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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라랜드 Apr 11. 2021

내돈내산의 기쁨

내돈내산의 기쁨

 

 학과 생활을 열심히 하면서 나에게 주어지는 기회가 많아졌다. 한 선배가 나를 추천해 주어서 학교 독서실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덕분에 기숙사 생활을 할 때 공강 시간에는 학교 도서관 독서실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게 되었다. 2011년 당시 우리나라의 아르바이트 시급은 4320원이었는데 독서실 아르바이트는 시급이 7천 원이고 가능한 시간을 내가 선택할 수 있었다. 나는 독서실을 정리를 하고 남는 시간에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식사도 제공해 주어서 지갑이 가벼운 기숙사생에게 최고의 아르바이트였다. 종종 행정실 선생님들의 막내 일을 하기도 했는데 사회생활을 미리 해 볼 수 있었다.


 학과 생활을 열심히 한 덕분에 재건축/재개발 조합 총회 진행요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재건축/재개발 조합의 총회가 열리면 총회장 입구에서 조합원의 신분을 확인하고 손목에 입장권을 채워주는 역할이었다. 조합 총회 진행요원은 주말마다 다른 지역에서 열리기 때문에 새로운 동네를 가 볼 수 있고, 시간이 될 때만 신청하여 가면 되기 때문에 스케줄 관리가 가능했다. 근무시간도 짧으면 4시간이고 길면 6시간 일했고 일급으로 자리에서 5만 원씩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점심시간에 학과 친구들 이랑 둘러싸서 김밥 한 줄씩 먹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마치 부동산 여행을 온 기분이 들기도 했다. 2013년에는 아직 재건축/재개발 정보가 많지 않았던 시기였다. 조합원에게 제공하는 책자를 읽어 볼 수 있었고, 언론사보다 더 빨리 총회 결과를 알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자본금이 없던 여대생이 투자를 할 수는 없었지만 블로그에 기록을 해 두어 그때의 상황을 잘 기억하고 있다. 10년이 지난 지금 그때 당시 진행요원을 했던 단지가 새 아파트로 입주하는 걸 보며 계획 보다 몇 년이 더 지연될 수 있고, 아예 무산되는 경우도 있구나 하며 추억을 회상해 본다. 


 IBK 기업은행에서 주관한 행복 멘토를 1년 동안 하면서 매월 활동비를 10만 원씩 받았고, 우수 멘토로 선정되어 200만 원의 장학금을 받게 되었다. 시작은 나의 내향적인 성격을 바꾸고 싶은 목적으로 하게 된 일인데, 장학금이 덤으로 생겼다. 당시 보라는 도쿄 대사관에서 문화원 인턴을 하고 있었다. 보라도 만나고 소라도 일본어학과 1학년생이라 1년 동안 배운 것을 도쿄에서 써먹어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모아 온 돈을 탈탈 털어서 보라를 만나러 갔다. 보라는 시부야의 한 여성 셰어하우스에 살고 있었는데, 12월의 도쿄는 따뜻한 날씨였지만 보라의 방은 바람이 숭숭 들어와서 옷 가지로 바람을 막아야 할 정도였다. 그렇게 내 동생은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외국인 인턴 생활을 어렵게 하고 있었다. 일단 도쿄에 도착하기만 하면 여행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짠내 투어는 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쳤다. 소라는 몸이 지쳐서 더 이상 걷기를 싫어했고 심통이 났다. 다음번 해외여행은 꼭 취업해서 여유있게 가야지!라고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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