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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린왕자 Jan 27. 2022

모든 원자를 하나의 표에 담다.

주기율표로 알아보는 원자(사람)의 분류와 경향성 그리고 예외와 이유

  요즘, 많이들 MBTI로 사람의 성향을 분류한다. 그리고 MBTI의 분류를 설명하면서 직업군을 예시로 들기도 한다. 그중에 연구직도 있다. 대체로 그러한 유형이 많은 편이다.


  대학까지는 대체로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대학원은 확실히 연구에 유리한 유형들이 많다. 외부보다는 생각에 집중하고, 감정보다는 사고를 우선시하며, 생각의 틀이 자유로운 편이다. 선천적인 면도 있지만 화학 공부를 하다 보면, 실험적인 사고를 훈련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와 관련된 능력들이 집중되거나 우선시되는 영향도 크다.


  대학원은 그러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물론 항상 예외도 있다. 또한 모든 사람이 같을 수 없다. 자세히 본다면 모두 다 다르다.


  

원자를 구분하여 나열하다

 

  모든 원자를 한 자리에 모아놓은 표가 있다. 바로 주기율표(periodic table)이다. 이는 그냥 이유 없이 원자를 나열해놓은 것이 아니다. 특성에 따라 구분하여 나열한 것이고, 전자의 오비탈과 관련 있다. 또한 많은 정보들이 숨어있다. 그렇기에 고등학교에서 외우게 한다. 물론 그 이후에는 시험 칠 필요가 없기에 외울 필요가 전혀~~ 없다. 우리는 숨어있는 정보를 파악하고 활용하는데 목적을 두고 주기율표를 살펴보자.

 

  먼저 알고 가야 하는 사실이 있다. 주기율표 한 칸에는 보통 원자 번호와 원자 기호는 필수로 표기되며, 일반적으로 원자 이름과 원자량(무게)까지 표기한다. 추가적으로 전자 배치, 오비탈, 산화수까지도 표기하기도 하고 더 많은 정보를 넣기도 한다.


그림 1. 주기율표에서 표기되는 정보(왼쪽)와 H(수소)의 주기율표 정보


  우선 주기율표의 가장 기본은 원자 번호순이다. 원자 번호는 양성자 수이므로 주기율표는 양성자 수의 차례라고 할 수 있다. 잠깐 원자의 개념을 다시 이야기하면 원자의 기준도 양성자의 수이다. 양성자, 중성자, 전자가 각각 6개씩인 탄소에서 전자를 제거하면 탄소 양이온, 전자를 추가하면 탄소 음이온이 되듯이 탄소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중성자도 마찬가지로 수소에서 중성자가 추가되면서 중수소, 삼중수소가 된다. (물론 원자는 중성 상태이므로 양성자와 전자의 수는 같다. 따라서 원자 번호를 전자 수로도 말하는 경우도 있다.)


  이제 표를 보면 크게 가로 줄은 주기(period), 세로 줄은 족(group)으로 표기되어있다. 마찬가지로 이에 의미가 있다.


그림 2. 주기율표



주기(period)와 족(group)


  주기부터 알아보자면, 주양자수(n)와 관련 있다. 즉, 1주기는 주양자수 1의 오비탈을, 2주기는 주양자수 2의 오비탈이다. 따라서 1주기가 H(Hydrogen, 수소)와 He(Helium, 헬륨)밖에 없는 것은 주양자수가 1인 오비탈은 1s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음 2주기는 전자가 2s, 2p오비탈까지 속하는 원자이다. 표현만 다른 말로는 전자껍질(shell)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1주기는 K 껍질(n=1), 2주기는 M 껍질(n=2), 3주기는 L껍질(n=3)......으로 말이다.

*K 껍질, M 껍질은 껍질(shell)이라 하고, 그에 소속된 1s, 2s, 2p는 부껍질(subshell)이라 한다.

그림 3. 주기에 따른 오비탈


  족은 포괄적으로 말한다면 원자가 전자(Valence electron)의 수와 관련 있다. 원자가 전자란 '반응에서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전자'를 말한다. 주기율표의 숫자를 따라가다 보면 전자가 늘어난다. 그러다 가득 차면 다음 주기로 넘어간다. 따라서 1족은 항상 원자가 전자가 1개가 된다. 2족은 2개가, 3족은 3개가 된다.


