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비
기다리고 고대하던 단비가 내립니다
얼굴에 와닿았던 산들바람이
밤비를 예고했었나 봅니다
짧게 깎인 누런 잔디 위에
하늘에서 쏟아지는 물세례로
땅 속 깊이 파고든 뿌리들은
꿈틀꿈틀 신나게 춤을 출 겁니다
현기증이 날 정도로 뜨겁고 건조한 날씨는
수분기가 많은 로션을 얼굴에 잔뜩 발라도
스펀지처럼 금방 흡수를 했던 터라
빗님을 간절히 기다렸습니다
메마른 들녘에 축복이 될
소중한 빗님이시여
이 땅에 충만히 충만히 내리소서
* 케냐에서 비는 축복을 상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