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이름은 어떻게 되나요?

신간읽기 프로젝트 24

by 홍유

한때 유행했던 노래 가사에 이런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름표를 붙여~ 내 가슴에~" (현철, 1998, 사랑의 이름표)

참으로 뜬금없지만,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나서 제일 먼저 떠오른 노래였습니다. 혹시 기억하시는 분 계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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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음에 이름을 붙인다면 / 마리야 이바시키나 글, 그림 / 김지은 옮김 / 2022 / 책 읽는 곰 / 출처: 알라딘 인터넷 서점


화끈한 사랑의 도장은 아니지만, 우리의 마음은 어떤 이름을 갖고 있을까요?

기실 마음의 이름이라기보다는.. 뭐랄까요? 지금 내가 하는 생각, 내가 처한 상황을 딱 한마디로 하고 싶은데 마땅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던 적 있지 않으세요? 이 책은 그때를 위한 책이 아닌가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글이 한글이라고 하고, 누구가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이 한글이라고 하지만, 우리말에는 없는 단어들이 은근히 있는 것 같습니다. 표지에 나온 것처럼, "사랑하는 사람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빗어 내리는 일"이라고 지칭할만한 단어가 딱 떠오르지가 않습니다. "그대의 머리카락에 빗질을"이라고 하기에는 무언가 어색하지요. 그런 상황을 다른 언어에서는 어떻게 표현할까요?


책장을 열어보면, 세계 여러 나라의 말들이 가득합니다. 우리가 풀어쓰는 말들을 표현한 말들이지요.

"사랑하는 사람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빗어 내리는 일"은 포르투갈 말로 "cafuné(카푸네)"라고 한다네요. 그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결단력과 회복력을 보여주는 것, 어떤 도전에도 대처할 수 있는 내적 능력"은 뭘까요? 이건 핀란드 말로 "sisu(시수)"라고 한답니다. "여행을 떠나기 직전, 불안과 기대로 가득 차서 어쩔 줄 모르는 상태"는요? 이건 스웨덴 말로 "resfeber(레스페베르)"라고 한다네요.


세상 위에 사람 수만큼, 감정을 표현하는 말들이 참 많은 듯합니다. 아름다운 순간을 하나씩 이름 붙여 나갈 때, 그 순간은 마음속에 각별하게 기억되겠지요. 첫걸음을 뗀 아이를 바라보는 뭉클한 심정을 "아이의 이름 뒤에 첫걸음"을 붙여 명명할 수도 있고, 뽀롱뽀롱 우는 새를 보는 순간을 "새소리2"라고 붙일 수도 있겠지요. 그렇게 아름다운 순간 하나하나, 기억하고 싶은 이름 하나하나. 특별한 이름을 갖고 가슴속에 남기는 것 자체가 참으로 행복한 일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종종 마주치는 익숙한 순간에 이름을 붙이곤 합니다.
하지만 그 순간을 하나의 의미 있는 사건으로 느끼려면
집중해서 들여다보아야 하고 생생하게 되살릴 수 있어야 하지요.
오직 그런 순간에만 이름을 붙여야 합니다.



커버 이미지: 당신의 마음에 이름을 붙인다면 앞표지 (출처: 알라딘 인터넷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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