  하지만 4번인 Be(Beryllium, 베릴륨)에서 5번 B(Boron, 붕소) 사이는 텅 비어있다. 이는 d오비탈과 관계있다. 따라서 d 오비탈이 없는 원자는 이곳이 비어있다. 그래서 바로 13족으로 넘어간다. 이때 d오비탈의 10칸이 비었으므로 13에서 10을 빼면 원자가 전자가 3개임을 알 수 있다.

그림 4. 보어의 원자 모델로 나타낸 족에 따른 원자가 전자 수(2주기)

 


전자가 다 차면

 

  앞의 설명과 달리 어딘가 이상한 점들과 부족한 점을 느꼈을 것이다. 그림 3을 보면 3d 오비탈이 4주기에, 4f 오비탈이 6주기에 있다. 그리고 왜 주기가 넘어가면 원자가 전자가 다시 1개가 되는 걸까?


  먼저, 오비탈은 에너지가 낮은 순으로 순서가 정해지는데 에너지는 주양수뿐만 아니라 각 운동량 수도 관련 있다는 것을 전자 배치 때 알게 되었다. 그래서 반드시 주양수에만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 다만 s 오비탈의 주양자수를 보면 주기와 일치함을 알 수 있다. (1s는 1주기, 2s는 2주기......)


  그보다 중요한 개념이 있다. 주기율표의 가장 오른쪽에 위치한 18족 원자는 비활성 기체(noble gas)라고 한다. '비활성(非活性)'이란 것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다른 원자들과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강한 힘을 잔뜩 준다면 반응은 가능하나 다른 원자들에 비한다면 아주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왜?! 우리가 살펴본 원자와 분자들은 안정한 상태를 원하는 성질이 있었다. 반응은 안정한 상태로 가는 과정이므로 이미 안정한 상태라면 굳이 반응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럼 왜 안정할까? 18족 원자들은 전자를 주기 혹은 오비탈에 가득 채우기 때문이다. 앞선 글에서 d오비탈 반충원과 완전충원된 부 껍질의 안정성(stability of half-filled and completely filled subshells) 보다 더 큰 안정성을 준다. 양성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강한 인력으로, 주기에서 가장 작은 크기를 이루며 핵전하가 효과적으로 모든 전자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따라서 전자를 잃거나 얻거나 하는 반응이 일어나기 어렵다.


  숫자에 비유하자면 10진법에서 10을 의미한다. 10진법에 숫자는 0~9로 구성되어있다. 9 다음은 숫자가 없기에 0으로 돌아가고 십의 자리의 숫자가 1로 올라가게 된다. 18족 원자는 전자가 가득 찬 10으로 원자가 전자도 8, 18 뿐만 아니라 0이라고도 할 수 있다. 즉 반응에 관여하는 전자가 없다는 0이란 단어로 비활성을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종종 인터넷에서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사진'이라는 게시물들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이 뛰어놀고 사람들이 휴식하는 편안함이 아니라 모든 것이 빈틈없이 대칭적으로 딱딱 들어맞는 사진 말이다. 18족 원자들의 전자와 오비탈은 그러한 의미에 가깝다.


그림 5. 4 주기의 전자들을 가득 채운 원자


  주기율표의 주기성은 이 부분에서 온다. 자연수 1, 11, 21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일의 자리의 숫자가 같다는 것이다. 주기율표에서도 1족의 원자들은 공통된 성질을 가진다. 왜냐면 18족 원자에서 전자가 다 차고, 다음 주기(오비탈)의 1족 원자에서 원자가 전자가 1개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림 6. 1족 원자의 전자 배치


  다만 1주기에서는 전자 2개(duplet rule)가 주기(오비탈)를 가득 채우지만 2~3주기에서는 전자 8개(octec rule)가 주기를 채우고, 4~5주기에서는 전자 18개, 6~7주기에서는 전자 32개이다. 이로 인해 주기마다의 특성을 가지게 된다. 이를 특징으로 보어의 원자 모형을 이용하여 그림 5와 같이 원자를 표현하기도 한다.


