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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이 May 12. 2024

2024년 5월11일 토요일의 드로잉

비오는 토요일, 이 날의 드로잉은 조금 색다르게 그렸습니다. 그림은 평소처럼 그렸지만 그림을 그린 상황이 여느 때와 달랐어요. 전시장에서 그렸거든요.


지난주에, 얼마전 나온 제 그림책 <평창빌라 반달이 관찰기> 원화전을 시작했습니다. 성산동의 예쁜 책방 공간, 마바사에서요. 전시 첫 주는 꽤 바쁩니다. 설치를 해두고 집에 뻗어있다가, 금요일에는 인스타 라방도 했거든요. 책 소개를 하고, 현장에서 라이브 드로잉도 했어요. 금요일 밤을 그렇게 불태우고 지친 몸을 추슬러 전시장에 나왔습니다.


책방 전시는 작가가 항상 자리를 지킬 필요까진 없어서 드문드문 상주일을 정했습니다. 전시 첫 주 주말에는 꼭 나오려고, 첫 토요일을 나오기로 했지요. 그런데 점심부터 비가 쏟아지네요. 행사가 많은 5월인데, 여기저기 야외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의 고충과 아쉬움이 클 거예요. 저는 야외 행사는 아닙니다만 꽤 조용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인들이 찾아와주긴 했지만 중간에 드로잉을 할 여유정도는 있었어요.


이 그림은 오래 응원해주신 독자분의 사진을 보며 그렸습니다. 전날, 그러니까 금요일 저녁 라방에서 ‘인스타그램에서 드로잉할 사진을 어떻게 고르냐’ 는 질문에, ’그림으로 그려도 좋아할 사람인지 모르니 어필을 해달라‘고 했거든요. 라방이 끝난 후에 아기 고양이 사진을 올리며 ‘이것은 어필’ 이라는 태그를 달아주신걸 봤기 때문이에요. 귀여운 아기 고양이를 구조해서 건강하게 길러낸 사진과 사연까지 있었고요. 그러니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겠어요? 전시장 나올 준비를 하며 드로잉할 짬이 없었지만 드로잉북을 챙겨 나와서 그리고야 말았습니다. 번거롭지만 특별한 시간입니다. 이렇게 또, 소박한 추억이 남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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