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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의 아이 - 마크툽

박다혜가 부른 시작의 아이

by 돌돌이


마크툽의 시작의 아이는 나왔을 때부터 좋아했다. 시원시원한 고음도 좋았고 가사도 마음에 들었다. 생각만큼 사랑을 받지 못하다가 가수 지망생이던 박다혜 님의 커버에 생명을 되찾았다. 노래는 최근에 다시 리메이크되어 사랑받고 있다. 발매한 지 1년도 되지 않았지만 리메이크 노래가 나오는 것은 요즘 플랫폼의 특성을 반영한다. 팬덤과 알고리즘은 몇 년이 지난 노래를 다시 꺼내 듣게 만들었다. 브레이브 걸스나 QWER 등 당시엔 화제가 되지 않았던 가수와 노래들이 뒤늦게 사랑을 받는 것처럼.


박다혜 님이 원곡자의 감성을 뛰어넘었다거나 더 마음에 든다는 뜻이 아니라, 이 노래는 그녀에게 딱 맞는 노래였다. 정확한 발음, 맑은 목소리, 저음과 고음에서 모든 것이 완벽했다. 리메이크로 정식 발매된 음원 보단, 라이브로 보여준 모습이 더 좋았다. 정식 리메이크를 하면서 원곡자의 메시지도 들어갔을 테고 가수 본인도 욕심을 냈을 것이다. 개인적으론 그녀가 유튜브 촬영장에서 부른 시작의 아이가 가장 좋았다. 그 라이브 현장에서 놀란 사람도, 노래를 함께 즐기는 사람도 있었다. 모두가 그녀의 노래를 멍하니 볼뿐. 매일 이 영상을 보러 오는 사람도 있고 몇 번을 들었다며 이야기를 하는 댓글도 있었다. 나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구나.


시작의 아이

마크툽

존재하는 이유

그런 건 아무래도 좋으니

그리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바람아 불어라


달을 찾는 이유

예쁜 건 언제 봐도 좋으니

나는 세계의 시계를 부수고

너에게 닿는다


너와 함께 바라본

붕괴하는 세상의 반짝임을

그 찰나를 별의 시작이라고 부를 거야


시간의 중력으로는 우리의 모든 이야기를

따라잡을 수 없을 테니까


시작의 푸름에

모든 이름에

네가 새겨져 있을 뿐

낮과 밤을 지나 새벽 속에도

잠들지 않는 아이 아이야


열 번의 기적처럼

널 가득 안은 채

그대로 멈춰라

내 하루에 번져가는 시작의 너


달이 예쁘다고

네게 말해줬던 그 밤은

너무 뜨겁지도 아쉽지도 않은

고요함이었지


너를 찾은 이유

어쩌면 찾지 않았을지도

사실 언제 만났어도 지금처럼 너를 좋아했을 거야


너와 함께 바라본

마주하는 눈빛의 반짝임을

그 찰나를 시작의 별이라고 부를 거야


처음 느낌 그대로

우리의 모든 이야기를

완성해 낼 수 있을 테니까


시작의 푸름에

모든 이름에

네가 새겨져 있을 뿐

낮과 밤을 지나 새벽 속에도

잠들지 않는 아이 아이야

백야의 하늘 아래

널 가득 안은 채

그대로 멈춰라 내 하루에 번져가는 시작의 너


숨 쉴 수 있는 순간에 한 번 더 너를 안고

그 품이 그리워 미래에 더 아파할 거야

언젠가 시간보다 늦었던 마음이 밉지 않도록

천 개의 바람으로 날아가 흩어지기 전에


내 모든 이름에

꿈의 흐름에

네가 새겨져 있는 걸

숨과 바람 사이 영원 속에도

잠들지 않는 아이 아이야

만개의 계절 속에

태어나는 시작의 푸름으로 부르는 노래

널 사랑하는 나의 마음이야


숨 쉴 수 있는 순간에 한 번 더 너를 안고

그 품이 그리워 더 아파할 거야


-> 가사에 낭만이 가득하다. 그래. 오글 거리지만 내 마음 그대로 전달하는 게 최고 아닐까? 사랑은 유치한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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