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싫은데, 너는 나를 좋아한다. <13화>
집 안까지 들어와 바로 쉴 수 있게끔 자료를 책상 위에 정리하고, 휴대폰을 충전기에 꽂고, 침대 위 이불을 펼친 오빠는 텅 빈 냉장고를 보더니 한숨을 쉬었다.
"사먹으면 돼. 그만 가."
계속해서 최면을 걸었다. 내가 도끼병 환자인 거라고, 고작 간호사의 의심과 엄마의 장난에 놀아나지 말자고 몇 번이고 심호흡을 했다. 그러나 하나하나 의식하기 시작하니 모든 행동이 수상쩍었다.
"장 봐올게. 쉬고 있어."
"장을 오빠가 왜-...... 그냥 가. 데려다 줄게."
등을 떠밀어 겨우 집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탁 트인 공간으로 나오니 어색함이 무뎌졌다. 오빤 못이기는 척 밖으로 나왔지만, 여전히 불안한 모양이었다. 포기하지 않고 장 보러 가자, 죽이라도 사다 놓겠다는 걸 간신히 말리고 차에 태웠다. 끝까지 시동을 못 걸겠는지 유리창을 내리고 나를 살폈다.
"오빠가 가야 내가 쉬어."
다크서클이 턱끝까지 내려왔음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제야 시동 버튼을 누른 오빠가 마지막까지 떠드는 잔소리에 귀를 양손으로 막았다. 왼쪽 팔꿈치에 통증이 심해졌다. 이제 팔을 드는 것도 무리라니, 자존감이 팍팍 깎였다. 차가 완전히 시야에서 벗어났을 때, 비로소 몸을 돌렸다. 그냥 집으로 돌아가자니, 정말 먹을 게 하나도 없어서 편의점에서 도시락이라도 살까 하고 횡단보도 앞에 섰다. 햇살은 벌써 땀을 삐질 흘리게 만들 정도로 뜨거웠다. 6월이 이 정돈데, 8월에 숨은 쉴 수 있으려나 벌써 막막했다. 이른 훗날을 걱정할 수 있다니, 어제완 달리 여유가 넘치는 내 자신이 기특했다. 맞은편, 단발머리의 발랄한 여학생과 웃으며 걸어가는 시환을 보기 전까지 아주 잠깐동안만. 밥맛이 뚝 떨어졌다. 여기 있었단 사실을 들키기 싫어, 빠르게 돌아섰다. 그리고 앞만 보고 걸었다. 그렇게 몇 날 며칠을 집에서 나오질 못했다.
반찬거리를 두고 가겠다는 엄마 연락을 받고, 그제야 침대에서 빠져나왔다. 이 몰골을 보면 은형 오빠한테 전화할 게 뻔하니, 최대한 잘 지내고 있는 모습을 연기해야 했다. 청소를 위해 베란다 문을 열자 장마가 시작된 건지 비내음이 물씬 풍겼다. 비오는 날 청소라니, 덥진 않아서 다행이었다. 책상 위 퍼져있던 종이들이 바람 덕에 훨훨 날아 바닥을 어질렀다는 점 빼곤 마음에 드는 날씨였다.
'한송이 작가님의 1호팬, 윤시환 드림.'
흩어진 자료들을 줍다가, 시환이 준 티슈를 발견했다. 아. 완전히 잊고 있었던 예쁜 쓰레기. 1호팬이 탈덕하면 무섭다며 경고하던 그의 모습이 흐릿하게 떠올랐다. 응. 무섭네요. 덕분에 지금 이렇게 히키코모리처럼 지내고 있어요. 뼈아픈 장난도 칠 수 있다니, 강풍에 추억도 하나 둘 날아갔다. 엄만 등장만으로도 내 마음을 인정하는 것도 돕더니, 정리하는 것도 돕네. 책상 아래 쓰레기통에 고이 접어 넣고, 다시 집안을 청소했다.
일요일에 퇴원하고, 월요일에 푹 자느라 놓친 검사를, 은형 오빠 덕분에 오늘 다시 잡았다. MRI부터 시작해서 근전도 검사도 새로 받고, 아무튼 이래저래 혼이 쏙 빠졌다. 사실 수술 외엔 해결방안조차 마땅치 않았다. 수술도 크게 도움되지 않을 거라는 게 의사들의 소견이었다. 완전히 못쓰게 됐을 때, 심장이 안 뛴다거나, 팔을 들지 못하게 되면, 아마 그땐 생명을 연장하는 정도로 수술이란 최후의 수단을 쓰게 될 터였다.
"집으로 가지? 조금만 기다려. 곧 퇴근이야."
