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이 기억하는 계절
한국에 사는 친구의 카톡 사진은 수시로 바뀐다
한동안은 수차례 먹거리로 화면을 채우더니만
가을이 점점 무르익어 갈수록
붉은색, 노란색, 갈색 그리고 단풍색으로
변해가는 멋스러운 경치들을 카톡대문에 올린다
오른손 검지로 '좋아요'라는 하트를 계속 누르며
나는 머릿속으로는 구시렁거린다
가톡대문사진에 올리는 정보가 친구들에게
공유가 되는 것을 불평하던 사람들조차도
오히려 그것을 즐감하는 듯하다
이국의 계절 속에서 나는, 애써가며
느릿하게 변하는 자연 풍경을 눈으로 좇는다
고국의 가을은 이곳에 사는 카멜레온처럼
수시로 옷을 갈아입고
이곳은 고국의 상록수처럼 매일 변함없는 풍경이다
나는 이국의 계절과 날씨를 좋아한다
그럼에도
나의 영혼은 단풍이 익어가는 고국의
늦가을 냄새를 어김없이
기억해 내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