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보다 더 힘든 것.
과외 수업 한 시간 전쯤 한창 붙잡고 있던 내 대학원 수업 자료들을 정리했다.
오늘 학생에게 가르칠 내용 관련 자료를 부가적으로 리서칭하는중 카톡이 울렸다. 과외 학생의 문자를 본 순간 헛웃음이 픽 나왔다. 내 컴퓨터에 펼쳐놓은 빼곡한 인터넷 탭을 한 번에 껐다. 오늘은 차가 막혀서 수업이 어렵다는 내용의 문자였다.
과외 준비는 두 번 이상. 하지만 수업은 시작도 못했다.
난 나도 모르게 큰 한숨을 쉬었다.
물론 이유는 다 이해한다.
사실 이해하기 어렵다.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 한다. 이전 일정을 미리 처리한다던가. 또는 일정 조율을 다시 하거나.
과외 수업 시작 2분 전에 문자 하나 주는 건 책임감이 없게 느껴졌다.
머리가 갑자기 확 뜨거워지는 느낌이 든다. 단순히 과외 알바 수업 한 번을 못해서가 아니었다.
난 핸드폰 화면을 계속 바라봤다. 곧 핸드폰 화면이 까매진다. 나도 내 눈을 꾹 감았다. 내 시간이 이렇게 가볍게 쓰여도 되는 건가.
시간이 얼마나 귀한데. 갑자기 약속 시간을 지키기가 어렵다고 하니 그 부분이 견디기 힘들었다.
아직 시작도 못 한 수업이지만, 나는 내 쪽에서 만큼은 열의를 저버리고 싶지 않다.
내 학생은 어리니까 그럴 수 있다고 치고. 오늘 배웠다. 준비한 일이 연기되어도 나는 최선을 다한다. 그게 내 스스로에 대한 존중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