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어디까지 가봤니?
시드니는 살기도 좋고 여행으로도 참 좋은 곳이다. 내가 시드니에서 잠깐 살았던 적이 있어서가 아니라 호주 이곳저곳을 많이 다녀봤지만 정말 시드니만큼 할거 많고 볼 거 많은 곳이 있을까 싶다. 지금도 조금 멀리 여행하고 싶은 친구들이 있다고 하면 나는 늘 호주를 추천한다. 그리고 다른 도시보다는 역시 시드니. 사실 나는 도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 큰 도시보다는 소도시 그리고 자연을 더 좋아하는 편인데 시드니 너는 예외. 어느 나라의 큰 도시에 비교해도 밀리지 않은 대형 도시이지만 나에게 가장 사랑받는 도시 중 한 곳이다. 시골 러버인 나에게 전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사랑하는 도시 중 한 곳이라고나 할까? 그만큼 매력적인 곳이다 여기 시드니는! 그래서 시드니 에세이를 쓰면서 내가 소록소록 떠오르는 추억이 깃든 곳들, 시드니에서 꼭 들려야 하는 명소들 몇 곳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시드니의 시그니처, 오페라 하우스 (Opera House)
시드니에 왔으면 안 갔다 오면 서운할 이곳이다. 바로 시드니의 시그니처라고도 할 수 있는 바로 오페라 하우스! 오페라 하우스는 사진으로 보는 게 가장 이쁘다고 실제로 보면 그냥 그렇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는 실제로 봤을 때도 참 좋았다. 물론 가까이서 보면 저런 새하얀 느낌의 오페라 하우스는 아니다. 조금 거뭇거뭇 때가 탔다고나 할까? 뭐 어쨌든- 나는 시티에 살던 시절부터 오페라하우스에 자주 가곤 했다. 운동 겸 산책 겸 그냥 오페라 하우스를 한 바퀴 돌다 오기도 했고 그냥 멍하니 오페라하우스 근처 벤치에 앉아서 멍 때리다 오는 날도 많았다. 물론 관광객들이 많아서 사람 구경에 더 지칠 때도 많긴 했지만.. 오페라 하우스 근처의 써큘러키(Circular Quay)에는 레스토랑이며 펍이며 참 많은데 관광객들을 위한 곳으로 비싸고 맛없는 음식을 파는 곳으로 현지인들은 자주 가지 않는다고 한다. 뭐 그래도 분위기에 투자하고 싶다면 오페라하우스 근처에서 맥주 한잔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오페라 하우스의 짝궁, 하버브릿지(Harbour Bridge)
오페라하우스에 왔다면 하버브릿지도 가야 한다. 뭐 갈 필요는 없다 오페라하우스 너머로 보이는 게 하버브릿지니까- 하버브리지를 오르는 투어프로그램도 있는데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는 그 투어는 포기하고 하버브리지를 자주 걸었다. 걷다 보면 그 위로 하버브릿지를 오르는 사람들이 보이는데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찔했다. 하버브릿지를 걸어 다녔던 건 순전히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서 시작되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하버브릿지를 걷는 시간들이 좋았다. 바다 냄새도 멀리 보이는 오페라 하우스도 다리 위로 흐르는 그 바이브가 마냥 좋았다. 그래서 하버브릿지를 한번 걸어보는 것도 나는 정말 추천! 물론 고소공포증이 없다면 하버브리지 등반 체험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아 그리고 위의 사진처럼 하버브릿지와 시드니 시티를 배경으로 한 사진을 건지고 싶다면 오페라 하우스 쪽이 아닌 노스 시드니(North Sydney)로 넘어가서 찍어야 한다. 그래야 바다, 시드니 시티, 하버브릿지 그리고 나까지 멋진 인생 샷을 건질 수 있을 테니!
