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번아웃 마주하기

나를 마주하기

by Grace Onward

나의 시간은 그새 벌써 월요일 밤이 되어 버렸다. 수요일만 지나면 금방 금요일이 되고, 금요일 저녁만 되면 주말이 코앞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주말은 언제나 유독 짧게만 느껴진다. 그러면 또다시 월요일,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된다.



난 내가 번아웃이 왔다거나 힘들다는 사실보다, 힘들다는 사실 자체가 힘들다.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겠다고 가족을 떠나 켄터키 루이빌에 와 있는데, 왜 이렇게 힘든지 스스로가 용납되지 않는다.



내 그릇이 생각보다 작은 건 아닐까, 스스로 실망하게 되는 시간이다.



일을 할 때는 매번 내 통장에 돈이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자존감이 충전되는 기분이었다. 내가 스스로 돈을 벌고 앞가림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만족스러웠다.



일이 답답하고 점점 무미건조해지는 것 같아도, 월급날만 되면 진통제를 삼킨 듯 다시 기분이 회복됐다.



그러나 결국 난 ‘나의 것’을 일구고 싶었다. 그래서 안정된 일을 그만두고, 켄터키로 올 기회가 생겼을 때 주저하지 않고 잡았다. 주변에서 이해되지 않는 눈초리로 나를 봤어도 상관없었다.



하지만 나의 밭을 일구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오히려 어렵고, 체력이 다해 주저앉았다가 다시 일어나기를 반복하는 중이다. 내 몸과 마음은 힘들어하는 줄도 모르고 앞만 보며 달리다 결국 고꾸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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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제는 쉬는 법을 배우려고 한다. 회피가 아니라 회복하는 루틴을 만들고, 잘못된 보상 시스템을 대체하려 한다.



오늘은 많이 잤다. 죄책감이 스멀스멀 올라왔지만, 그것마저 내려놓는중이다. 내가 아직도 쉼이 필요하구나. 나의 힘듬을 너그럽게 마주하고 받아들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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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학기가 한창이니 지혜롭게 번아웃을 다뤄야 한다. 그래서 작게 시작하려 한다.



학교 강의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무작정 핸드폰을 확인하며 늘어지는 대신, 딱 하나만 하겠다. 바로 오늘 공부해야 할 강의 노트를 펴놓는 것. 그 작은 성취부터 시도해 보겠다.



그것이 익숙해지면 그다음으로는 따뜻한 차를 끓여 마셔보겠다. 나를 위로하고 돌보는 간단한 행동들로 시간을 채워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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