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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남매맘 딤섬 Jun 22. 2024

우리에게 호이안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사남매랑 여행하기


사남매랑 놀멍 쉬멍 여행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호이안을 갈지 말지 고민을 많이 했었다. 다낭에서 거리도 제법 있었고 다낭보다 더 덥고 땡볕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갈까? 말까? 마음이 들쑥날쑥 했었다. 사남매 맘의 마음은 갈대~

내가 처음에 베트남 다낭으로 여행을 왜 가려고 마음먹었나? 그건 호이안이었다. 호이안의 풍경과 베트남 스러움이 나를 사로잡았었다. 그런 곳을 고민하고 있다니 .. 지금 머하는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가보는 거야"

당일 치기로 다녀오는 건 우리 가족에겐 무리였다. 생각보다 나는 호이안에서 하고 싶은 게 많았다. 다시 여행을 간다면 나는 호이안에서만 쭉 머물다 오고 싶다. 그만큼 나에겐 매력적인 도시였다.


첫 호이안 목적지는 안방비치였다

다낭에 도착했을 때는 간판을 보지 않으면 여느 도시 같은 느낌이었는데 호이안은 내리자마자 ..'여기가 베트남이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높은 건물이 없었고 아기자기한 느낌이 들었다. 도로에는 오토바이와 자전거들이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엄청난 땡볕과 더위도 함께 있었다

여기 왜 이리 더운 거지?? 그늘이 없어서 그런가?? 나무도 제법 있었는데 그늘이 별로 없었다. 그늘에 있어도 부채질을 해도 덥고 또 더웠다. 

안방비치 잠깐 보고 점심 먹고 숙소로 가야지 했는데 안방 비치 이 거리가 이 바다가 좋았다. 잠시 머물고 가는게 아쉬웠다. 식당도 한 번 더 오고 싶었다. 

숙소를 잡을 때 안방 비치로 할지 올드타운으로 할지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 이때는 안방비치로 할걸 순간 후회했었다. (안방 비치로 했으면 올드타운 숙소할껄...후회할께 뻔한 1인) 맛있는 식당도 근처에 있었고 모래가 곱고 조용한 안방비치도 마음에 들었다. 시간이 있었다면 해안가에서 모래놀이도 실컷 하고 바다에 발도 담가보고 했을 텐데 아쉬웠다. 

엄청나게 예쁘다 아름답다 외칠 정도의 바다는 아니었다. 섬 하나 없이 탁 트인 바다였다. 파도는 거세지 않았지만 밀려오는 파도가 예쁜 그런 곳이었다. 모래놀이 하기 좋은 부드러운 모래가 있었다. 아이들은 도착하자마자 모래놀이를 했다. 이제 가야 한다고 하니깐 어찌나 아쉬워하던지.. 다음에 모래놀이 잘 챙겨서 또 오자고 했는데 갈 수 있을까? 

해안가 쪽으로 식당들도 쭉 있었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본 유명 식당도 보였다.

작은 골목에 아기자기한 식당과 카페들도 보였다. 

다낭의 바다와 도시느낌보다는 나는 호이안이 마음에 들었다. 에헤//ㅁ//

하루 더 머물걸..나는 왜 이리 일정을 짧게 잡았을까? 하루정도는 안방비치에 있는 숙소로 할껄..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 올드타운도 좋았고 안방비치도 좋았다. 논뷰 카페도 가보고 싶었다. 가보고 싶은 곳이 두어군데 있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못간게 살짝 후회가 된다. 


모래놀이 도구도 없고 바다에도 못 들어가게 하니 아이들은 금방 흥미를 잃었다. 자리 잡고 음료 한잔마실까? 했는데 바로 밥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호이안 바닷가에 쭉 늘어선 한국인에게 인기가 많은 식당이 아니라 나는 현지 식당으로 왔다. 오히려 우리 입에 딱 맞아서 신기했다. 아이들은 쌀국수를 먹었고 나는 카사바 국수를 먹었다. 호이안 현지식을 파는 곳인데 익히 들어본 메뉴들도 판매하고 있었다 한 번 더 오고 싶었는데 거리가 있어서 2번 못 온게 아쉬웠다.

우리 가족한테 많이 주문했다고 괜찮겠냐고 몇 번이나 물어보셨다. 음식이 나오자 꼬맹이들도 한 그릇씩 뚝딱 하시는 걸 보시더니 망고도 서비스로 주시고 바나나도 주셨다. 

밥 먹는 내내 한국인은 우리뿐이었고 외국인과 베트남 분들이 오셔서 식사를 하고 가셨다.

다른 음식은 어떤 맛일까?? 내 배는 이게 한계인가...

서비스로 주신 망고를 2팩이나 먹고도 우리는 아쉬워서 망고를 추가로 주문했다.

신기했던 카사바 국수.. 면이 그물처럼 특이했다. 아이들도 이게 쌀국수냐며 신기하게 관찰(?)을 했다. 엄마는 사전에 미리 다 알아보고 왔단다. 아이들이 코코넛 음료를 안 마셔서 안 좋아하나? 했는데 여기 코코넛 주스는 잘 마셔서 한잔씩 사주었다. 호이안에 와서야 아.. 나... 베트남 왔구나 여기가 동남아구나 생각이 들었다.

밥을 먹고 나왔는데 다시 낯선 거리가 눈에 들어왔다.  한번 걸어온 길이라 그런지 아이들은 익숙한 듯 걸어갔다. 엄마는 체력이 이미.. 끝...났.. 어...라는 말을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

그때였다 아이들이 나에게 물었다 "엄마 베트남에는 버스가 없어? 대중교통이 없어?"

