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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고사, 마드리드

우리가족 스페인여행 2일차

by 스티븐


스페인에서의 첫 아침이자 이틀째 여행. 오늘은 RF 주파수로 동작하는 수신기부터 챙기고 나선다. 이곳 스페인은 이베리아 반도 1/3이 산악이자 산맥인데 하루 500km 이상을 이동하는 강행군인 터라 미리미리 장비도 받아서 챙겨두고, 적시에 활용하지 못하면 좋은 정보와 광경을 놓치기 일수니까.


좋은 정보? 잠시 음슴체로 시작해볼까?


스페인 이모저모


자 우선 오늘의 생존 스페인어부터 디빔.

- 아침인사: 부에노스 디아스, 혹은 올라~

- 화장실: 아세오

- 얼마에요: 꽌또에스


식당매너문화

- 식당 중간중간에 서빙 보는 친구가 와서 접시 치운다고 이상해하지 않기 원래 대충 먹은거 같다 싶으면, 남았어도, 포크 들고 있어도 야멸차게 가져가기도 함.

- 식당 화장실에서도 가급적 양치는 피하기.

- 식당의 물은 안가지고 나옴. 남았다고 식당이 제공한 물병 들고 나오면 안됨.


스페인의 학과정. 중등까지 1년 3학기임.

- 1학기: 가을~ 12월말

- 2학기: 1월 중순~ 부활절까지

- 3학기: 4월~7월초

이후 두 달반 이상 쉼.


뭐 먹고 사는 나라?

끝 없는 평야에선 농경작이 발달한 나라. 세계 농업경작 3위 국가. 올리브, 포도나무 경작지가 많음. 올리브유는 세계 80% 생산량 경작.

모로코에서 올라오는 계절노동자로 수확기에만 고용. 아몬드 생산량 세계 2위, 밀 수출도 활발. 캘리포니아와 날씨 유사. 요즘철 유명한 과실로 넙적복숭아, 망고. 남부의 생산지로도 유명.

육류의 경우 법적으로 냉동 유통 불가. 모두 냉장 유통만 가능. 매우 맛있는 고기류도 유명.


이동 법 규정.

버스가 4시간 반 운행 단위 45분 휴식 강제. 버스는 속도 100km 이상 밟을 수 조차 없음. 중간중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쉬게 됨.

참고: 43곳의 유네스코 문화재들이 등록된 나라 (우리나라 11곳)


석회질


아참, 어제 이채롭게 보았던 유럽식 비데가 아닌 우리나라의 전자동 비데가 들어왔다 호되게 망한 후 돌아갔단다. 본시 물에 석회질 성분이 많다나. 그렇다보니 노즐이 막혀 손상이 많았다고.


오늘은 바르셀로나에서 호텔 조식 후 아침 일찍 출발.



오전 여행지 사라고사로 간다. 사라고사까진 307km로, 3시간 소요.

사라고사로 가는 길 이동 법규에 따라 중간에 한 번 휴게소에서 쉰다.



안개가 자욱한 한갓진 휴게소다. 우리나라 시흥이었던가? 하늘 휴게소 처럼 고속도로 위를 가로지르는 휴게소 건물이다. 잿빛 콘크리트지만 건물은 올곧게 서있다. 화장실을 이용하고, 딸래미 젤리 하나 사면서 털어버린 동전에 살짝 기분 Up!



사라고사


물류와 교통의 중심이란다.

아래로 마드리드, 위로 빌바오, 오른쪽엔 바르샐로나, 아래로 발렌시아라는 대도시들과 만나니 당연히 교통의 중심이겠거니.

스페인 50개주, 17개 지방 도시 중 하나로, 아라곤 지방.

1492년 국토회복 운동(카톨릭 세력이 이슬람 세력으로부터 장악당한 이베리안 반도를 되찾기 위한 전쟁) 완료시 네 개 건립 왕국 중 하나인 아라곤 왕국의 요충지 였다. 인구 66만명으로 작지만 스페인 다섯 번째 도시이면서 서울보다 1.8배 정도 규모의 사이즈. 해발 208미터 고도로 살짝 추운 도시다. 이베리아족의 에브리강 980km 젖줄로 들어서니 붉은 트램이 우리를 맞이한다. 트램은 항상 볼 때 마다 유럽유럽하다. 언제 타보나~


필라르모 대성당.


차에서 내려 이백 여 미터를 걸었다. 유럽풍 건물 하나하나가 발걸음을 가볍게 돋운다. 잠시 후 도착한 대성당. 낭만주의 고야의 고향 사라고사의 필라르 성모 대성당이다. (보통 주교가 있는 성당을 대성당이라 일컫는다.)


잠시 음슴체.

스페인의 3대 성지중 하나. 예수의 12사도 중 야곱. 스페인의 복음 전파하러 왔다 실패하면서 이곳 사라고사에 묵을 때 발현. 목 기둥을 주어 지어진 성당. 스페인 3대작가 중 하나인 고야의 작품이 천장화로 전시. 바실리카로 교황의 주재하에 지어진 성당. 고딕양식 중 이슬람 대표양식 무대하르요 영향. 11개의 기둥.1961년 완공. 길이 130미터. 폭이 60.


