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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화 Mar 20. 2024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을 좋아하시나요?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을 좋아하시나요?

 치약맛이 나는 초콜릿 맛 아이스크림이요.


 재작년쯤에 아이들이 '민트파', '초코파', 이러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맛에 따라 친구들의 성향을 분류하는 모습을 봤었습니다. 그 당시 '치약맛을 굳이 먹을 필요가 있나?'라고 단순히 생각하며 그냥 지나쳤었어요. 저희 집 아이들도 모두 '초코파'라면서 민트도 싫고 민트초코도 싫어한다고 이야기했었지요.


 그러고선 1년 후쯤에 제가 우연히 한 회사에 입사를 했습니다. 간식을 참 많이 먹는 회사였어요.  커피숍 커피를 먹고, 제과점 빵을 먹고, 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요. 저는 아끼면서 생활한다고 커피숍 커피도 잘 안 먹는 사람이었는데, 회사 간식비로 참 많이 호식했었지요. 하루는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을 간식으로 먹는데, 그 아이스크림을 먹은 후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스크림을 자주 드시나요?

 드신다면 어디서 주로 사 드세요?


 저는 아이스크림을 자주 먹어요. 

 그리고 아이스크림은 식자재마트에서 주로 사 먹습니다.


 식자재 마트라고 콩나물도 박스로 팔고, 양념류도 대용량으로 파는 마트가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편의점에서 1000원에 파는 아이스크림을 400원에 팝니다. 그래서 식자재 마트에 갈 때마다 아이스크림을 사 먹습니다. 저희 집 아이들도 식자재마트에서 파는, 보통 편의점에서 파는 아이스크림을 먹습니다. 이렇게 사 먹는 아이스크림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가끔 콘 아이스크림을 먹기도 하고, 막대 아이스크림을 먹기도 하고. 그러면 된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회사에서 배스킨 라빈스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갑자기 민트초코 아이스크림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민트초코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요. 신기하게도 10명의 팀원이 있었는데, 저 빼고 모두 민트초코를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리고 그날 아이스크림 종류 중에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날 처음 먹어봤어요. 배스킨라빈스의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을요. 


 제가 먹어봤던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은 마트에서 흔하게 사 먹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이었습니다. 맛이 참 없었고요. 그런데 배스킨라빈스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은 맛있었습니다. 문제는 저희 집 아이들한테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을 사준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것을 그날 처음 깨달았다는 것이지요.


 '아이스크림 뭐 별거 있어. 그냥 자주 가는 곳에서 사 먹으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을 꼭 사줘야 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외식을 하건, 디저트를 사 먹던. 그냥 자주 가는 동네의 편한 곳에서 먹으면 된다는 생각을 했었지요. 


 그런데 배스킨라빈스의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을 먹어보고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우리 얘들한테 맛의 경험을 풍부하게 못 시켜준 것 같은 미안함도 들었고요. 그날 퇴근하자마자 아이들을 데리고 배스킨라빈스에 가서 먹고 싶은 맛 한 가지씩 사주었습니다. 민트초코 아이스크림도 하나 더 사주었고요. 맛보라고요.  


 재작년에 민트파, 초코파 나누며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친구들과 자주 이야기 하던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때 모두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을 싫어한다고 이야기했던 우리 집 아이들.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을 먹더니,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취향으로 바뀌었습니다. 

 

 400원 아이스크림과 3900원 아이스크림의 차이일까요?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10배의 차이가 나는 가격의 아이스크림이니까 뭔가 다르긴 하겠지요? 400원 아이스크림을 먹듯이 매일 사주지는 못하지만, 가끔은 여러 가지 맛의 40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사주려고 합니다.


 사실, 회사에서 팀원들이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을 사러 가기 전에 저한테 질문을 했었거든요. 무슨 맛 아이스크림 제일 좋아하냐고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위주로 사 오겠다고. 그런데 답을 잘 못했습니다. 저도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을 이십 년 전에 몇 번 사 먹고선 그 후로 사 먹지를 않아서, 무슨 맛을 제가 제일 좋아하는지 잘 몰랐거든요. 


 3900원 아이스크림이 너무 비싸서 못 사줄 정도의 아이스크림도 아닌데 말이죠. 물론 400원에 비하면 비싸긴 하지만요. 너무 가성비만 따지면서 살림을 해왔나 봅니다. 가성비가 전부는 아닌데 말이에요. 자주는 아니지만 아주 가끔 3900원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러 갑니다. 그런데 또 엄마 입장에서는 말이죠. 아이들이 세 명이다 보니, 3900원으로 끝나지는 않습니다. 3900원 곱하기 3이니까요. 그래도 가끔이니까요. 그리고 저도 아끼며 산다고 커피숍 커피를 잘 안 사 먹었는데 말이에요. 가끔은 궁금한 맛의 커피를 커피숍에서 사 먹어 보기로 했습니다. 시즌마다 나오는 커피맛이 궁금했었는데, 궁금한 채로 그냥 나뒀었거든요. 이제는 궁금하면 다 해보려고 합니다. 


 글을 읽다 보니 제가 너무 궁색해 보이시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괜찮습니다. 생활비가 부족해서 그런 건 아니니까요. 다만 소비패턴이 다를 뿐이고, 돈을 쓰는 곳이 다를 뿐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을 통해 눈에 보이는 가성비만 따지지는 않기로 했습니다. 

 


 


 


 



















민성 바지, 성태 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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