그림 7. 1족 원소의 전자 수(파란색), 18족 원소의 전자 수(빨간색), 18족 원소끼리의 전자 수 차이(초록색)


  이제 원자가 전자의 의미가 조금 다가오는가? 각각의 주기를 다 채우지 않은 전자들이 원자가 전자(혹은 다 채우고 남은 전자)이다. 반응이란 다른 원자들의 원자가 전자가 서로 만나 오비탈을 가득 채움으로써 안정화되는 과정이다.



또 다른 족(group)


  1,2 족은 s오비탈이, 3~12족은 d오비탈이, 13~18족은 p오비탈57~70번 원자와 90~102번 원자는 f오비탈이 가장 마지막 전자가 존재하는 오비탈(가장 바깥쪽 오비탈)이 된다. 이에 따라 원자의 특성도 달라진다. 수소를 제외한 1족은 알칼리 금속, 2족은 알칼리 토금속, 3~12족(4~7주기)은 전이금속, 18족은 비활성 기체, 4f오비탈을 채우는 57~71번 원자까지를 란타넘족, 5f 오비탈을 채우는 89~103번 원자까지를 악티늄족으로 분류한다. p 오비탈의 경우, 전이후 금속, 준금속, 비금속으로 분류된다. 이는 주기율표에서 보통 색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림 8. 주기율표의 오비탈


  눈치챘듯이 같은 분류에 속하면 유사한 특징을 가진다. 가족끼리 닮았듯이 말이다. 그래서 족(族, family)이란 의미를 가지는 이유이다. 앞에서 원자가 전자와 마지막 오비탈이 같은 것처럼 가족, 친족끼리 DNA가 유사함으로 가지는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겉으로 어떠한 효과가 있는지 살펴보면 분류에 따른 특성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유를 알게 되면 자연히 그 특성을 유추할 수 있기에 굳이 외우지 않아도 된다.

 
 

주기성 혹은 경향성


  주기율표의 장점은 원자의 주기성으로 원자의 성질을 예측, 파악하는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주기율표의 주기성 혹은 경향성을 알아보자. 앞으로 이야기하기 쉽도록 주기가 커지는 것을 주기율표 '아래쪽으로 내려간다', 족이 커지는 것을 '오른쪽으로 간다'라고 간단히 표현할 것이다. 그러니 주기율표를 보면서 이야기 해보자.

그림 9. 주기율표


원자의 크기


  같은 족에서 아래쪽으로 내려 갈수록 주양자수가 커진다. 그에 따라 오비탈도 커지고, 따라서 원자도 커지게 된다. 같은 주기에서는 오른쪽으로 갈수록 양성자가 많아진다. 그에 따라 원자핵(양성자+중성자)의 힘(인력)이 커지므로 원자 크기는 작아지게 된다. 물론 전자도 늘어나지만 전자의 힘은 핵에 비하면 아주 작은 힘이다. 따라서 원자의 크기는 주기율표의 오른쪽으로 갈수록 작아지며 내려 갈수록 커진다.

 

그림 10. 주기율표에서 원자 크기의 경향성



이온화 에너지(ionization energy)

 

  바닥상태(ground state)의 기체 원자에서 전자를 제거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이온화 에너지라 한다. 1개를 제거하면 1차 이온화 에너지, 2개를 제거하면 2차 이온화 에너지이다.  

X는 원자, e는 전자

  이도 주기율표에서 경향을 알 수 있다. 같은 족에서 아래로 내려갈수록 오비탈이 커진다는 것을 알았다. 그 말은 핵과 거리가 멀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핵과의 인력이 작아지므로 가장 멀리 있는 전자를 제거하는데 에너지가 적게 든다. 자석처럼 멀리 있을수록 작은 인력이 작용하여 작은 힘으로 때어낼 수 있던 것처럼 말이다.

 

  주기율표 오른쪽으로 갈수록 원자핵의 힘(인력)이 커진다고 하였다. 또한 거리는 가까워졌으니 전자를 제거하는데 에너지가 더 많이 들게 된다.