퇴근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니, 의사란 직업이 새삼 부러웠다. 한사코 거절하려다가, 학원에 두고 온 자료들이 있어 어쩔 수 없이 오빠 힘을 빌리기로 했다. 그 많은 교안 파일을 들고 지하철을 타는 건 무리였다. 더군다나 지금처럼 왼팔을 꼼짝할 수 없는 때라면 더더욱이나.
"학원으로 가자. 복직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이 다 거기 있어."
오빠는 기분 좋게 핸들을 돌렸다. 늘 됐어, 괜찮아, 필요 없어-를 외치던 동생이 부려먹는 게 저리 좋을까 도통 이해할 수 없었다. 저게 엄마가 말한 사랑의 방식일까. 오빠는 전과 다를 바 없이 똑같았다. 내게 자기 감정을 티낸다거나 그에 상응하는 마음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그저 주는 데에만 만족했다. 모르고 받았을 땐 귀찮기만 했는데, 알게 된 후부턴 안쓰러웠다. 미안해서 더 선을 넘지 않으려 애썼다. 아마 오빠도 어느 정도 의식하고 있겠지만, 우리 둘 다 말로 꺼내진 않았다. 사이가 멀어질 일을 피하고 있었다. 학원에 도착했고, 동료 선생님들은 나를 반기면서도 은형 오빠를 흥미롭게 쳐다봤다. 푼수 김쌤이 특히 음흉한 눈빛을 보냈다.
"한쌤, 이렇게 잘생긴 남자한테 간호받아서 그런가 얼굴이 더 폈네! 그럼, 그 학생이랑은 더 연락 안 하는 거야? 왜, 우리 배달 알바생 있잖아. 시완? 시환 씨?"
티슈는 여전히 쓰레기통에 있다. 화장실, 거실 쓰레기통을 비울 때에도 책상 쓰레기통은 그냥 뒀다. 지우개 가루도 괜히 거실에서 버렸고, 더는 쓸 수 없는 샤프심도 화장실까지 들고 갔다. 짧은 시간 너무 깊이 드러내서,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며 합리화했다. 그런데, 이름만 들어도 귓가가 둥 울리다니. 아직 멀었지 싶다. 은형 오빠는 굳어지는가 싶더니, 나를 깨웠다.
"송이야, 이것만 들고 가면 돼?"
내 사물함에서 꺼낸 교안들이 오빠 턱끝까지 쌓여 있었다.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학기에 봬요. 수고하세요."
"몸 조심해~"
정쌤이 김쌤 등짝을 찰싹 내려치곤, 도망갈 수 있게 길을 터줬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차로 갈 때까지 조용했다. 애써 모르는 척하는 건, 아무래도 익숙해지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래도 차에 짐을 싣고 나서, 지하철 역까지 펼쳐진 긴 카페 거리를 보니 실없는 웃음이 터졌다.
"왜?"
"아니, 그냥. 맨날 지겹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보니까 마음이 놓이네. 익숙함의 소중함인가 싶어서."
오빠가 옆으로 걸어와 나란히 서서 나와 같은 방향을 쳐다봤다. 얼마나 그렇게 서 있었을까, 카페 안에서 나오는 한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시환이었다.
"송이가 다니는 길은 이랬구나. 나도 괜히 반갑네."
은형 오빠 말이 귀에 들어올 리 없었다. 시환이 내 쪽을 바라봤다. 한참동안 우리는 머나 먼 거리를 사이에 두고 서로를 주시했다. 시끄러운 대학가의 소음, 반짝이기 시작하는 네온사인들은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내 세상 속에는 시환이 다였다. 땀을 삐질 흐르게 하는 지면의 열기보다도 강한 열기가 속 깊은 곳에서 삐져나왔다. 오빠가 나와, 내가 보고 있는 곳에 시환이 있는 걸 알고 어금니를 깨물었다. 그리곤 내 앞을 가려버렸다.
"타. 이제 가야지. 오늘은 내가 저녁 해줄 테니까 그거 먹고 넷플릭스도 보자. 어때?"
시환이 내게로 달려왔다. 오빠는 차 문을 열었고, 나는 시환을 마주하든지, 차에 타든지 둘 중 하나의 선택권을 쥐었다. 머뭇거림. 보고 싶었던, 더는 보지 않겠다고 다짐한 그가 내게로 오고 있다. 변함없이 나만을 위하는 은형 오빠가 재촉하고 있다. 어떡하지. 어떡해야 하는 거지. 시환에게로 향하는 마음과 달리, 시환의 발끝을 향해 발등을 보였다.
"송이 씨. 나 할 얘기도 많고, 들을 얘기도 많아요. 그러니까, 타지 말아요."
