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사빠 그녀(2)

보기보다 쿨해요

by Bora

나와 U는 '투 리버'라는 쇼핑 몰(동부 아프리카에서 제일 큰 곳) 안에 있는 코코라는 커피숍에서 만났다. 진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그녀가 말을 꺼냈다.

"저 인도 갈 것 같아요.”

“왜? 프로젝트가 그쪽으로 잡혔어?”

“아니요. 결혼 때 문예요.”

“뭐? 얘가 또 왜 이래?”

“엄마하고 인도 여행을 가다가 비행기 안에서 인도 남자를 만났어요.”

갑자기, 뜨겁고 진한 커피가 내 목에 걸렸다.

“켁. 이젠 인도 사람이냐. 너, 진짜~그 남자 뭐 하는 사람이야?”

“한국 J대학원에서 IT 박사 학위 공부 중이에요. 여행 가는 첫날 비행기 안에서 만났어요. 그 친구가 방학이라서 집에 가는 길이였어요. 우리는 한국에서 만나기 시작했어요.”

인도 남자는 그녀보다 8살이나 어리다고 했다. 또다시, 그녀는 사랑에 빠져 버렸다.

“어쩜, 너는 그때와 똑같니?”

그녀는 30대 중반을 넘어가고 있다. 늘 사랑 앞에 언제나 거짓이 없는 U다.

“인도 사람들은 결혼 후 대 가족으로 산다고 하는데 그 친구 고향이 보수적인 시골이라며, 네가 가서 살 수 있겠어?살림 만 하면서 말이야. 그 사람 정혼녀도 있다며..."

갑자기 내 속에서 울화가 치밀어 올라왔다. 나는 냉정하게 마음을 다스린 후 그녀에게 이야기를 꺼냈다.

"너 그 사랑이 확신이 들면 그 남자 집에 한번 가보고 결정해. 한국에 능력 많고 결혼 안 한 남자들 많다는데, 왜 너처럼 괜찮은 여자를 못 알아 보는지 모르겠다."

“아니. 제가 한국 남자들이 별로예요.”

“너는 남자 보는 눈이 정말 없다. 어떻게 그냥 좋으면 금사빠냐? 다음 출장은 언제 올 것 같아?”

“아마 일이 잘되면 3개월 후요.”

“그럼, 그때 다시 말하자. 내 생각에 너, 그때쯤이면 아마 잘 생기고 정열적인 이탈리아 남자에게 빠져 있을 수도 있으니깐 말이야.”

우리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동시에 나와 U의 눈이 마주쳤다. 우리는 친 자매처럼 박수를 치며 배를 잡고 한참 동안이나 웃었다.

우리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내가 그녀를 진심으로 아끼는 안타까움의 눈물인지, 그녀 스스로가 이별을 예고 한 슬픔의 눈물인지 알 수 없었다.


3개월 U가 나이로비에 출장을 왔다.

“저 인도 남자와 헤어졌어요. 지금은 혼자예요. 주위에 아무리 남자를 찾아봐도 없어요. 내가 좋다면 상대방은 아니라고 하고 상대방이 좋다면 내가 마음에 안 들어요. 저는 남편이 돈을 안 벌어도 좋은데 말이에요. 돈은 내가 벌면 되고 아껴 쓰면 되잖아요.”

나는 이 공백의 기간이 언제까지 갈지 불안했다. U에게 사랑이 다시 찾아오면 지구를 떠날 수도 있었다.

“너는 내가 보기에 정말 멋진 여자야. 똑똑하지 검소하지 생활력 강하지 넌 특별한 사람이야. 네가 남자를 쫒는 게 아니라 남자가 너에게 찾아올 거야. 잠시만 여유를 갖고 기다려봐. 너는 참 사랑스럽고 솔직하고 편견 없는 좋은 장점을 두루두루 갖고 있어. 거기다가 능력도 있고 말이야.”

그녀가 내 칭찬이 좋은지 환하게 웃는다.

지난번보다 삶과 사랑 앞에서 훨씬 성숙해진 내면이 보이기 시작했다. 금사빠지만 솔직하고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U와 미래의 남편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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