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자원 관리의 고충
지금부터 쓰는 글은 시간의 흐름보다는 개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가도록 하겠다.
개업발은 몇 달간 이어졌다. 그러는 사이 동생은 유산의 아픔을 한 번 겪고 가게 일에서 손을 뗐다.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는 하지만 같이 일하면서 생긴 일이다보니 나도 죄책감에서 자유로울 순 없었다. 당시에는 와이프도 만삭이라 힘들고 어머니랑 둘이서 가게 꾸려나갈 엄두도 안나서 알바 채용을 하기로 했다. 지금은 1년 전과 비교해서 30% 많은 매출을 찍으면서도 어머니랑 둘이서 운영이 가능한 상황인데, 이는 시스템과 설비, 동선을 바꿔서 개선이 된 거라 이후에 따로 다룰 예정이다.
다양한 지원자
근로계약서는 인터넷으로 다운받아서 우리 가게 실정에 맞게 내용을 수정했고 관련 법도 알아본 뒤 알바 채용 사이트에 채용 공고를 올렸다. 작은 동네임에도 불구하고 지원자가 10명 가까이 됐다. 이 작은 가게에 지원한 것마저 서류탈락 해버리면 학생들이 너무 인생의 쓴맛을 일찍 보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되서 전부 면접을 봤다. 역시나 많은 지원자 수만큼 캐릭터들도 다양했다. 내 눈도 못마주치면서 일은 잘 할 수 있다던 학생, 당시 시급을 최저시급보다 조금 더 책정했는데도 생각보다 급여가 적다고 놀라던 청년, 연락도 없이 면접 볼거라고 가게 문 열고 들어오던 분까지...그 외에도 정말 다양했다. 그 중에서 그나마 괜찮아 보이는 학생 두 명을 뽑아서 주말 근무를 시켰다. 둘이 친구사이라 서로 의지해가며 일을 배워나가도록 당부도 했다.
잠깐 스쳐지나가는 인연
일은 홀써빙과 주방보조를 분명하게 나눠서 서로 간섭하는 일 없이 본인 일만 하면 퇴근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업무간의 장단점이 뚜렷한데다 숙련도를 요구하는 일은 없어서 매주 업무를 바꿔가며 하도록 했다.
그런데 3주가 지나 그 중 한 명으로부터 그만둬야할 것 같다는 문자를 갑자기 받았다. 방학 때라 시청에서 시행하는 대학생 공공근로를 신청했는데 거기 합격통보를 받아서였단다. 다행히 시청에 출근할 때까지 2주 정도 남아서 그 아이로부터 우리 가게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친구 한 명을 추천받았다. 또다시 채용공고 올리고 면접을 봐야하는 일련의 과정을 치르기엔 어려움이 있어서 바로 채용하기로 했는데 생각보다 능숙하게 일을 배웠다. 그 이후 한 달정도 무리없이 가게를 꾸려나갔다.
그 사이 만삭인 아내는 어느덧 둘째의 출산을 앞두고 있었다. 그 시기에 맞춰 가게는 일주일간 휴무를 하기로 결정했다. 몇 년을 같이 고생한 사이는 아니지만 알바하는 친구들에게 푼돈이나마 휴가비도 조금 챙겨줬다. 하지만 출산 후 아이를 품에 안아보고 감격스러워하던 것도 잠시, 시청 공공근로 때문에 그만둔 친구를 보고도 동요없이 일 잘하던 애가 가게 일을 그만둬야할 것 같다는 문자를 보내왔다. 아 이게 말로만 듣던 먹튀인가? 솔직한 심정으로 휴가비 뱉어내라고 하고 싶었다. 하지만 중요한건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더 큰 문제는 또 사람을 구해야하는 상황이다. 그 친구 사정이야 어떻든 나로서는 난감했다.
결심
그 이후로 나는 몇 명을 더 뽑아서 가게일을 꾸려나갔지만 오히려 업무 효율은 더 떨어졌다. 그러면서 가게 매출도 곤두박질쳤다. 매출은 둘째치고 사람 관리에 헛점을 보였기에 나한테 무슨 문제가 있는가 싶어서 같이 알바하는 친구들과 술한잔 하면서 허심탄회하게 물어봤다. 나같이 급여를 정해진날 꼬박꼬박 웃돈 얹어 챙겨주고 사람답게 대해주는 사장 없다는 말을 들었다. 흔한 직원의 아부성 멘트같아 보일 수도 있지만 내 입장에서도 최대한 그러려고 노력했다. 수학 문제라면 어떻게든 답을 찾아내겠는데 사람 문제는 답이 안보였다. 그리고 이제 월급을 챙겨줄 자신도 없었다. 당장 처자식 먹여살릴 생활비 벌기도 빠듯한 상황까지 가게 된 것이다. 오랜 고심끝에 결정을 내렸다. 마감을 끝내고 알바하는 친구들에게 그런 나의 심정을 털어놓았고 우리는 서로의 앞날을 축복하며 이별을 맞이하기로 했다.
그렇게 이제 어머니와 나, 둘이서 가게를 꾸려나가게 되었다. 아니, 둘이서 꾸려나가야만 했다.
간절함이 변화를 만들듯이 서서히 가게 체질을 바꾸고 개선을 해가는 동안 둘이서도 충분히 꾸려나갈 수 있는 가게로 바뀌게 되는 과정을 다음 회에 다뤄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