성당 내에 파시즘 독재자 프랑코가 공화파를 몰아내고 집권하며 치른 전쟁중 떨어진 포탄. 두 발을 성당 내부에 걸어 전시해 둔 것이 이채롭다.


피곤할진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당안 기도단에 무릎 꿇고 앉은 아내의 뒷모습이 고마울 지경. 어쩜 이리도 단아하고 아름다운 마님~


대성당 옆의 종탑에서 1시를 알리는 종소리가 안개낀 사라고사 필라르모 성당 주변을 정화하는 듯하다.





중식으로 점심을 떼우고, 다음 여행지 마드리드로 이동한다.


마드리드


또 빠른 음슴체다.

스페인의 수도. 330만 인구. 마드리드란 단어 자체가 물의 도시라는 뜻. 엄청난 지하수를 가지고 있는 도시. 탄산수 발달. 게르만족인 서고족이 들어와 터를 잡은 곳.


사라고사로부터 서쪽으로 322km를 다시 이동. 또 세 시간 넘게 이동했다. 하루 600km를 넘는 이동이라니. ㅎㄷㄷ 하다.


서울에서 부산을 가서 오후 잠시 여행하는 강행군과 맞먹는 이 여행. 하아~ 힘들구나. 하지만 눈과 마음에 채우는 아름다운 광경을 위해서라면 감수 해야지.


M33 지하도로를 통해 마드리드로 입성했다. 마드리드에서 거주권 얻기 세 가지 방법이 있는데, 투자이민 혹은 3년 동안 살거나 혹은 집을 사면 된단다. 내각 32.3km. 외곽 63km로 둘러싼 수도권 중, 안쪽이 부동산값이 엄청 비싸단다.


마드리드 중앙에 입성하자마자 들른곳은 스페인 왕궁. 2천개가 넘는 방을 보유한 왕궁이다보니 폭이 눈에 담기에 버거율 정도로 웅장하다. 조용히 걸으며 구경하다 직선으로 연결된 공원에 다달았다.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문학도로서의 캐반가운 핫플레이스. 세르반테스 동상이다. 동상 앞엔 돈키호테 동상이 섰고, 탑 위 다섯 인종 석상이 들고 있는 책의 모습. 세계 모든이의 책을 든다는 의미를 담은 탑이다.


프라도

세르반테스 동상으로부터 10분을 차로 이동하여 스페인 마요르 광장 외관을 구경하고, 그란비야 거리를 지나 도착한곳. 프라도 미술관이다.


세계 3대 미술관(가이드)프라도 미술관.

16세기~17세기 대항해시대 정복의 국가 답게 31개국이 아직도 스페인어를 쓸 정도. 15세기 이후 스페인 왕실에서 수집한 미술 작품. 그림과 조각을 위한 전용 박물관으로 설립하고 1868년 이사벨 2세 때 국유화되었으며 이때 프라도 미술관이라는 이름을 얻은 유서깊은 미술관이다.



디에고 벨라스케스, 프란시스코 고야, 엘 그레코와 후세페 데 리베라를 비롯한 수많은 화가들의 그림을 소장하고 있지만 모두 전시하기엔 공간이 부족할 지경.

회화의 경우 12세기 로마네스크 벽화에서부터 19세기 고야의 작품까지 연대순으로 전시되어 있다.



오후 다섯 시 반이 되어서야 도착하는 바람에 주요 작품만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감상했다. 많이들 알고 계신 아들 잡아먹는 사투르누스다. 세상의 모든 것을 집어 삼키는 것은 시간이란 의미. 자신의 다섯 자식들을 잡아먹은 저 눈은 외세에 지친 고야 자신의 모습을 그려낸 것일지도.


와중에 내 마음에 남은 작품은 ‘The Third Of May 1808’. 마치 내 상황과 마음을 투영한 느낌이 들어 한참을 바라보았다. 미술관 규정으로 사진을 못찍게 한게 이내 크게 남은 아쉬움이다.


1박2일을 이곳 미술관에서 보내도 좋을 분위기를 이렇게 스파르타식으로 치루고 나니 피곤이 밀려온다.


석식으로 한식(한강 이라는 한국 식당. 미역국, 제육볶음)을 먹고 원기보충 하였으나 웬걸~

반주로 곁들인 샹그리아 두잔 + 씨벨레스 광장(게이 퍼레이드 하는)을 지나 시청건물 주변 백화점에서 제철 과일과 몇 가지 쇼핑 + 타파스 현지식 맛집에 들러 맥주 두병과 각종 안주를 즐기고 나니 녹초!!!!!




마무리로 따파스 맛집에 들러 스페인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주전부리와 함께 맥주 두 병!

라거류였는데 깔끔했고, 스페인 문화 중 하나인 새벽까지 술마시고 흥청이는 선술집 분위기를 목도하고 나니 이해하겠더라. 가끔 귀가하면서 집 근처 선술집에 들러 한잔 하고픈 맘이야 어느나라나 같지 않겠느뇨.


여행은 오감을 다 열어둔 상태에서 즐기는 것


백퍼 공감하나 오늘같은 초행군은 제발. 정말이지 우리 가족 모두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쓰러진다. 하아~ 내일도 강행군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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