 

  즉, 주기율표에서 원자의 이온화 에너지는 아래쪽으로 갈수록 작아지며, 오른쪽으로 갈수록 커진다.(원자 크기와 반대)


그림 11. 주기율표에서 이온화 에너지 경향성



전자 친화도(electron affinity)


  전자를 제거하는데 척도가 있다면 얻는데도 척도가 있을 것이다. 이를 전자 친화도 한다. 이온화 에너지와 달리 측정하기 어려워 실험으로 결정되지 않은 원자들이 있다. 그래서 실험적으로 상대적 비교를 많이 한다. 또한 이온화 에너지와 달리 에너지가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방출하는 에너지를 말한다. 즉, 이온화 에너지와 부호가 반대다. 따라서 값이 높을수록 전자를 얻기가 더 쉽다는 뜻이 된다. (물론 순수하게 에너지 변화량으로 방출 에너지는 -로, 흡수 에너지는 +로 표기하기도 한다. △E)

X는 원자, e는 전자

  이온화 에너지와 같이 원자의 크기에 따른 인력 차이에 영향을 받아 오른쪽으로 갈수록 커지며, 아래쪽으로 갈수록 작아진다.


그림 12. 주기율표에서 전자 친화도 경향성



-예외


   늘 예외가 있었듯이 여기에도 있다. 하지만 이유를 알고 보면 의외가 아니라 당연하게 느껴질 것이다. 2주기에서 4번 원자 Be(Beryllium, 베릴륨)과 5번 원자 B(Boron, 붕소), 7번 원자 N(Nitrogen, 질소)과 8번 원자 O(Oxygen, 산소)의 사이는 이온화 에너지 경향성이 역전된다.

그래프 1. 이온화 에너지 그래프

  왜 그럴까? 오비탈을 떠올려보면서 전자 배치를 해보자. 그리고 저번 글에서 전자 배치의 규칙과 4s 오비탈을 다 채우지 않고 3d 오비탈을 채우던 Cr(Chromium, 크롬)과 Cu(Copper, 구리)를 기억해 보면서 살펴보자.


  전자 배치가 끝나고 전자 하나를 제거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Be의 가장 바깥쪽 전자는 2s 오비탈의 전자로 두 개가 짝을 지어 가득 차 있어 상대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전자를 제거해야 하고, B의 2p 오비탈에는 전자 1개만이 있어, 이 홀전자는 제거하는데 상대적으로 작은 에너지가 든다. 무리에서 하나를 빼내기 보다 홀로 있는 하나를 빼내는 것이 쉬운 것과 비슷하다.

 

그림 13. Be와 B의 1차 이온화


  그럼 N, O는 같은 2p 오비탈임에도 불구하고 역전되는 것일까? 그것은 앞서 전자 배치에서 본 훈트 규칙 때문이다. N은 p오비탈에서 홀로 윗방향의 전자가 3개가 있으나 O는 홀로 윗방향의 전자 2개와 위 아랫방향의 짝지어진 전자가 1쌍 있다. 따라서 훈트의 규칙에 의해 짝지어진 전자끼리의 반발력이 있어 더 쉽게 제거된다. 또한 제거되면 스핀 다중도(같은 스핀의 홀전자, 홀로 윗방향의 전자)가 최대가 되므로 교환 에너지만큼 에너지가 낮아진다. 즉, O의 전자가 더 쉽게 제거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림 14. N과 O의 1차 이온화 전자 배치


  이 원리에 따라 3주기도 같은 경향성이 나타난다. 하지만 4주기의 3d 오비탈의 전이금속은 다르다. 이는 4s 오비탈의 전자가 먼저 제거되기 때문이다. 4s 오비탈과 3d 오비탈의 에너지 차이가 아주 작고, 그에 따라 훈트 규칙에 의해 안정되는 에너지 양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는 저번 글의 Cr과 Cu의 전자 배치를 보면 추측할 수 있으나 이후 전이금속(무기화학)을 다루는 글에서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자. (*Slater 규칙과 rich periodic correlation)



  전자 친화도의 예외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2족 원자(Be)는 전자를 받아들일 때 2s 오비탈 2개, 2p 오비탈 1개가 되므로 불안정해진다. 15족 원자(N)의 경우에도 전자를 받아들이면 3p 오비탈의 전자가 4개 되므로 스핀 다중도가 감소하여 불안정해진다.


