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앓기 전
너의 손을 처음 잡았던 그 날
그 사랑의 시작이 바래기 전에
미안하단 한마디로 깨어지는 사랑
왜 그땐 알지 못했나
......
사랑하는 마음을 말로 하면 멀어지는 걸
향기가 다해진 꽃 같은 것
.....
왜 그땐 몰랐나
아무런 바람도 욕심도 없을 때 가까워짐을
이범학의 '마음의 거리'라는 곡.
운전 중 라디오에서 우연히 들은 곡이다. 학교 다닐 때 분명 들어본 것 같은데, 정말 아주 오래전에.
이런 가사의 곡이었다니. 나야말로 왜 그땐 몰랐을까. 하긴 너무 어렸을 때였다.
그리고,
오늘 좋은 날이었는데, 오랜만에 통쾌한 날이었는데, 왜 나는 이 노래를 반복해 들으며 지난 생각을 하는 걸까.
나는 이제 그 옛날의 고등학생도 아니고,
불같은 사랑이 한순간에 꺼질 수 있다는 것도,
충분히 젊고 선했던 사람이 어느 날 세상을 떠날 수 있다는 것도
난 이미 겪었는데.
난 이미 보았는데,
누군가 떠난 뒤에 혼자 남은 사람 마음엔,
미처 전하지 못한 말,
미안하단 말이었지, 아마.
설령 그 말 진작 했어도 많이 변하는 건 없었겠다는 뒤늦은 후회 외에는
더는 남지 않는다는 걸
난 이미 알고 있는데,
그리고
이런 일들 모두
매일같이
너와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삶 속에도 밀려오고 밀려나가는 일들이라는 걸
비록 완전하게는 아니라도
이제 조금은
아는 것만 같았는데
그랬는데
오래된 노래를 반복해 듣고 있을 뿐인 지금
왜 문득,
나는 내가 여전히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까.
미안해하지도
뒤늦게 후회하지도
한 순간에 꺼지지도 않을
꺼지더라도 그것마저 사랑이었노라고 스스로 객관화할 수 있는
사람 사이의 적절한 마음의 거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