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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토토 같은 탄핵 판결 스코어 예측

예측과 반전: 정치 스코어의 미래

by 정대영 Apr 01. 2025

2025년 4월 4일, 헌재에서 대통령 탄핵 선고를 한다고 발표를 했다. 결과에 대해서 "몇 대 몇"을 예상하는 기사가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면 스포츠 토토를 보는 것 같다. 선고 결과가 어떤 방향으로 나왔으면 하는 개인적인 기대가 있기는 하지만, 나는 선고 결과보다 그 이후가 궁금하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https://v.daum.net/v/20250331083503007

3월 초, 윤대통령이 구속에서 풀려났을 때, 나는 여당의 지지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응보적 정의를 바르는 이들을 많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범죄나 도덕적 위반에 대하여 상응하는 벌을 내림으로써 정의가 실현되는 것으로 보는 응보적 정의가 한국 사회에서는 "구속"이라는 상황과 많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과거의 경험을 통해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특히나 정치/유명인들의 어떤 상황에서 구속이 되느냐 아니냐는 대중에게 이제는 만족하느냐 여전히 분노하느냐의 갈림길에서 이정표로 역할을 하는 듯했다. 이번의 대통령 구속과 구속 취소가 여당의 지지율 상승과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것도 하나의 방증인 듯하다.


이제 그 흔한 정치인 구속이라는 이정표와는 격이 다른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다. 평생에 한 번 보기도 힘든데, 세 번이나 보게 되는 대통령 탄핵 선고. 현재까지 스코어로 보면 1:1인데, 이번에는 2:1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갑자기 3:1이 될 수는 없는 일이니까.....) 뭐, 누가 이긴다고는 말 안 했으니, 내가 틀릴 일은 없을 것 같다. 


한 가지 예언을 해보자면, 윤대통령 탄핵이 인용되지 않는다면, 여당의 지지율을 떨어질 것이다. 국민의 60% 정도가 탄핵이 정당하다고 믿고 있는 상황에서, 탄핵이 인용되지 않는다면, 윤대통령과 한 무리로 엮일 국민의힘은 오히려 역효과를 맛보게 될 것이다. 탄핵이 응보적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믿는 이들이 그만큼 많을 것이고, 그것이 되지 않는다면 분노와 자책으로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거나 감추는 이들이 많아질 것이다. 보수 정당에 대한, 보수의 가치에 대한 지지를 당당하게 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여당이 대통령과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면, "결국 계엄에 찬성하고 동조하는 것인가", "불법 선거가 있었다고 믿는 것인가"라는 질문이 계속해서 그들을 따라다닐 것이고, 그에 대한 명확한 답을 하기 곤란한 상황을 겪으면서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조직으로의 정체성을 이어나가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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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v.kakao.com/v/454086546

여당의 그 많은 정치인들과 전략가들이 이것을 모를 리가 없다. 때문에 여당 지도부의 "헌재 판결에 승복할 것"이라는 발언에는 진정성이 있다고 느껴졌다. 동시에 은근히 탄핵이 인용되기를 바라는 이들이 많은 것이라 예상한다. 적지 않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이 상황에서, 과거를 끊어내고 새로운 한 발을 내디딜 수 있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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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v.daum.net/v/20250401101048926

반면, 야당의 구성원들 중에는 이후의 상황을 고민하고 걱정하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생각된다. 탄핵 정국에서도 지지율이 50%를 넘지 못하고, 국회의원 비율에 비해 압도적으로 정국을 이끌어가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탄핵 인용이 그들에게 그다지 더 좋은 상황을 가져다주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유력한 대통령 후보를 보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탄핵 인용으로 여당의 지지율이 떨어지더라도 민주당의 지지율이 크게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고, 이는 차후 총선 등에서도 큰 힘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이어질 것이다. 게다가 탄핵 기각의 상황이 온다면, 그 이후의 혼돈을 어떻게 이겨 나갈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밑그림은 잘 보이지 않는다. 끊임없이 "탄핵" 카드만 만지작 거리는 이들에게 대중이 느끼는 피곤함 이미 극에 달하고 있는데, 모든 탄핵이 기각으로 이어지면 그들의 정당성은 둘째치고 능력도 의심을 받을 것임이 자명하다.


불법과 무능은 모두 나쁜 것임에 분명하다. 처벌이 필요하고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대중이 응보적 정의에만 목을 매게 되면, 불법과 무능의 피해는 복구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인용 이후 여당 지지를 철회하든, 기각 이후 야당 지지를 철회하든, 그 어떤 방향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든, 그 자체로 비판받아야 할 대중은 없다고 본다. 다만, 꼬리(또는 머리)를 자르고 결백한 척하며 또 비슷한 방식으로 해나갈 이들이 보수의 가치를 훼손할 수도, 헌법 가치가 무너졌다며 울부짖으면서도 탄핵 일변도만 고집하는 무능을 보이는 이들이 진보의 가치를 훼손할 수도, 모든 이들이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할 수도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응보적 정의보다 회복적 정의가 중요하다는 당연하면서도 딱딱한 말에 방점을 찍으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사회가 조금 더 민주적이고, 조금 더 발전적이고, 조금 더 미래지향적인 곳이 되기를 바란다면, 정치인들을 보는 대중의 눈이, 지지의 발언을 하는 대중의 입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대중의 손이 그곳을 향해야 한다. 그래야만 혼란과 반목 속에서 실책을 했음에도 궁극적으로 지지율이 오르고, 상대 진영이 처벌을 받았음에도 결국 지지율이 떨어지는 기이하지만 그럴듯한 현상을 다시 겪지 않는 사회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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