  다만 주기 전체를 기준으로 2주기와 3주기 만을 볼 때 경향성이 반대로 되는데 이는 너무나 작은 원자의 크기로 인해 전자를 받았을 때 전자들의 반발력 때문에 에너지가 안정되는 양이 적다. 쿠페형 자동차의 뒷자리에는 좌석이 있더라도 사람이 들어오는 것이 힘든 것과 비슷하다.


  따라서 2주기의 17족 원자인 F(Fluorine, 플루오린)가 아니라 3주기의 17족 원자인 Cl(Chlorine, 염소)이 가장 큰 전자 친화도를 가진다.

그래프 2. 전자 친화도 그래프
그림 15. Li, Be, C, N의 음이온 전자 배치



결합과 반응은 전자를 주고받음이다.
 

  우리가 오비탈을 익혀야 하는 전제 중에 결합에 대한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하였다. 그리고 공유결합에 대해 다시 기억해보자. 공유결합이란 원자 혹은 분자끼리 전자를 공유하는 것이다. 즉, 전자를 주고받는다. 또한 이온 결합과 금속 결합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전자를 내어주는 이온화 에너지, 전자를 받는 전자 친화도를 안다면 원자들의 결합에서 어떠한 작용을 하는지 알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반응을 예측하고 설계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주기율표와 오비탈, 결합을 알게 되었으니 예를 하나 들어보자.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소금은 이온 결합된 NaCl로 구성되어 있다. 즉, 3주기 1족의 Na(Soduim, 나트륨)과 3주기 17족의 Cl(chlorine, 염소)의 결합이다. 주기율표에서 Na는 가장 왼쪽, Cl은 오른쪽에 위치해있다. 따라서 Na는 쉽게 전자를 주고, Cl은 쉽게 전자를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측대로 Na는 전자를 하나 내어주고, Cl은 전자 하나를 받아들임으로써 Na는 2주기의 비활성 기체인 Ne, Cl은 3주기의 비활성 기체인 Ar(Argon, 아르곤)과 같은 꽉 찬 전자 배치를 가지게 되어 안정화된다.


  간단한 소금처럼 보이지만 정확히 알기 위해 여기까지의 정보가 필요했다. 소금의 본질에 조금 다가간 것이다. 이후, 조금만 더 정보를 보태면 왜 물에 잘 녹는지, 결정이 생기는 것인지 등을 알게 될 것이다.


  반응에 관해서 간략하게 여기까지 하고 다음 글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자.



분류에 따른 특성


  앞의 내용으로 분류에 따른 족들의 특성을 주기율표를 통해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내용은 아니지만 많은 정보를 주기율표에서 알 수 있다. 추측한 내용들과 실생활에서의 인식들을 비교해보며 각각의 특성을 살짝 살펴보자.


그림 16. 주기율표에서 색으로 나타낸 특성에 따른 분류


알칼리 금속(Alkali metal) : H(수소)를 제외한 1족 원자, 매우 무르며 전자 하나를 잃기 쉬워 전기 양성적(+)이며 반응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대부분 화합물로 존재한다. ex) Na (Sodium, 나트륨)


알칼리 토금속(Alkali earth metal) : 2족 원자, 반응성이 크나 1족 원자에 비해서는 작으며 무르지 않다. 화합물로 많이 존재한다. 알칼리 금속과 란타넘족 중간의 성질을 가진다. ex) Mg (Magnesium, 마그네슘)


전이 금속(Transition metal) :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금속으로 밀도가 높고 녹는점과 끓는점이 높다. d 오비탈의 성질로 금속 결합의 특징이다. ex) Fe (Iron, 철)


전이후 금속(post-transition metal) : p 오비탈의 금속, 금속이나 전이금속에 비해 무르고 끓는점과 녹는점이 낮다. ex) Al (Aluminium, 알루미늄)