어? 그러게 대중교통이 없네 ...

조금 일찍 호이안 숙소에 도착했다. 우리 가족이 한방에 묵었으면 해서 잡은 호이안 리버타운 리조트~ 우리가 족이 같이 있을 수 있는 숙소 중 위치랑 가격을 보고 선택했다. 오자마자 마음에 쏙 들었던 베트남스러운 숙소였다. 푸릇푸릇한 이미지가 가득했다. 수영장이 조금 아쉽긴 했지만 우리 아이들이 놀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피곤하다고 숙소에 가자고 하더니 숙소 도착하기 무섭게 수영장으로 뛰어갔다. "너희들 피곤하다며!!" 수영할 체력은 따로 있다나 머라나?? 머라는 거야!! ㅋㅋ 

아이들이 있어서 힘들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있어서 재미있는 여행인 것 같다

피곤했지만 아이들과 같이 수영을 하고 저녁을 배달시켜 먹었다. 다낭은 복잡한 도시 느낌이었는데 호이안은 조용한 시골 동네 같은 느낌이었다. 


호이안은 너무 더워서 낮에는 돌아다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벽 시장은 괜찮겠지? 하고 가다가 통구이가 될 뻔했다. 이 온도는 경험해 본 적이 있는데 이 더위와 습함 쨍함은 처음이었다. 중간중간 카페들이 너무 소중했다. 더위 덕분에 호이안에 있는 많은 카페를 가본 것 같다. 저녁의 올드타운은 관광지 느낌이었는데 낮의 올드타운은 그냥 예쁜 시골 도시의 느낌이었다. 단지 그 시골이 ... 아무 생각이 안 날 정도로 더웠다는 것!!


호이안에 2박 3일 머물기로 했는데 난 왜 3박 4일 하지 않았지? 다낭 있을 때는 다낭이 좋았는데 내 취향? 스타일?은 호이안이었다. 2박 3일간 겉핥기만 겨우 하고 가는 것 같았다. 안방비치도 보기만 한 것 같고 호이안 올드타운도 허겁지겁 한번 둘러본 것 같은 기분이다. 야식장도 구경한다고 했는데 네일 잠깐하고 밥만 포장해 왔었다. 2박 3일간 다 봐야해 하는 압박에 여유롭게 호이안을 즐기지 못했다. 

안방비치에서 주스라도 마시며 앉아서 물놀이 모래놀이 실컷 하고, 밭뷰 카페에서 음료 한잔 마시고 마사지도 받아보고, 못카페도 한 번 더 가보고 싶고 저녁의 올드타운도 천천히 즐겨보고 싶다. 여행을 다녀와서 인지.. 아쉬움이 많은 글을 쓰게 된다. 그만큼 호이안은 좋았다.


아이들이 못티를 마실 수 있을까? 걱정하며 못카페를 갔다. 호이안스러운 다낭스러운 향이 강한 음료라고 해서 걱정을 했는데 눈으로 보기도 예쁘고 아이들도 잘 마셨다. 확실히 우리나라 차와는 맛이 달랐다. 특유의 향과 맛이 있었지만 시원했고 갈증도 해소시켜 주었다. 한잔씩 들고 나오는데 .. 길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못티를 들고 있었다. 대나무 빨대도 인상적이었다. 아이들은 내가 걱정했던 것보다 더 잘 먹었고 더 잘 베트남을 즐겼다. 엄마가 안 데리고 다녀줘서 그렇지 아이들은 그 호기심으로 바라보고 그 순간들을 다 즐기고 있었다.  엄마가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내가 잘못했네 ... ㅋㅋㅋ

난 아직도 호이안을 잊지 못한다. 작은 배에서 보았던 해질녘의 호이안... 하나 둘 불도 켜지기 시작했었다. 아이들이랑 작은 초를 띄우며 소원을 빌었었다. 조용히 호이안을 바라보고 있으니 좋았었다. 기분이 좋다가 아니라 머라 말 할 수 없는 좋음이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사람이 느낄 수 없는 감정이 이렇게 많을 수 있다는걸 알게 되었다. 벅차오르는 감동도 먼가 표현할 수 없는 좋음도 멈추지 않는 눈물도 다 경험했다. 

저녁은 호이안 올드타운의 한 식당에 들어갔다 다양한 메뉴를 주문했는데 "이건 머야?" "이건 무슨 맛인거야?" 하면서 계속 음식을 먹었다. 한번 먹어보고는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그 뒤 다 잘 먹었다. 못 먹더라도 한입씩 맛은 봤다. 가져온 김과 햇반은 그대로 한국으로 가져와야 했다 물가가 높은 탓에 1인 1메뉴 주문하는게 쉽지 않았는데 베트남에서 마구마구 주문해 주었다. 한국인들이 많이 가는 정형화된 식당 외에는 가격대도 저렴하고 아이들 먹고 싶은데로 주문해줘도 3~4만원 선이라 원하는 만큼 주문해 주었다. 엄마가 통 크게 다 주문해주니 아이들도 신기해해 했다. 

여행을 다녀온지 한참이지만 아이들도 호이안 이야기를 종종한다. 다음에는 언제 가냐며 다음에는 이거 다시 먹어보자 그거 다시 해보자 이야기를 한다.

사남매에게도 나에게도 호이안은 꼭 와야하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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