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로 돈을 버는 삶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나만의 이키가이를 찾는 일

퇴사를 앞두고 있었던 두 달 전쯤, 앞으로 나에게 닥칠 경제적 현실이 걱정되면서 퇴사가 실감 나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무런 준비와 대책이 없었다. 일단 저지르고 보는 성격 탓에 지금껏 여러 번의 퇴사를 경험했지만, 20대 후반이 되니 슬슬 나도 걱정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어리광이 더 이상 통하지 않고 30대를 앞둔, 조금은 철이 들어야 하는 나이 28세. 당장 무엇으로 먹고살지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나에게는 인생의 전환점과 변화가 필요했다.
 

 클래스유라는 사이트에서 50만 원짜리 창업 강의를 결제했다. 강의는 일반적인 창업 내용이 아니었다. 다른 것과의 특이점은 강의 중 70%가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찾는 일이었고, 나머지 30%는 그 특색 있는 가치를 활용해서 실전에서 돈을 버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나만의 이키가이’를 찾는 강의였다.

‘이키가이’는 일본어로 ‘인생의 즐거움과 보람’을 뜻한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돈이 되는 것’, ‘세상이 필요한 것’을 밴 다이어그램으로 만들어서 나와 가장 적합한 일이나 콘텐츠를 찾는 방법이다. 꼭 거창한 것이 아니라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 한 잔 마시기, 점심시간에 맛집 찾아가기 등 일상에서의 사소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우리의 삶을 더 풍성하고 보람 있게 만들어주는 것들도 이키가이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이다.
 
 

효과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이키가이를 발견하면 어떤 일을 하더라도 삶의 가치를 느낄 수 있어서, 자신이 하는 모든 일을 진심으로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가 “자신의 창작에 대한 열망과 몰입의 비결은 이키가이 때문이다.”라고 말하는 정도이다. 나는 노트에다가 벤다이어원을 그리며 그 안의 답을 하나씩 채워보았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이라..’ 물론 쉽게 답이 떠오르진 않았지만 하나의 페이지로 정리해보니 의외의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이를테면 ‘내가 이런 것도 좋아했어?, 생각보다 이런 걸 더 중요시했구나.’라며 몰랐던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나만의 이키가이를 발견하게 되면서 현재는 프리랜서의 삶을 잘 꾸려 나가고 있다. 놀랍게도 회사를 다닐 때와는 상반되는 직종으로 일을 하고 있다. 직장인 때처럼 안정적이고 큰돈을 버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직무와 생활에 만족하고 경제적인 균형도 맞추면서 이상적으로 살고 있다. 비로소 지금 진정한 삶의 가치를 느끼고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나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들, 삶의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오늘 하루가 당연하다는 듯이 하루하루를 흘려보내는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당신이 정말 두려워해야 하는 건 남들이 규정지어 놓은 성공의 기준을 인생의 동력으로 삼는 것이라고. 정말 중요한 건 어떤 삶을 원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먼저 스스로의 규정을 정하는 일이라고. 아인슈타인은 말했다. 인생에서의 비극이란 사람들이 삶을 사는 동안 내면에서 잃어가는 것들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