얼마나 빠르게 달린 거야. 날도 더운데, 땀 자꾸 흐르면 탈수 생길 텐데. 차 안에 있는 아직 뚜껑을 따지 않은 생수병을 주고 싶어지는 걸 보면, 난 정말 깨는 사람이다.
"송이 병원 다녀요. 일도 관뒀어요. 그러니까 더는 이 동네에서 어슬렁거리지 마세요."
은형 오빠가 나를 밀어 넣으며 시환을 내쫓았다. 얼마 전에도 똑같은 상황이 펼쳐졌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꼼짝 못하는 게 못마땅했다. 정신은 말짱했지만, 팔이 심하게 떨렸다. 수전증을 심히 앓는 사람처럼 경련이 일어났다. 이 모습을 보여줄 순 없었다. 창문을 내렸다.
"전 송이 씨한테 들어야겠어요."
"아픈 모습 보여주기 싫은 애한테 잔인하단 생각 안 들어요?"
"송이 씨, 우리 같이 아파요. 나 아플 준비 됐어요. 그러니까, 나랑 얘기 좀 해요."
바닥이 뜨거워서, 얼굴이 찌푸려졌다. 에어컨 빵빵한 차 안 공기와 뜨거운 열기가 맞물려 얼굴이 확 습해졌다. 오빠는 창문 올리라며 운전석으로 걸어왔다. 시환이 한 걸음 앞으로 다가왔다. 허리를 숙여 나와 눈을 맞췄다. 이마에 맺힌 땀이 턱으로 미끄러져 내렸다. 덜덜 떨리는 팔을 엉덩이로 깔고 앉았다.
"이봐요, 유시환 씨!"
오빠가 시환을 강하게 불렀다.
"며칠을 기다리다 겨우 만났어요. 잠깐만 얘기해요. 응? 송이 씨."
"단발머리 여학생이랑 잘 어울리더라고요."
그를 끝내 보내주기로 결정했다. 마지막까지 욕심 부리지 못하는 내가 너무도 밉고 싫었지만, 시환을 나라는 고통의 구렁텅이로 빠뜨리는 것에 비교하면, 훨씬 잘한 선택이었다. 혼란스러워하는 시환을 두고, 창문을 닫았다. 은형 오빠가 빠르게 올라타 출발했다. 늘 그래왔듯이, 내가 남겨지고 싶지 않아서, 다른 사람을 세워두고 먼저 떠났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을 믿는다.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유일한 것이 인연이라는 드라마 대사를 기억한다. 신데렐라는 동화 속에나 존재하며, 결국 사람은 비슷한 부류와 얽히고 섥혀 연을 만들어 간다는 사회 기본적 통념을 지지한다. 어디로 보나, 나는 시환과 엮일 수 없다. 진리를 인정한지 벌써 두 번째다. 푸른 하늘과 내리쬐는 태양, 살짜쿵 씰룩이는 나뭇잎이 야속하다.
'며칠을 기다리다 겨우 만났어요. 잠깐만 얘기해요. 응? 송이 씨.'
아이를 처음으로 유치원에 떼어놓아야 하는 등원 첫날, 엄마는 씩씩하게 뒤로 돌아 집으로 가 버리고, 아이는 세상에 혼자 남겨진 느낌을 받는다. 무정하게 사라진 엄마가 밉고, 새로운 환경이 두렵다. 목에서 피 맛이 날 때까지 운다. 그러다 지치고, 서서히 친구들과 어울린다. 여전히 엄마가 보고싶지만, 적응한다.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유치원에 가는 게 재미있고 즐겁다. 그렇게 엄마가 아닌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법을 알고, 사회 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엄마는, 아이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밖에서 발을 동동 구른다. 너무 이른 나이에 아이를 떼어놓는 건 아닐까 걱정이 크다.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아이 소리에 심장이 아린다. 쭈뼛대는 아이를 보면 기특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함께 있어줄 수 없어 미안하다. 선생님이 기다리고 있는 엄마를 발견해 괜찮다고 다독여서 집으로 돌아왔지만 발걸음은 무겁다. 아이와의 24시간은 피곤했지만, 아이가 없는 단 6시간은 휑하고 허하고 시리다.
"오빤 알고 있었구나. 시환 씨가 나 기다리는 거."
휴대폰을 확인했다. 시환과 연락하지 않으니 며칠을 그냥 둬도 배터리가 방전되는 일은 안 일어났다. 문자 한 통 없던 시환이 유치원에 버려졌다고 생각하는 아이처럼 우는 게 이상해서, 차단 번호를 살폈다. 시환의 번호가 있었다. 이름까지 지워진 채로 번호 하나 달랑. 각종 스팸 전화도 차단하지 않는 내 폰에, 차단 목록에 그가 덩그러니 자리를 차지했다. 은형 오빠 짓이다.
