고 올 때마다, 정말 운동을 하는지 의문이 들었단다. 그런데 내가 옆에서 하는 운동을 보니 조금은(?) 믿을 수 있었다나?
[갱, 헬스장 가면, 이거보다 딱 1.5배 열심히 해. 쉬지 않고 하니까 한 시간 안에 끝나는 거야.]
p.s - 운동 뒤에 단백질 셰이크도 먹었건만 배민을 왜 켰을까? 제로콜라로 양심의 가책을 덜고 맛있게 먹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