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더 괜찮은 조건의 가게'에서 일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자 노력하면서, 동시에 제 가게를 만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을 언급하기에 앞서, 최근 SNS에서 이뤄지는 '성공팔이의 행태와 문제점'에 대해 언급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요즘 SNS를 보면 월 N 천을 번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N 개월 만에 월 N 천만 원 달성한 방법' 같은 후킹으로 사람들을 모으고, 돈 버는 방법에 대한 전자책을 판매하거나 컨설팅을 합니다. 블로그(애드센스 광고수입)부터 재능 판매, 스마트스토어(위탁판매), 해외구매대행, 재테크, 무인매장이나 에어비엔비 같은 오프라인 사업까지, 이들이 돈을 버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그중에서도 비용 리스크 없이 시작할 수 있는 방법들이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돈을 벌기 위해서는 꼭 이들의 콘텐츠를 소비해야만 할 듯한 분위기가 조장됩니다.
이렇듯 SNS에서 월 N 천을 번다는 콘텐츠가 넘쳐나면서, 사람들은 나만 돈을 벌지 못하는 것 같은 FOMO에 빠집니다. 그리고 숫자에 현혹되어 비용까지 지불해가며 돈 버는 콘텐츠를 무비판적으로 소비하고, 무지성으로 따라합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다음의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고민이 결여돼있기 때문입니다.
1. 가치의 생산
다시 말하지만, '돈을 번다'라는 것은 '가치를 생산한다'라는 사실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나만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나라는 사람' 자체의 가치를 어필하거나 '내가 만든 상품'의 가치를 소구할 수 있어야 하는 거죠. 그런데 SNS에서 제시하는 돈 버는 방법들을 보면 본질적인 가치에 대한 고민 없이, '누구나 할 수 있는' 방법론만 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위탁판매나 구매대행만 하더라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가치는 판매자가 만들어낸 게 아닙니다. 남의 상품을 가져와 소비자와 연결(방법)해 주고, 이 대행의 대가로 돈을 버는 것이죠.
여기에는 '방법'이 통하지 않았을 때 내가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이 없고, 나만의 경쟁력과 차별성을 만들어낼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상품이 확실하면 한 방법이 통하지 않았을 때 다른 방법을 택하면 되는데, 방법만 있으면 그 방법이 통하지 않았을 때 다른 대안이 없는 거죠. 대행으로 돈을 번 사람들이 SNS에서 콘텐츠를 올리고, 사람을 모으는 이유도 기본적으로 '남의 가치'로 돈을 벌었기 때문에 SNS에서라도 '자신의 상품'를 만들어내려는 시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의아할지 모르지만, 우리가 돈을 벌기 위해서는 돈 버는 것을 일차적인 목표로 둬서는 안 됩니다. 먼저 가치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내가 만들어내는 가치만 확실하면, 그걸 수익화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2. 지속가능성
생산활동은 지속 가능해야 합니다. 그런데 SNS에서 '시급 N만 원', '월 N 천만 원'을 달성했다는 내용을 보면, 단지 어느 시점에 달성한 최고점의 수익을 후킹 멘트로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경우 지속적으로 그 수익을 유지하거나 일의 수요를 조절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다시 되돌아가서, 이 문제는 우리가 스스로 '실체가 있는 가치'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다음은 SNS에서 흔히 보이는 후킹 문구입니다.
'따라만 하면 누구나 월 N 천 달성 가능한 OOOO'
자, 이 말처럼 진짜 따라만 해서 된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게 과연 지속 가능할까요? 또 저걸 알려주는 사람은 대체 왜 우리에게 그토록 좋은 방법을 알려주는 걸까요? 실제로 저 말대로 해서 어느 한 시점에 원하는 수익을 달성하더라도 여러 이유로 지속적이지 않을 수 있으며, 상황이 달라져 더 이상 알려준 사람의 방법이 통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쉽게 돈을 버는 일일수록 신규 진입자가 많고, 더 많은 시간과 감정이 필요하며, 남에게 대체당하기 쉽습니다.
3. 자아실현
우리가 어떤 일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축적의 시간을 견뎌야 합니다. 대부분의 성과는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게 아니라 긴 축적의 시간을 거쳐 어느 순간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SNS 팔로워 수도 그렇고, 매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때 계속되는 시도에도 당장 성과가 나지 않는 긴 축적의 시간을 견디려면 내가 좋아하는 일, 관심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자발적으로 일에 몰입해서 문제를 해결하며 올바른 방향성을 찾아나갈 수 있고, 사소한 디테일에 집착해서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특히 직장에서 아무런 자아실현을 하고 있지 않다면, 직장 밖에서도 자아실현과 무관한 일을 할 경우 축적의 시간을 버틸 만큼 오래 몰입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당장 돈을 버는 것에 연연하며 자아실현과 무관한 일을 하기보다, 수익화까지 오래 걸리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4. 고객의 수준
앞의 세 가지와 함께 제가 개인적으로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바로 고객의 수준입니다. 저는 제가 만든 가치를 아무나 소비하게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적어도 제가 쓴 글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지적 소양이 있고, 어떤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열망을 가진 사람들에게 제 가치를 판매하고 싶습니다. 이는 경험상 주요 고객의 지적 소양이 낮을수록 비합리적인 CS로 고통받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저는 '온라인 가게'에서 지식을 판매할 계획이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받아들이고 활용하려면 최소한의 지적 소양이 필요합니다.
저는 이 4가지를 고려해서 '콘텐츠를 판매하는 온라인 가게'를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글과 영상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마케팅하는 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걸로 가치를 생산해 보기로 한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껏 해온 활동을 발전시켜 출판을 준비하고, 새로운 SNS 계정을 시작해서 사람을 모으고, 크몽에서 콘텐츠 마케팅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쉬는 날도 없이 일하고, 아직 큰 성과를 내지도 못했지만, 제가 지금 뻘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저는 단지 제 가치를 만들어내는 축적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뿐이니까요. 이 시간을 견디고 나면, 분명 제 가치가 큰 성과를 낼 거라고 믿습니다.
저는 이 세상에 쉽게 돈 버는 방법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언제, 어디서든 적용 가능한 돈 벌기 공식 같은 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스스로 가치를 생산해내는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숫자에 현혹되지 말고, 저처럼 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해 보시길 바랍니다.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으면, 그걸 수익화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