"연락 안 한 게 아니라, 내가 못 받은 거였네. 병자가 무서워서 도망친 이기적인 사람으로 만들어놓고, 속 편히 지냈어. 그치?"
"병자라는 단어보단 환자가 좋겠어."
기가 찼다. 지금 뭘 지적하는 거지. 저건 여유일까, 아니면 감정을 숨겨왔던 그동안의 음흉함이 쌓인 내공일까.
"어쩌지. 난 시환 씨 이기적이라고 생각 안 해. 미안해서 내려놓는 거야. 이제 시환 씨는 나 잊고 잘 살겠지만, 난 평생 이 모양 이 꼴로 살 거야. 오빠 때문에."
친한 사람한테 상처 주는 게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지금은 뚫린 입이 그냥 멋대로 움직였다. 오빠가 한 짓이 어이가 없어서, 무슨 말을 하든 내가 받은 충격보다 덜 할 거라고 생각했다. 집에 거의 다다랐고, 차는 신호에 걸려 정차했다. 오빠는 변명도 안 했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약해져. 그 남잔 잠깐 바람 분 거라고 생각해. 니가 힘들 때 찾아와서 잠깐 흔들고 간 거라고. 일 때문에 무리해서 지친 상태라 헷갈렸을 뿐이야."
"왜? 내 옆에 오빠 말고 다른 사람이 있는 게 싫어서?"
내내 앞만 보고 달리던 오빠가, 처음으로 나에게로 눈을 돌렸다. 당혹감, 어쩔 줄 몰라 흔들리는 눈동자, 살짝 넓어진 콧평수, 씰룩이는 입술, 꽉 깨문 어금니, 요동치는 목젖. 미안함보단, 실소가 터지려는 걸 가까스로 참았다. 참으면 병난다는데, 아무래도 자꾸만 심해져가는 증세는 오빠 때문이지 싶다.
"언제부터 안 거야?"
"그런 감정으로 돕는 거면, 그만 둬."
친구가 연인으로 발전하는 건 어떻게 보면 가장 자연스럽게 감정을 키우고 발전시키는 방식일 지도 모른다. 친구 사이엔 남녀가 없겠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절대적으로 그게 불가능하다고 단정 짓지도 않는다. 하지만, 자신이 없어서, 상대가 부담을 느낄까 봐, 친구라는 이름을 내걸고 옆에 붙어 있는 건 내겐 배신이다.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은데, 매 순간 섭섭하고 속상하게, 이기적으로 굴었을 테니까. 모르기 때문에 저지를 수 있는 말과 행동은 생각보다 잔인하다.
"아픈 사람한테 감정을 바라는 것처럼 바보 같은 게 또 없으니까. 바란 적 없어. 내가 좋아서 그랬어."
오빤 안다. 내 관계 카테고리에 오빤 절대 친구에서 옮겨갈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를 수가 없었다. 그걸 알았기 때문에 여태 숨겨왔던 거다. 다 낫고 나면, 내가 심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그때 주변을 챙길 걸 기대하면서, 은은히 일상에 스며들어 오빠 없으면 안 되는 나를 스스로 깨닫기를 바랐던 거다. 내가 환자라서, 기다린 거다.
"저거 그냥 가져다 버려. 그리고 절대 연락하지 마."
벨트를 푸르고, 순식간에 차에서 내렸다. 차 사이를 헤집어 인도 위로 올라갔다. 빠르게 이동하진 못해도, 지름길을 알고 있었다. 차는 절대 들어올 수 없는, 이 동네에 자주 와 본 오빠도 알지 못할 나만 아는 것 같은 작은 길. 연이은 장마로 축 늘어져버린 작은 꽃들이 꼭 나 같아서 코 끝이 찡했다. 시환은 내가 알려준 이 길을 몇 번 더 와 봤으려나. 그때 알려주지 못한, 지금은 꺾여버린 작은 꽃이 예쁘게 핀 모습을 한 번은 구경했을까. 나도 참 중증이다. 그를 길가에 세워두고 왔으면서, 여전히 그를 생각하는 게.
"엄지공주도, 팅커벨도 없었어요."
길 끝에, 시환이 서 있었다. 머릿속에서만 멤돌던 그가 눈앞에 나타났다. 어떻게 나보다 빨리 왔을까. 그렇게 매몰차게 버렸는데, 내 속도 모르고 또 찾아왔다.
"어떻게... 왜 여기 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잘 어울리는 건 송이 씨라서."
시환은 내가 환자라서, 기다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