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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의 공존, 가우디

우리가족 스페인여행 7일차

by 스티븐

시간은 인간의 허영과 불안을 일깨우는 신의 명작 아니던가. 벌써!! 여행 마무리 시점으로 가는 일정. 아쉽지만 순간순간 즐겁게, 마지막까지 잘 다녀보자.



자연과의 공존


그의 건축 정신은 이것이었다.

오늘도 어제에 이어 하루 종일 바르셀로나. 그의 건축물 투어로 시작한다.


음슴로나~

[구엘 공원]

가우디가 죽기 전으로부터 두 번째 지은 건물임.

구엘? 에우세비오 구엘. 부모로부터 섬유사업을 물려 받은 부유한 백작이었음. 엑스포에서 우연히 착용해보고 반한 장갑에 새겨진 가우디라는 이름을 보고 당시 뿐띠공방으로 찾아가 부탁. 이 때부터 건축 후원자가 되어 주고 지은 공원이 구엘 공원임.

사실 이 공원 부지 건설의 용도는 거주/주택용이었음. 라 펠라 라는 민둥산 15만 제곱미터를 사서 총 60가구단지 건립 목적으로 개발함. 헌데 딸랑 세 가구만 사전 분양. 나머진 줴다 미분양. 사람들이 언덕까지 올리와 살기 싫어해서. 나머지 분양 물량은 결국 포기함. 남은 언덕의 땅을 공원으로 만듬.



설립자들의 분양된 세 가구의 현재는?

구엘의 집은 초등학교로, 가우디의 집은 가우디 박물관으로, 마르틴 뜨리야스 변호사(구엘의 친구)의 집은 가장 높은 지역에 위치해 공원에서도 보인다. 지금도 후손이 살고 있는 개인 집 으로 사용되고 있단다.



거장의 슬픈 마지막


공원 완공 후 바로 성가족 성당으로 짐을 챙겨 옮기고 가우디는 산책 - 미사 - 건축 - 숙소의 반복. 외모엔 거의 신경 안쓰다 보니 남이 보기엔 그냥 말 그대로 노숙자.

그 날도 여느 때와 같이 산책하고 들어오는 길. 그만 지나는 전차에 치어 쓰러지고 만다. 결국 병원에서 사흘간 사경을 헤메다 죽음을 맞이했다. 노숙자인줄 알았던 사람들은 그의 바지춤에 들어있는 성가족 성당 설계서를 보고 나서야 그가 가우디인줄 알았다. 꽤 오랜 시간 방치되다 골든타임을 놓쳐 과다출혈 후 후송된 노숙자 전용 병원에서 허망하게 사망한다.



펜데믹 전과 후 너무 달라진 구엘 공원. 공원내외 구분 관람 가능 섹션을 타이트하게 만들어 둔 상태다. 파란색 바리케이트가 있는 곳을 나가난 순간부터는 반대로 들어올 수 없기 때문에 유의해야 하공~




중앙 공원 아래에 내려가보니 구름(천정의 원), 비(직선을 살린 기둥), 해외 별과 빛(사진의 원형들)의 형상을 살린 모습의 하부 기둥이 보인다. 곡선의 미 온전하고 풍부한 공간이다.


사람을 앉혀두고 설계했다는 중앙 공원의 의자는 앉아보니 정말 편하더라. 빗물이 떨어지면 뒤쪽 아래로 자연스럽게 흘러 내려 동물형상의 배수로로 자연스럽게 흘러, 분수대로 연결되는 구조다. 물과 인간에 대한 설계자의 미덕이다.



공원 곳곳에 자연 그대로를 살린 건축양식. 세상에 야자수와 건물사이사이 오가는 비둘기도 쉽게 자리잡지 못하게 처리해둔 마감이라니. 가우디의 세심함에 한 번 더 놀라고 간다. (딸래미의 젤라또도 계속 된다~)



유대인의 언덕(몬주익)보다
십자가를 더 높게 달지 말라


드디어 가우디의 걸작 - 성가족 성당에 왔다. 9천명 정원에 총 2만 2천명이 몰려 미사를 할 정도. 입장시 시계도 풀고 혁대까지 풀게 한다. 엑스레이 검색대까지 통과해야 내부 관람이 가능한데 몇 년 전 있었던 테러위협 때문이리라. 그래도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아 다행.



신은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가우디의 성가족 성당 건축은 현재진행형이다. 중앙 탑을 재건축 중이고, 일부 기도당의 탑들도 건립이 예정되어 있다. 이 상황에 정부의 비용을 투입 안한다. 아니 시민들이 받지 않겠다고 항의 했다나. 정부 개입 없이 입장료 만으로 천천히 짓고 있음. 신은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는 가우디의 말을 그대로 지켜 건축중이란다.

