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그림책 한 권을 마감하고, 책이 인쇄되어 나오기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바쁘게 종일 그림을 그려대던 게 언제던가 싶게, 붓을 잡는 시간보단 다른 일이 더 많은 시기입니다. 그래도 하루 5분, 10분 정도의 매일 드로잉은 하고 있어요. 그 시간이 저를 ‘그리는 사람’ 으로 유지시켜주고 있습니다.
어쩌다보니 시작한 드로잉 프로젝트가 꽤 오래 저를 지탱해주었습니다. 하루 하루 간단한 그림을 쌓아나가는 일 덕분에 그림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하고 있어요. 몇 년 차가 된다고 연봉이 오르는 것도 아니고 승진을 하는 것도 아닌 생활을 지속하려면, 스스로에게 보이는 무언가가 있어야 하거든요. 재미도 중요하고요.
물론 이 프로젝트는 타임라인 가득 좋은 사진이 넘쳐나는 인스타그램의 유행 덕분에 지속하고 있기도 합니다. 더이상 친구들이 사진을 올리지 않게 된다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할 수 없을 겁니다. 아마도 그땐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거예요. 장담할 수는 없지만 또다른 방식의 드로잉 프로젝트를, 그림일기를 이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계속 그리는 일이 재밌거든요. 어디로 향할 지는 모르겠지만, 재밌는 일을 계속 해나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