시드니 시내의 작은 항구, 달링 하버(Darling Harbour)
달링하버 역시 오페라 하우스만큼이나 시드니의 유명한 명소로 꼽힌다. 나는 집이랑 가까워서 가끔 마음을 달래는 곳으로 자주 찾았던 곳인데 이상하게 달링 하버만 오면 기분이 착 가라앉았다. 워낙 바다를 좋아했던 애였던지라 그냥 바다 냄새만 맡아도 기분이 좋아졌던 나는 멀리 해변까지 찾지 않아도 되는 달링하버를 자주 찾았다. 여기는 관광객들도 많지만 산책하러 오는 현지인들도 참 많았다. 그래서 나도 현지인반 관광객반이었으니 달링하버는 정말 내 집처럼 드나들었다. 영어공부가 안돼서 기분이 울적할 때도 친구들과 놀러 갈 때도 자주 찾았던 이곳! 갈매기들이 많아서 스트릿 푸드 같은 걸 먹다 보면 잽싼 갈매기들에게 스틸을 당할 수도 있으니 주의하시길! 치킨 너겟 하나 남은 거 갈매기가 훔쳐먹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근데 치킨이 치킨 먹어도 되는 거야..?
시드니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천문대 공원(Observatory Park)
시드니에는 공원이 참 많은데 그중에 가장 좋아하는 공원이 두 군데 있었다. 그중 한 곳이 여기 시드니 천문대 공원! 시드니의 가장 큰 센트럴 파크에 비교하자면 정말 작은 동산 같은 크기의 공원이지만 이 공원을 좋아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으니 바로 시드니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날씨 좋은 날에 오면 풀밭에 앉아서 친구와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면서 시드니를 내려다보는 시간도 좋고 파아란 하늘을 바라보는 시간도 전부 다 좋았으니 하버브릿지가 보이는 멋진 뷰를 구경하고 싶다면 여기로 오도록 하자! (단 오페라하우스는 보이지 않음)
시드니의 3대 플리마켓! 록스(Rocks), 패딩턴(Paddington), 글레베(Glebe) 마켓
시드니에 왔으면 시드니를 대표하는 플리마켓도 꼭 들러볼 것! 정말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먼저 가장 큰 마켓으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가는 록스(Rocks) 마켓!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그런지 기념품 위주의 것들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구경거리와 먹을거리들로 가득하고 사람들도 다른 곳에 비해 많은 편이다. 가격은 조금 비싼 편이지만 그래도 예쁜 기념품들이 많아서 한국에 돌아가기 전의 나도 들려서 기념품을 많이 삼갔던 기억이 있으니 기념품을 구입하기에도 좋을 것! (싸고 값싼 기념품을 원한다면 차이나타운을 추천한다) 그리고 패딩턴(Paddington)과 글레베(Glebe) 마켓은 토요일만 오픈을 하는데 록스 마켓과는 다르게 현지 친구들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빈티지한 새컨핸드 제품들 그리고 핸드메이드 제품들이 많은 편! 현지인들의 플리마켓을 느껴보고 싶다면 패딩턴과 글리브 마켓을 추천한다.
시드니의 3대비치! 본다이(Bondi), 쿠지(Coogee), 맨리(Manly)비치
시드니 3대 마켓에 이어 3대 비치도 소개해 봐야지! 시드니에 왔으면 해변에는 꼭 가야 한다 무조건! 시드니의 해변만큼 아름다운 곳이 없을 터이니! 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그리고 가장 큰 해변가로는 본다이(Bondi)비치가 가장 유명하다. 맛집도 많고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어서 조금 번화가 느낌도 있는데 그런 분위기가 싫다면 쿠지(Coogee)비치나 맨리(Manly)비치로 가보도록! 쿠지비치는 바베큐파티를 할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가족이나 친구들끼리 놀러오는 스팟으로 유명하다. 본당이 보다 물이 훨씬 깨끗하고 사람도 적다. 맨리 비치는 페리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자주 찾지는 않았지만 가끔 소풍가는 느낌으로 맨리비치를 가곤 했다. 한적함으로는 맨리비치가 가장 좋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은 브론테(Bronte)비치라는 곳이 있는데 정말 제대로 된 한적함 그리고 산책 힐링 코스를 원한다면 꼭 여기를 가볼 것을 추천한다. 시내에서 조금 멀다는 점이 단점일 수는 있지만 한번 다녀오면 절대 후회는 없을 것이니!