준금속(Metalloid) : 금속과 비금속 특성을 둘 다 가진다. 반도체 소재로 쓰인다. ex) Si (Silicon, 규소)


비금속(Nonmetal) : 금속 외 물질, 비활성 기체, 할로젠도 포함, 공통된 특징은 거의 없으나, 지구에서 많은 부분을 이루고 있다. ex) C (Carbon, 탄소)


비활성 기체(Noble gas) : 18족 원소, 반응성이 매우 낮다. 안정하다. ex) Ne (Neon, 네온)


할로젠(Halogen) : 17족 원소, 전자를 쉽게 받아들이며, 반응성이 크다. ex) Cl (Chlorine, 염소)


란타넘족(Lanthanide) : 희토류의 대부분, 성질이 매우 비슷하다. 16족과 17족에 반응성이 높다. ex) La (Lanthanum, 란타넘)


악티늄족(Actinide) : 방사성 원소, 자연 발화한다. 16족과 17족에 반응성이 높다. ex) U(Uranium, 우라늄)



사람의 분류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리하여 다양한 사람들을 이해하며 함께 살아가기 위해 분석하기도 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MBTI도 그중 하나이다. 나와 다른 이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기 쉽게 도와준다. 나아가 상대의 행동이 단순하거나 이상한 행동이 아니라 가진 능력으로 최대의 호의를 보였음을 알 경우도 있다. 그렇게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원자도 이와 같은 경우가 많다. 1족 원소인 K(Potassium, 칼륨)과 2족 원소인 Ca(Calcium, 칼슘) 둘 만으로 결합하지 않는다. 하지만 17족 원소인 Cl은 K, Ca과 반응하여 결합한다. 앞선 정보들로 주기율표의 경향성과 특징을 이해함으로써 이와 같은 새로운 정보를 알 수 있다. 주기율표를 알기 전에는 새로운 정보를 추측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알고 난 뒤는 달라졌다.



경향성으로


  93번 이후의 원자는 인공으로 만들어진 원자이며, 104번 이후는 실험실에만 존재하는 원자이다. 그리고 주기성과 경향성으로 만들어진 원자, 나아가 만들어질 원자까지 예측할 수 있다.


  우리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작건 큰 건 새로움을 접하게 된다. 그럴 때 당황하지 않고 대응할 수 있는 것은 경험에 비추어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계절의 순서도, 여름과 겨울에 생활 패턴을 바꾸는 것도 주기성에 맞혀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또한 더 추운 겨울이라도, 춥지 않은 겨울이라도, 경향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내 적응할 수 있다.


  사람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다. 처음 접하는 사람의 새로움은 긴장을 주지만 주기성과 경향성을 유지한다면 점차 예측 가능하고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느껴진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주기성과 경향성을 파악하여 흐름에 맞추어 섞여가고 있다.



예측은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일종의 분류이며 예측이다. 어떤 사람들은 오해를 한다. 나와 같은 MBTI유형이므로 자신과 같은 사고와 행동을 할 것이라고 말이다. 그렇다면 세상에는 16종류의 사람만이 존재하는 것인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똑같은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심지어 쌍둥이도 다르다.


  단지 기준에 따라 나누었을 뿐이기에 똑같은 것이 아니라 공통된 특징이 있을 뿐이다. 즉 비슷하다는 것이다. 아주 작은 차이는 비슷해 보이지만 그 작은 차이가 쌓이고 쌓이면 어느새 달라 보일 정도의 차이가 된다.


  원자 또한 마찬가지다. 같은 1족 원자라고 해서, 전이금속이라고 해서 똑같은 것은 아니다. 1족 원자인 Li(Lithuim, 리튬)과 Rb(Rubidium, 루비듐)는 이온화 에너지가 작은 편이다. 하지만 둘만을 놓고 봤을 때는 Rb이 더 작다. 또한 크기 차이도 있다. 이러한 차이점을 모으면 전혀 다른 물질이다. '비슷하다'와 '다르다'는 '기준을 어디에 두냐'에 따라 정해진다.



