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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래파파 Oct 14. 2021

90점 맞을 정도의 공부는
어떻게 하는 거지

고교 학창 시절에 이렇게 말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이번 시험에서 솔직히 100점은 무리일 것 같고 너무 욕심내지 않고 90점만 맞는 게 목표야. 공부도 그 정도 했어.”      


대놓고 말은 못 하지만 속으로는 ‘뭔가 이상하다’ 생각했다. 도대체 90점 맞을 만큼의 공부는 얼마만큼 해야 하는 걸까. 시험 범위가 10개 단원이면 9개 단원만 공부를 해야 하나. 시험 전날 최종 점검을 하다 말고 억지로 잠을 자야 하나.      


시험 점수가 아닌 목표 대학으로 주제를 바꾸면 비슷한 뉘앙스의 말을 더 많이 들었다. 학생이든 학부모든 “서울 중위권 대학이 목표”라고 말을 하는 이들이 꽤 있었다. 그 말 역시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중위권 대학 갈 만큼의 성적을 받으려면 도대체 공부를 어느 정도 해야 하는 걸까.      


‘90점이 목표’ 라거나 ‘서울 중위권 대학만 갔으면 좋겠다’란 말속에 담긴 속내를 전혀 헤아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꼭 나쁘게만 볼 수 없다는 것도 인정한다. 확실한 건 저 말이 결코 ‘겸손’은 아니라는 거다. 냉정하게 보자면 본인이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고 않을 것임을 스스로 알고 있다는 말이다. 목표를 이루지 못하는 것에 대한 변명을 미리 해두는 면도 있다.     


90점과 중위권 대학이 실패라는 게 아니다. 

100점이 아닌 90점이 목표라는 태도가 잘못됐다는 거다.      


100점을 맞든 못 맞든 시험공부를 할 때의 마음가짐은 ‘100점을 맞겠다’ 여야 한다. 그래야만 적어도 본인 기준에서는 ‘모든 문제를 다 맞을 만큼’ 공부를 할 수 있다. 만약 그렇게 공부를 했는데 100점을 못 맞았다면 무엇이 문제였는지 되짚어볼 수 있다. 충분했다고 생각했던 공부 양이 부족했던 건 아닌지, 단원과 단원 내용을 유기적으로 연결 짓는 걸 소홀히 했는지 등과 같은 피드백을 스스로 해볼 수 있다.      


처음부터 90점을 맞겠다고 공부를 한 사람이라면? 실제 90점을 맞으면 당연히 자신의 문제점을 돌아보지 않는다. 90점을 못 맞아도 뭐가 문제인지 모를 것이다. 개선이 없다는 얘기다.      


기적의 공부법을 찾는 사람들은 먼저 난 몇 점을 목표로 공부했는지 되돌아봤으면 한다. 애초에 100점까지는 안 바란다며 도망갈 구멍을 만들어놓지는 않았는지. 노력 부족을 겸손으로 포장하지는 않았는지.     


새겨야 할 사실 하나 더. 연고대에 입학하는 학생 대부분 원래 목표는 서울대였다. 연고대를 목표로 했던 친구 대다수는 연고대보다 점수가 낮은 대학에 들어간다. 서울 중위권 대학을 목표로 공부한다면 서울 하위권 대학에 가게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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