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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라랜드 Apr 11. 2021

나의 흑역사에서 만난 운명의 사람

나의 역사에서 만난 운명의 사람

 

 철썩 같이 믿고 있었던 인턴의 기회가 날아가면서 새로운 계획을 만들어야 했다. 더 이상 미련을 두지 않고 다른 기회를 찾아야 했다. 때마침 부동산 업계 취준생들을 위해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P&P카페에서 프로그램 참가자를 받고 있었다. 대리급 이하의 선배들에게 취업 고민 상담을 할 수 있었고, 선배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며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선배 중 한 분은 회사가 망해서 갑자기 실직을 하게 된 상황이었다. 원하는 곳에 당장 이직이 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같은 동네 동생이라고 주말에 시간을 내 주어 도와주었다. 선배와 같이 온 동네 친구는 부동산 pm회사의 인사팀을 다니고 있었고, 더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준비가 부족한 취준생에게 가고 싶은 업계 사람을 많이 알게 되었다고 해서 취업으로 이어지기엔 부족했다. 4학년이 되자 마음이 급해졌다. 25살의 나이가 적지 않은 나이라고 생각했다. 나의 때가 있는 법인데 그때는 불안하고 초조했다. 한 그룹의 프랜차이즈 회사에 처음으로 입사 지원서를 냈다. 1,2차 면접에서 덜컥 합격을 해 버리자 왠지 다녀야 할 것 같았다. 내가 원하는 직무는 아니지만 다니면 그 안에서 기회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신입사원 연수원을 가야 하는 날까지도 이 회사를 갈까 말까 했다. 그때 당시 갈까 말까 할 때는 가고 할까 말까 할 때는 하라는 인터넷에 떠도는 명언을 본 적이 있다. 그래서 한번 가 보기로 했다.


 연수원에 가자 내가 생각했던 대졸 공채의 입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와 같이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한 동기는 20명 정도 되었고 나머지 60명의 동기는 프랜차이즈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로 시작하여 정규직 전환 대상자였다. 연수원의 연구원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이 안에서 빛을 찾았다. 이 회사는 전국에 1000개의 점포를 가지고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 회사인데, 점포개발 직무도 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저녁이 되자 80명의 자기소개 시간이 진행되었다. 그중 한 사람이 내 눈에 들어왔다. 그는 멋지게 자기소개를 하고 비트박스를 하며 분위기를 살렸다. 그는 우리 집과도 가까운 곳에 살고 있었고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있었다. “이 사람은 왜 이 회사에 왔을까?” 궁금해졌다.


 마침 그와 나는 같은 조가 되었다. 내가 먼저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내가 그에게 건넨 첫 대화이다. 흔쾌히 그는 나의 질문에 대답을 해 주었다. 그는 친구 따라서 지원했는데 우연히 입사하게 되었고, 자기가 태어난 부산으로 가서 일을 해 보고 싶다고 했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합격한 이유는 어머니가 중개보조원이셨는데, 법학과를 다니면서 본인도 관심이 생겨서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한다. 점포개발이라는 일은 잘 모르고 있었고 커피를 좋아해서 카페 프랜차이즈에서 일해 보고 싶었다고 했다. 우리는 그렇게 일주일간의 연수를 마치고 부천시 역곡동에 한 카페에서 단 둘이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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