예외는 항상 존재한다.


  그리고 늘 예외란 존재한다. 경향성을 알았다고 해도 그것을 벗어난 특성은 항상 있다. 그렇기에 그 특성을 앞 뒤의 경향성만을 가지고 100% 확정해서는 안 된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성향이 비슷하다고 해서, 유형이 같다고 해서 그 사람을 확정해서는 안 된다. 그 사람에 대해 모든 것을 안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MBTI의 유형은 선천적인 영향이 강하다. 하지만 사람은 경험이 쌓여 자신을 다듬고 가꾸어 나가 자신을 만들어낸다. 그렇다, 경향성에서 벗어난 이유를 오비탈의 존재로 알아냈듯이 사람도 경향성에서 벗어난 선택을 한 이유를 그 생의 흔적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니 그 사람의 경험을 다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렇다, 저렇다' 혹은 '이럴 것이다, 저럴 것이다'라고 쉽게 확정 판단해서는 안 된다. 천천히 살펴보고 알아보고 겪어봐야 본모습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사람과 친해진다는 것은 그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예외는 그 사람만의 특별함이자 고유함이다.



Chemistry And Life. 2022, 1, 4~6



Ref.


Raymond Chang, Physical Chemistry for the chemical and biological sciences』, University Science Books(2000), p605~609

Gray L. Miessler, Donald A. Tarr Inorganic chemistry』, 김정, 김주창, 박영태, 이진규, 정진승, 최문근 공역, 자유아카데미(2005), p40~51

Raymond Chang, Essential chemistry』, 화학교재편찬위원회 공역, 청문각(2002), p205~230




-이후 글들은 화학과 인생 매거진 (brunch.co.kr)으로 업로드 됩니다.




  조금 일찍 업로드(7~8시) 하고 싶었으나 글을 고치면서 삽화를 추가하고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비전공자 입장에서는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아 내용을 추가함으로써 더 걸렸네요. (그런 점에서 화학이 다시 새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주기율표도 마음에 안 드는 것도 사실이고요. 조금씩 고쳐야겠습니다. 늘 더 부족한 것 같아 문제입니다.


  주기율표로 볼 수 있는 원자의 경향성은 이온화 에너지와 전자 친화도 이외에도 더 있답니다. 전기 음성도와 산화도를 넣으려고 했으나 역시 너무 길어지고 헷갈릴 수 있겠다 생각되어 적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반응과 결합에 꼭 필요한 내용이니 볼 날이 멀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더 정보가 있다고 말씀드렸듯이 주기율표만으로 원자의 성격과 성향을 거의 다 알 수 있답니다. 그렇기에 아주 중요하고 고등학생 때 외우게 하지요. 또한 전공서 겉표지 안쪽에 꼭 있는 이유이지요.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외울 필요 없습니다.(대학에서는 억지로 외우지 말라합니다. 저절로 떠오르지만요.) 외우지 말고 언제든지 표지로 돌아와 보라는 이유도 있습니다. '억지로'는 스트레스만 받을 뿐입니다. 배움에서 재미가 없으면 그곳이 끝입니다.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지요. 다만 단어 뜻을 알아야 하듯이 원자 이름 정도는 외워야 합니다. 누군가와 친해지려면 최소한 이름은 알아야 하니까요.


  이 기회에 주기율표와 친숙해지셨으면 합니다. 뉴스에서나 인터넷에서 원자와 분자들을 보았을 때 주기율표를 보면 어느 정도는 예측하실 수 있을 겁니다. 여기에서 결합에 대한 내용을 결합하면 과학 뉴스가 더 쉽게 다가오실 겁니다.


  주기율표가 만들어지는 역사와 원자 하나하나 담긴 이야기도 재밌습니다. 원자가 많으니 100편 가까이할 수 있겠네요. 언젠가 전할 수 있겠지요?


  곧 설날이네요. 다음 주는 글을 보여드리기 어려울 거 같습니다. 짧은 글을 쓴다면 혹시나 가능할지도 모르겠네요.


  부족하지만 재밌게 보시길 바라며, 설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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