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입키워드: 모유미세체중계, 모유 얼마나 먹어야,
산모: "(젖이)말랑말랑해지긴 했는데 ..."
나: "제법 많이 먹은 것 같은데요. 이렇게 잠든 것을 보니"
산모: "언제나 먹다 자다 하는데요!"
나: "15분 15분 물린 것 아니예요? 충분히 물린 것 같은데요?"
산모: "왼쪽은 15분 물렸거든요. 오른쪽은 부족할 것 같아 좀 더 물려봤는데 조금 빨아보더니 그냥 자네요! " 나: "그럼 된거예요. 물부터 한잔 마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젖 먹이기 전이나 먹인 후 따뜻한 물 한잔 마시는 것 습관들이면 모유 먹이는데 큰 도움된답니다"
산모: "전번에 말씀하셔서 해보려고 했는데 아기가 우니까 물 한잔 마시는 것도 쉽지 않더라고요"
나: "그렇죠? 우리도 아기 울음엔 여전히 조급해져요. 그래도 아기에게 다가가 '엄마가 목이 너무 마르네. 물 좀 마시고 안아 줄께. 기다릴 수 있겠지?'라고 말하면서 달래보세요. 처음엔 잘 안되더라도 몇번 반복하면 아기가 알아듣고 기다려줄거예요"
산모: "네. 해볼께요. 그런데 충분히 먹었겠죠? 더 보충해주지 않아도 되겠죠? 직수(젖을 직접 물리는 방법으로 수유하는 것)가 편하긴한데 얼마나 먹었는지 알수가 없어서 힘들어요!"
분유와 달리 모유는 얼마나 먹었는지 확실한 양을 알기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아기용 체중계까지 갖춰놓고 먹은 양을 매번 체크하는 산모가 최근 들어 더욱 자주 보인다. 먹이기 직전과 먹인 후 잰 몸무게 차이로 먹은 양을 판단하자는 것이다. (일부 산후조리원에서 훨씬 세밀하게 표시되어 있는 미세체중계로 그처럼 확인해가며 보충해주기도 한단다)
한편 이해는 된다. 얼마나 먹었는지를 '감'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초보다보니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가급이면 아기의 변화를 관찰, 아기의 상태나 신호에 따라 판단해볼 것을 권하고 싶다. 처음에는 쉽지 않지만 내 아기만의 표현 방법이나 버릇 등을 알게 되면 수유는 물론 육아 전반에 많은 도움이 되니 말이다.
문득 떠오르는 아기가 있다. 먹으려면 30분 정도 남았는데 먹겠단다. 보채는 아기의 30분은 매우 길다. 쇼파에 앉아 곧추 안고 다독이기도 하고, 요람자세로 안고 손 움직임을 보게 하는 등으로 어르고 있었다. 그렇게 20분쯤 지났나. 아기를 곧추세워 안고 일어나는 순간 전혀 울지 않던 아기가 울음을 터트렸다. '폭발적'이란 표현이 적절하다 싶을 정도로 아주 크게.
아기의 이런 반응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젖이든 분유든 앉아서 먹인다. 그런데 일어 났네? 그럼 아직 먹을 수 없다는 거네? 이제까지 힘들게 참았는데 그럼 더 참아야 해? 아기가 그동안의 경험으로 본능적으로 이렇게 받아들여 그런 반응을 보인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지나칠까?
흔히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라고 표현한다. 혹은 미약하거나 미숙해 전적으로 도와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산후관리사를 오래하며 많은 아기들을 만날 수록 느끼는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어른들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아기 나름대로 독립적인 존재로 살아가기 위한 어떤 노력을 끊임없이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아기 저마다 나름의 규칙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나름의 방법으로 의사 표현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이를 간과, 몇일차 아기는 몇ml를 먹어야 한다거나, 저울에 나타나는 변화 등 겉에 드러난 것에 우리 아기를 대입시키고 그에 맞추려고만 하면 어떻게 될까?
매번 그처럼 미세체중계로 아기가 먹는 양을 판단하면 아기를 섬세하게 받아들이지 못할 가능성이 많아질 수있음은 물론이다. 게다가 뭣보다 번거롭다. 육아는, 처음엔 하지 않던 것이라 어느 정도 번거로울 수 있으나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육아가 덜 힘들다.
참고로, 젖 먹이기전에 아기 몸무게 쟤고 먹은 후 몸무게 쟤던 산모들 모두 몇번 해본 후 중단했다. '먹겠다고 우는 아기 울음을 견디기 어렵다, 먹으면서 소화도 되고 오줌이나 똥을 싸기도 해 정확한 계산이 힘들다, 번거롭다, 아기가 체중게에 눕히면 더 우는 것 같다'의 이유였다.
그래서 오늘은 모유수유 시 얼마나 먹었는가?를 판단하는데 참고할 것에 대해서다.
