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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름공항 Aug 18. 2024

어른들 말씀 잘 들어야 해

저학년, 중학년 아이들을 담임하는 것이 수월하다는 것은 아마도 그 또래 아이들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어른에 대한 경외감'에 원인이 있는 것 같다. 이들은 개념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어른이 말씀하시는 것은 듣고자 한다.


나도 어렸을 때는 아무리 나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이라도 그 사람이 어른이라면 부정할 생각조차 감히 해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이 아이들도 조금 지나면 뭉뚱그려 대단한 존재였던 '어른'이 꼰대. 소시민. 허풍쟁이. 탐욕덩어리. 얌체. 멍청이. 그리고 일부 진짜 어른으로 구분되어 보이겠지.?


아무튼 나는 요즘 '선생님이 밥 잘 먹는 사람이 좋다고 이야기한 것을 기억하고는 배가 아픈데도 말하지 않고 억지로 밥을 먹는' 아이들과 산다. 표정이 너무 안 좋아서 "혹시 배가 아프니?"라고 물어보자 그제야 눈물을 글썽이며 끄덕이는 그런 아이들이랑.


집중력은 아직 떨어지지만 온 마음으로 내 말을 들어주는 아이들이랑 있자니 조심스럽다. (2013.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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