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마음가짐의 변화

쉴 땐 쉬니까 일할 땐 제대로!

by 김주원

휴무일을 매주 일요일로 바꾸고 나서부터 확실히 몸 상태는 많이 나아졌다. 몸이 괜찮아지면서 마음가짐에도 서서히 변화가 찾아왔다. 매출 하락을 겪고 나서 정상 궤도로 끌어올리기 위해 발버둥을 치면서 몸과 마음에 피로가 많이 누적되었기에, 멀리 내다보고 장사하는 건 꿈도 못 꾸다가 이제는 예전보다는 약간 멀다 싶은 곳을 바라보는 여유가 생긴 것이다.


당장 앞에 쌓여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때는 그 문제에만 집중했던 건 옳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다른 곳을 살펴볼 여유도 없었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매출을 정상궤도로 올린 상황이 이어지면서 쭉 이런 현상 유지에 만족할 수만은 없었다. 이제 겨우 아내에게 생활비를 줄 수 있는 정도가 되었을 뿐이니까...


왠지 책에 해답이 있을 것 같은 느낌에 도서관으로 갔다.


그리고 장사와 경영, 마케팅에 관련된 책을 빌려 읽기 시작했다. 오늘 적당히 팔았다고 내일도 오늘과 같은 수는 없음을 알기에 책을 대하는 자세도 예전과는 다르게 조금 더 진지해졌다. 매출을 상승시키기 위한 전략이 필요했던 시기여서 마음이 급하긴 했지만, 책에서 본 것들을 포인트만 집어내서 하나하나 해나가는 것보다 여러 책을 읽고 시야를 넓히는 데 주력했다. 이유도 모르게 그러고 싶었다.


간절했던 탓일까, 아니면 여태껏 내가 나를 과소평가했던 걸까? 매주 한 두권 씩 완독이 가능했는데 생각보다 짧은 시간에 책을 많이 읽게 되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내가 돈을 안 들이고도 할 수 있는 마케팅은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처음엔 딱히 떠오르는 게 없이 멍하게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나의 취미가 쓰임새가 있을 것 같았다. 나의 취미는 타로였다. 타로를 업으로 삼는 프로들처럼 섬세하게 잘 보지 못한다. 그냥 타로를 보는 게 취미일 뿐인 생 초짜다. 하지만 카드를 세 장 오픈했을 때 어설프게나마 이야기를 만들어 이어나갈 수 있는 정도는 된다. 그렇기에 배달의 민족으로 우리 가게 리뷰를 써주는 고객에게 답글로 나의 취미인 타로를 간단하게 봐주면 좋을 것 같았다. 한 장을 오픈해서 보는 건 수월하기에 당장 공지를 띄웠다.


결과는 대성공까지는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 특색 있는 가게라는 인식은 퍼져나갔다. 배달의 민족 사용자 리뷰에 답글로 타로를 봐주는 초밥집 사장이라는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내가 타로를 이용해 그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것도 아니고 제대로 맞추는 것도 아니었지만 포춘쿠키 정도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엔 충분했던 것 같다. 그리고 꾸준하게 아직도 댓글을 열심히 달고 있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한 끝까지, 그리고 꾸준하게 할 생각이다.


뭔가 흐지부지 되는 게 싫어지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과거의 나였다면 끈기는커녕, 시작해보려는 용기도 부족했을 텐데 그런 기분이 들다니... 이런 나의 마음가짐에 변화가 확실히 찾아온 것 같다.



IMG_1113.jpg 배달의 민족 고객 리뷰에 댓글 달아주는 모습, 타로를 펼쳐서 재미 삼아 봐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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