글을 풀기에 앞서 격려의 마음으로 조언한다. "대부분의 인류는 흔히 말하는 '감(느낌)'으로 아기를 먹여 키웠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하시고 자신감을 가져라. 근거도 부족하고 그리 바람직한 육아 경험담에, 뭣보다 내아기와 전혀 다른 어떤 아기의 이야기에 휩쓸리지 말고 내 아기만의 신호와 표현에 초점을 맞추면 육아가 훨씬 쉽고 행복할 수 있다"고 말이다.
아울러 덧붙이면, 젖은 자주 물리면 는다고 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다. 예전 산모들은 먹는 것이 부실해도 젖이 나왔다. 내 아기에게 먹일 것이 젖밖에 없다는 걸 산모 몸이 잘 알고 있었서 어떻게든 만들어냈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엔 내젖 아니어도 먹일 수 있는 분유가 있다. 게다가 예전 산모들보다 훨씬 편한 환경에서 태어나 자랐다. 이렇다보니 산모가 너무 힘들면 본능적으로 젖을 줄이게 된다고 한다. 또한 모유맛사지가 도움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아무리 모유맛사지를 받아도 젖이 더는 늘지 않는 산모도 있다.
모유 양은 이렇게 체크
①오래 빨았는데도 젖꼭지를 물고 있다면 젖이 부족한 것이다. 나오지 않아도 계속해서 빨아본다. 혹은 두리번 거린다. 어딘가 불안해 보인다. 잠들지 못하거나, 우선 잠들었어도 그리 오래 되지 않아 깨어서 운다.
반대로 충분히 먹었다면 표정이 편안하다. 어딘가 만족스러 보인다. 편안해 보인다. 안정감이 느껴진다. 입가에 만족스런 미소를 띤다. 쉽게 잠들거나(또는 기분좋게 놀거나), 푹 퍼진 느낌으로 깊게 잔다.
아기들은 본능으로 반응한다. 배가 고픈데도 참고 자는 아기는 없다. 엄마의 사정도 헤아리지 않는다. 미뤄 짐작,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잘 잔다면 부족하지 않은 것이다.
②수유 후 3시간쯤 되면 모유가 차 젖이 좀 빵빵해진다. 이런 상태에서 먹이면 피부로 느낄 정도로 헐렁해진다. 이 상태는 엄마만 느낄 수 있다. 익숙해질 때까지 젖먹이기 전과 젖먹인 후의 젖 상태를 기억하도록 하자.
③아기가 열심히 삼키는데도 입에 젖이 묻거나 흘러나오면, 혹은 먹으면서 목에서 꺼억~꺽과 같은 소리가 나면(미처 삼키지 못할 때 이런 소리를 낸다) 젖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④빨고 삼키는 것을 유심히 살피는 것도 도움 된다. 젖이 충분하면 한번 빨고 한번 삼키는 식으로 먹는다. 두 번 빨고 한번 삼키는 방법으로 먹는다면 약간 부족한 경우. 아기가 더 먹기를 원하면 보충해준다.
처음엔, 젖을 물린 직후 젖이 많이 나올 때는 한 번 빨고 한 번 삼키는 방법으로 먹다가 젖이 적게 나올 때는 두 번 빨고 한 번 삼키는 방법으로 먹는 아기도 많다. 젖이 부족하면 부족할수록 여러 번 빤 후 한 번 삼키는 식으로 먹는다. (소리로 판단이 쉽지 않다면 손가락을 목에 살며시 대보면 삼키는 정도를 느낄 수 있다)
⑤출산 직후 모유 먹이기를 위한 젖 물리기 권장 횟수는 1일 8~12회이다. 권장 횟수를 참고로 한 수유 간격은 2시간~3시간 정도. 이 정도 간격으로 먹고 싶어 한다면, 그리고 먹은 후 쉽게 잠든다면 내 젖만으로 충분한 것이니 일단 보충해보지 않는다.
참고로 출산 직후 모유는 2시간 수유 간격을 제시하기도 하나 젖양이 어느 정도 되거나, 아기가 어느 정도 먹는 것 같으면 2시간 반 혹은 3시간 간격으로 먹여본다. 그리고 젖 먹는 것이나 먹이는 것에 익숙해지면 모유도 분유 수유 권장 횟수로 먹이되 아기가 원하면 1~2회 더 먹여도 된다.
모든 권장은 표준이다. 약간의 +, -는 있을 수 있는 것이다.
⑥아기의 소변 색과 횟수로도 판단할 수 있다. 소변 색이 무색에 가까우면 충분히 먹은 것. 반대로 겨자색이거나 너무 진하면 아기가 덜 먹어서다.
