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다니기를 즐긴다. 멋진 건축물과 더불어 문화생활을 즐기기에 미술관 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미술관은 특히 애정하는 곳이어서 전시가 있을 때마다 자주 찾는다.
'서울시립'이라는 이름을 달고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미술관은 모두 7곳이다. 서소문 본관, 남서울미술관, 북서울미술관, 미술아카이브,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SeMA 벙커, SeMA 백남준기념관(오는 5월에 개관하는 사진미술관과 11월에 개관하는 서서울미술관은 벌써부터 어떤 모습일지 기대된다). 올해는 이 중 '서울시립미술아카이브'를 가장 먼저 찾았다.
'서울시립미술아카이브'는 서울 종로구 평창문화로에 있다. 근처에 지하철 역이 없어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려면 조금 불편을 겪어야 한다.
3개의 건물(배움동, 모음동, 나눔동)도 도로를 끼고 각각 흩어져 있어 한 번에 공간을 누리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전시가 열리는 모음동에는 근사한 도서관이 있다. 4500여 권에 달하는 시각예술 분야 도서를 보유한 도서관은 2층까지 천장이 열려 있어 개방감이 탁월하다.
'기록 보관'을 뜻하는 '아카이브'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서울시립미술아카이브는 여러 개인과 단체가 남긴 수많은 기록과 자료를 선별해 수집하고, 보존하고, 연구하는 미술관이다. 그래서 전시도 소장 자료와 도서를 활용해 주로 기획한다.
이번에 열리고 있는 전시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강에 스며든다'도 마찬가지. 개관 3년 차를 기념해 마련한 이번 전시의 전시명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똑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는 경구에서 착안했다는데 기록은 항구적인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읽고 감각하면서 지금의 인식과 만나는 현재진행형의 과정"임을 강조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기록은 힘이 세다'는 말을 흔히 듣는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을지라도 기록을 차곡차곡 모으는 이들은 이 말을 믿는 이들이다. 그런 점에서 서울시립미술아카이브가 마련한 이번 전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예전의 기록들이 '지금'을 만나 새롭게 인식되는 과정을 실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전시에서 만난 임흥순 작가의 '긴 이별'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작품 제작에 얽힌 이야기와 카멜의 'Long goodbyes'라는 노래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집에 돌아와 노래를 다시 듣기 위해 유튜브를 찾았다가 아래의 영상을 만났다.
영상을 올린 이의 이야기도, 임흥순 작가의 작품('긴 이별')도 긴 여운을 남긴다.
임흥순도 Long goodbyes 도 잘 몰랐습니다 영상도 처음 보았구요 "기록은 힘이 세다" 1980년대 계엄에 찬성한 사람들의 사인이 보관되어 있다는 것을 보고 소름돋았습니다 분명 그 시절의 역사가ㅈ기록되리라는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보관되어서 전시되고 있다는 걸 그 들은 알았을까요?
똑같은 상황들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데 참 씁쓸하네요
기록이 곧 역사가 되겠죠. 잘 보관되어 후손들에게 꼭 남겨야 할 것들. 잘 읽고 든고 갑니다 작가님
lost in translation, 사랑도 번역이 되나요 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영화네요. 원래 저 영화 ost도 좋은데 그럴 듯하게 어울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