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우거진 나무마다 빗방울이
영롱하게 빛난다
잘 꾸며진 정원에는 푸른 잔디와
꽃들이 길을 따라 활짝 피었고
오래전부터 뿌리를 내린 큰 나무는
처음 본듯한 보라색 꽃을 피운다
아프리카를 떠나며이라는 소설의
작가 카렌의 이름을 딴 카렌지역은
그녀의 젊음과 사랑, 슬픔과 추억이
담겨 있어서 신비롭기만 하다
결혼생활 22년 중에 17년을
케냐에서 보내는 우리 부부는
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하 듯
살며 사랑하며 그런 날이 많았다
특별한 이벤트와 선물은 없지만
점심과 함께 카푸치노를 마시고
안개가 자욱한 응공힐이 건너다
보이는 한적한 오솔길을
두 손 꼭 잡고 걸었다
안개가 걷힌다
비가 내린다
다시 해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