기저귀 개수는 출생 일주일이 지나면 보통 하루에 최소 6개 이상은 나와야 한다. 잘 먹는 아기들은 10개~15개 정도 내놓는다. 그런데 기저귀 개수는 절대적이지 않다. 자주 먹이면 그만큼 자주 나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금 적신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아기가 있는가 하면 어지간하면 반응하지 않는 아기도 있으니 말이다.
⑦몸무게를 체크한다. 일주일마다 200g~300g(250g)씩 늘면 된다. 이 정도로 늘지 않으면 모유에만 의존하지 말고 분유로 보충한다. 아기의 몸무게는 달마다 1kg씩 늘어 백일에 태어날 때 몸무게의 두 배가 되면 된다.
⑧우리 아기가 얼마나 먹는지 잘 모르겠다면 1~2회 정도 분유를 먹여본다. 아기마다 다르지만 대략 출생 직후 2주 무렵까지는 60~80ml, 출생 한달 무렵이면 100~120ml정도다. 하루에 한번 혹은 이틀에 한번 정도 유축해보아 젖양을 체크, 많이 부족하면 분유 보충을 해줘야 한다.
더하여....모유 수유 관련 몇 가지.
-모유 수유 방법은 다양하다. 자신과 아기의 상태에 따라 가장 좋은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①양쪽을 번갈아 15분 정도 먹인다. 다음에는 오른쪽부터, 그 다음에는 왼쪽부터. 이런 식으로 번갈아 교차해 먹여도 된다. ②양쪽 분비양이 다를 수 있다. 15분씩 번갈아 먹인 후 덜 나오는 쪽을 5분 더 물리는 방법으로 먹이면 확실히 늘게 된다. (유축도 이런 방법으로 해본다) ③젖양이 충분하면 이번에는 오른쪽, 다음에는 왼쪽 이렇게 한쪽씩만 번갈아 먹여도 된다. ④10분-10분-5분-5분 이런 식으로 먹여도 된다. ⑤함몰이나 편평이라면, 옆구리에 끼고 먹이는 풋볼자세로 먹이면 열에 열 극복된다.
-수유 전후 따뜻한 물 한 잔 마시면 젖 늘리는데 도움 된다. (베지밀이나 우유 등도 가급 따뜻하게)
-두 달 무렵까진 젖 양 변화가 심하다. 휴식이 부족해도 젖양은 눈에 띄게 줄어든다. 젖이 충분한 것 같아도 두 달 무렵까진 가끔 유축해 젖양을 체크한다.
유축했을 때의 양 중에서 60~70% 정도 먹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유축한 것은 날짜. 시간. 양을 기록해 보관(냉장실 3일. 냉동실 6개월이나 가급 빨리 소비)한다. 냉동실에 넣을 경우 낱개로 넣는 것보다 지퍼백 같은 것에 모아 냉동하면 빠뜨리지않고 다 찾아 먹이는데 도움 된다)
-젖양은 3차에 걸쳐 늘어난다. 출산 직후. 1개월. 2개월이다. 2개월 무렵까지 양이 충분하지 않다면 더 늘 가능성은 거의 없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한 달 무렵이면 더 이상 찌릿찌릿하지 않게 된다. 그렇다고 젖양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유선이 이미 충분히 발달해서이기 때문이다.
-훨씬 많은 양의 분유를 몇 분만에 헤치우는 아기처럼 모유를 먹는 아기도 빠는 시간이 갈수록 짧아진다. 빠는 힘이 세진데다가 식도도 넓어져 쉽게 삼킬 수 있어져서다. 몸무게가 정상적으로 늘고 있다면 짧게 빠는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모유 수유를 위한 미역국 섭취는 한 달~한 달 반 무렵까지면 된다. 청국장이나 된장국. 아욱국, 북엇국도 젖 양 늘리기에 도움 된다. 하루 세끼 먹는다면 한끼는 미역국, 두끼는 다른 국. 이런 식으로 먹어도 된다.
-모유 수유 기간 내내 국을 먹을 필요는 없다. 특히 젖양이 많다면 출산 한 달이 되지 않았어도 건더기 위주로 먹거나, 국물량을 줄인다. 국을 먹지 않아도 젖양이 되면 먹지 않는다.
-마늘처럼 향이 강한 것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젖 냄새를 바꿀 수 있고 그로 아기가 먹지 않으려고 할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 음식은 당분간은 자제한다(대부분의 아기는 상관없이 먹는 것 같다)
-유방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아구창의 원인이 되기도 하니 청결하게 관리한다. 그렇다고 수유 때마다 씻을 필요는 없다. 따뜻한 물에 짠 거즈 수건으로 닦은 후 먹여도 된다. 그런데 먹인 후엔 거즈 수건에 물을 묻혀 닦을 것을 권한다.
몽고 메리 선은 비누나 바스 같은 것으로 닦지 않는다. 흐르는 물로만 가볍게 씻어야 한다. 수유 브라만큼은 아기 옷과 함께 빨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