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에있는미국식 국제학교가 방학이 시작되자마자나이로비 공항에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동안 코로나 19로 입출국이 자유롭지 못했는데 올해는 작정을 하고 출국을 하는 분위기다. 에티오피아 항공사와 에밀레이트, 카타르와에뜨하드 항공의 비행기 운행은눈에 띄게 줄었고 비행기 가격 또한 많이 올랐다. 우리는 일정과 가격을 비교하다가 카타르 항공을 선택했다.
케냐에서 도하까지는 5시간, 도하에서 한국까지는8시간 30분이다. 그나마 도하에서 한국으로 가는 환승시간은 3시간이라 16시간 30분쯤 걸린다. 반대로 한국에서 나이로비로 입국할 때는 28시간이나 걸린다. 도하는 공항이 작아서 갈 곳이 별로 없지만 인터넷때문에 그나마 십 대인 세 아이들은 위로를 받는다. 공항 안에 오래 있다 보면 에어컨때문에 한기가 생기니 도하에서 나이로비를 갈 때는 비행기에서 얇은 이블을 챙겨서 내리면 좋다.
며칠 전에 지인이 아이들만 데리고 앞서 출국을 했다. 한 가족은 에밀레이트로 한 가족은 에티오피아항공으로 출국을 하는데 공항 직원이 온갖 트집을 잡았다고 한다. 공항에 도착해서 신발과 모든 짐을 검사대에 올려놓자 직원이 짐을 열어 보라더니 꿀을 트집 잡았다고 한다. 고작 꿀 두병을 사 가는데 시비를 걸자 한 지인은 능청스럽게 대꾸했다고 한다.
"꿀을 가지고 나가면 안 되는지 몰랐으니 필요하면 네가 가져라."
공항 직원이 원하는 바는 사실 꿀이 아니라 돈인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우리는 이곳저곳에서 출국 소식을 접한 터라 물건을구입한 영수증을 챙겨 놓았다. 대신 시비 대상에 오른 꿀은 구매를 하지 않았다.
출국 당일 이민 가방 안에는 갓 볶음 원두커피와 인스턴트커피 몇 통, 케냐 전통 물건과 옷이 있었다. 7월 첫 주에 있는 미션 콘퍼런스를 위한 준비물이었다.
출국 장에서 나름 긴장을 하고 검사대에 가방을 옮겨 놓았다. 앞서간 남편에게 직원이 물었다고 한다.
" 이 많은 커피는 왜 가지고 나가느냐?"
"선교 콘퍼런스 때 사용하려고 한다."
"선교 콘퍼런스는 케냐에서 안 하느냐."
"케냐에서도 한다."
그랬더니, 가방을 열어 보라는 말도 없이 금방 통과를 시켰다.
사실, 이번에 우리가 케냐에서 가지고 나온 원두커피는 50Kg다. 케냐에서 로스팅 자격을 취득하신 한인 사장님께서 직접 공장에 가서 케냐 AA 메루산을 볶아 온 커피다. 한 봉지당 250g씩을 포장해서 200 봉지를 이민가방과 캐리어에 나누어 담았다.
우리를 오랫동안 응원하고 추앙한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한 선물이다. 도착해서 이틀 만에 80 봉지를 풀었다. 앞으로 만날 사람들이 많으니 남아있는 120 봉지 또한 금방 소진될 것이다. 커피 가방이 놓여있는 방에서 고소하고 쌉쌀한 냄새가 진동을 하니 기분이참좋다.
케냐 AA 메루산
짐 가방 8개를 부치고 한 사람당 가방 1개씩 둘러메고 비행기에 올랐다. 우리 가족은 긴 여정 끝에 탕정에 있는 지중해 마을이라는 베다니 게스트 하우스에 도착을 했다.
세 아이들은 한국에 올 때마다 이곳저곳에 짐을 푸는 삶이 익숙한 듯하다. 친가와 외가가 있지만 홀로 사는 어머님 또한 갑자기 5명의 사람들이 들이닥치는 것이 피곤할 것이고 친정 부모님 또한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큰 뒤로는 우리가 선택한 것은 어찌하든 집은 다른 곳에 얻고 양가 부모님을 자주 찾아뵙는 걸로 했다.
지금 우리가 머물고 있는 곳은 초등학교 친구 부부의 집이다. 둘은 신앙심이 좋은 크리스천이다. 부부는 빌라 4층에 패션처럼 방을 꾸몄다. 천장이 조금 낮기는 하지만 약 30평은 된다. 모든 주방시설과 침구류가 준비된 곳이라서 몸 만 들어가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거실도 주방도 화장실도 큼직하다. 큰 에어컨이 거실에 한대, 작은 에어컨이 방에 한 대가 있으니 한국의 무더운 여름은 걱정이 안 된다. 물론 사용료는 무료다. 집에 있을 시간은 그리 많지는 않겠으나 동네에 식당이 즐비하고 커다란 마트와 편의점, 미니소, 배스킨라빈스, 미용실, 스타벅스와 커피숍 등 없는 게 없다. 이 귀한 곳을 제공한 친구의 가정에 복에 복이임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