시드니의 파아란 문화유산, 블루마운틴(Blue Mountain)
시드니에서는 파란 산이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바로 블루마운틴! 코알라 나라에 걸맞게 시드니에는 유칼리나무가 참 많은데 여기 블루마운틴에도 유칼리나무가 많아서 멀리서 보았을 때 진한 청색을 띤다 하여 블루마운틴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코알라가 유칼립투스 나뭇잎을 먹고 사는 건 아시죠 다들?) 사실 실제로 보면 그냥 진한 초록색인데 왜 블루마운틴인지는 모르겠지만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인 만큼 정말 경관이 엄청나다. 정말 호주의 대자연을 처음 느낀 곳이 있다면 바로 여기가 아닐까- 너무나 거대해서 블루마운틴에는 보통 투어로 오곤 하는데 개인으로 와도 사람들이 많이 들리는 곳들로만 골라 간다면 충분히 개인으로도 갈 수 있는 곳이다. 블루마운틴에서 꼭 가야 할 에코포인트 그리고 세자매봉을 보고 경사가 엄청 깊은 산길을 달리는 궤도열차와 케이블카까지 타주면 블루마운틴 투어프로그램이 따로 필요 없지!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서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이동이 조금 불편하지만 투어 프로그램이 싫은 당신이라면 개인으로도 충분히 갈 수 있다는 것 즈음 알아두자!
캥거루, 코알라와 셀카 찍고 싶다면? 페더데일 와일드 파크(Featherdale Wildlife Park)
호주에 왔으면 일단 캥거루 코알라는 한번 만나보고 가야 하지 않겠나! 호주에 오면 동물원에 꼭 가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래서 시드니의 타롱가 동물원을 많이 찾는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조금 멀지만 꼭 여기를 추천해야겠으니! 바로 페더데일 와일드라이프 파크를 추천하고 싶다. 단점이라면 시드니 시내에서 조금 멀어서 기차 타고 꽤나 멀리 이동해야 하지만 그래도 그만한 가치가 있다! 바로 캥거루 코알라를 코앞에서 만나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 하루 22시간을 수면하는 코알라가 눈 떠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기는 조금 힘들지만 그래도 쿨쿨 잘 자고 있는 코알라를 쓰담쓰담 정도는 해줄 수 있다. 사진 속 보이는 아기 캥거루는 캥거루가 아니라 왈라비(Wallaby)인데 캥거루과의 작은 캥거루같은 동물 정도로 보면 되겠다. 깡총깡총 잘도 뛰어다니는 왈라비에게 먹이도 줄 수 있고 마치 잠자고 누워있는 캥거루 옆에서 같이 셀피 찍기도 가능! 호주에서만 남길 수 있는 기념 셀카도 한번 꼭 남겨볼 수 있도록!
어찌어찌 소개하다 보니 여덟 군데나 소개하게 되었네!
사실 이거보다 소개하고 싶은 곳들 참 많았지만 내가 시드니 살면서 가장 좋아했던 장소들로만 꼽아서 소개해 봤다. 시드니에 살던 그 시절의 나는 돈도 없고 영어도 못하는 힘겨운 외국인 노동자로써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냈지만 지금 돌아보니 이런 멋진 곳에서 나는 참 행복했구나 싶다.
아 언제쯤 다시 가볼 수 있을까 싶지만 나중에 올 날을 기다리며 그리고 기대하며 방구석에서의 랜선 여행도 제법 나쁘지 않구나 싶은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