신과 예술을 아는 이런 멋진 시민들!!



자 감상해보자. 중앙으로 부터 순환 영광의 문. 네 개의 탑. 12사도를 의미.

탑 꼭대기 마다의 모자는 추기경모자를 의미하며 94, 107미터. 12사도탑을 의미한다. 가운데 예수탑이 175미터, 북쪽 마리아 탑이 134미터, 옆의 복음탑이 130미터. 탑 부분부분 구멍이 많은데 이는 소리의 공명이 잘 이루어지도록 정탑을 만들고 일부러 낸 것 이라고 한다.


중앙 탑 팰리컨이 보인다. 기근이 들면 가슴털을 뜯어 새끼들에게 먹일 정도로 희생정신이 강한 새인데 이는 예수를 의미한다.


자 성당 정면을 살펴보자.

정문은 사랑의 문이다. 위로부터 가브리엘 천사, 중앙 예수의 탑, 별 아래 동방박사, 그리고 그 아래엔 목동들의 형상이다.



왼쪽은 소망의 문. 결혼, 요셉, 가우디가 기름을 칠해 석고를 직접 떠서 동상을 만드는 기법을 썼는데 심지어 죽은 아이를 표현하려 실제 죽은 아이를 데려와서 석고를 떠 석상을 만들었단다.



오른쪽은 믿음의 문이다. 큰 모양의 눈은 신의 손을 의미하고, 아래는 8일 후 할레하는 모습, 그 아래는 예수, 청년 목수 예수를 형상화 했다.



성당 앞 입구 건축 조각상들에 대해서도 1984 유네스코 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성가족 성당 지하에는 가우디 묘지가 있지만, 들어가진 못하며 관람로 일부만 개방해 성당 건축 과정을 보여주고 있었다.


전율과 경외감


드디어 성당 안으로 들어가 본다. 입이 떡 벌어지는 아름다움과 웅장함. 형언하기 힘드니 한참 입만 벌리고 감상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 모두 숲에 들어온 느낌에서 시작해 경외감에 휩쌓인다. 아 이 감동의 전율을 어쩐다지. 정수리에서 손끝까지 소름이 돋는다.



천정은 별이 비치는 모습 그대로를 표현한듯. 진심 감동이다. 힘들게 달려온 이유를 채워준 감동의 시간이다. 사진은 그 감동의 1도 안되지만 한 번 살펴보시라.



성당 내부에서 왼쪽 스테인글라스는 햇빛을, 우측 스테인글라스는 석양으르나타낸다.

그 중 작은 원형 글래스에 1940년대생 안드레아 김대건 신부를 나타내는 A.Kim 이라는 상징이 보인다.

(안드레아 김의 약자)



좌측 끝 영광의 문을 바라보며 또 마음가득 경외감을 채운다. 건축물로 이런 아름다움에 감동 받아 경외감을 갖는 경험이 얼마나 있으랴.


대제단 뒤로 나오면 성경의 이야기. 좌로부터 유다, 베드로, 재판을 받는 예수(신성모독죄), 십자가를 지고 오르는 예수, 베로니카의 기적, 가우디 형상,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 골고다의 의미 등 성경을 그대로 형상화한 석상을 만나볼 수 있다.



람브라스 거리를 지나 파오광장, 콜럼버스 기념탑 - 그 유명한 몬주익 언덕이 보이는!


근처 마레매그넘에서 점심으로 빠에야. 스페인 전통식으로 샤프란 향신료를 넣은 해물볶음밥. 남자가 사랑하는 그녀를 위해 지어주는 밥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야 이거 완전 내게 잘맛는다. 한 톨도 남기지 않고 순삭!!! 디저트로 나온 아이스크림도 쵝오!!


오늘의 여행 마무리는 아웃렛. 중년의 가장에겐 힘들 각오를 해야 순례의 시간. 하아~

라로까빌리지. 우리 마따님께 여행의 백미 중 하나는 쇼핑 아니겠는가. 긴 구획으로 만들어져 있어 동선 거리가 멀고 오래 걷는다. 힘들었어!!! 쇼핑로드는 역시나 내겐.... 쩝.



휴~ 오늘도 행복한 여행. 내일은 스페인 여행 대망의 마지막 날이다!!! 푹 자자. 휴.... 이제 시차 적응 하려는데 끝나가네. 아이고 돌아가서 또 졸려 죽을 판~


PS. 명품 앞에서는 수도승의 마음으로 서신 마님…


PS2. 오늘 여정은 끝인줄... 헌데 현지 까루프에 끌려왔...아 이젠 정말 피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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