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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이 Jan 28. 2024

하루 10분의 리추얼이 내게 가져다준 것.

처음에 인스타그램 화면을 보다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건, 단순히 ‘드로잉 연습을 하려고’ 였습니다. 거창한 목표도 계획도 없었어요. 단지 다양한 대상을 그리며 연습하고 싶었고, 초창기 제 인스타그램 친구들은 카메라를 들고 몰려다니던 사진 동호회 지인들이었기에 다들 다양한 멋진 사진을 올려줬거든요.


저는 집에서 일하는 그림책작가입니다. 침실과 작업방을 오가며 살다가 며칠동안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 날도 많아요. 밖으로 나가서 그림을 그리면 참 좋겠지만, 그럴 수 있는 날은 아주 드물지요. 게다가 그림책 일은 아주 느립니다. 제가 유난히 느린 편이기도 하고요. 작업중인 일과 상관없는 그림은 전혀 그리지 않게 되기가 쉬운데다가,  책이 나올때까지 그림을 공개하지 않으니 몇 년동안 그림을 발표하지 않을 때도 있었어요.


그래서 ‘연습삼아 가볍게 다른걸 그려볼까’ 하던 것이 ‘출근인사’ 드로잉이 되었고, ‘한 권만 채워볼까’ 하던 것이 ‘10년을 채워볼까’ 하게 되었습니다. 조금씩이지만 드로잉도 꽤 늘었고요. 그런데 매일 드로잉을 하다보니, ’연습의 효과‘ 보다 ’습관의 힘‘ 이 더 강력했습니다.  매일 책상에 앉게 해주는 ‘습관의 힘’말이죠. 이건 즉홍적이고 가벼운 그림이기에 고민중인 긴 작업보다는 시작하기가 쉽습니다. 그리고 뭐든 일단 그려서 출근인사를 하고 나면 어떻게든 그날의 작업을 시작할 수 있어요. 잘하든 못하든 자리에 앉아서 하는게 가장 중요하니까요. 큰 기대 없이 어쩌다보니 시작한 일이, 지금은 일상속에서 꽤 중요한 순간이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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