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여성들의 우정에 대해서
# 토요일 퇴근길
예전 부서에서 함께 일했던 언니 한명을 여기서 다시 만났다. 회사를 오래 다녀도 다른 부서에 발령 받으면 백지 같아지곤 하는데, 그 때 먼저 손 내밀어 준 사람은 몇 갑절 고맙다.
그 때는 그렇게 친하지 않았는데, 여기 발령 받고 나서 언니는 종종 연락하고, 뭐 잘 못 챙기는 나에게 알짜 정보를 폭포처럼 쏟아내 주었다.
그 날은 오랫만에 근무 스케줄이 맞는 토요일이었다. 퇴근 길에 할 말 있다고 끝나면 꼭 연락 하란다.
커피 한잔 하나 했는데, 주차장으로 가면서 줄 것이 있다고 했다. 친정 텃밭에서 보낸 야채랑 전 날 쉬며 반찬 조금 해서 아이스박스에 담아놨단다.
으아. 이럴 땐 정말 뭐라고 해야 하는 거지,
“이러지 마세요. 저 눈물 납니다”
이런 촌스런 표현 외엔 뭐라 마음의 표현도 제대로 못하고 부랴부랴 주차장에서 헤어져 집에 와서 아이스박스를 열어보니, 싱싱한 쌈야채 두 봉지 가득에
꼭꼭 눌러 채운 밑반찬이 한 가득이었다.
아이들은 이렇게 맛있는 반찬은 할머니 이래로 처음이라며, “선배가 이런 것도 줘? 최고다” 한다.
다시 출근하며, 아이들 식사 챙겨주는 일이 어렵다는 하소연을 지난주에 했던가.
눈물이 핑 돈다.
# 일요일 퇴근길
토요일 업무 중에 또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예전 부서에 함께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많이 친하게 지내진 않아서 카톡에는 없는 사이. 임신 해서 힘들게 막달 다니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어느 새 아이가 둘, 큰 애는 초등학생이 되었다고.
같은 팀은 아니라서, 기약없이 다음에 점심 꼭 같이 먹자 말하며 헤어졌는데, 일요일 저녁 근무 중에 혼자 서 있는 나에게 그녀가 다가온다.
“이거 드리려고 왔어요, 요즘 소독도 많이 하고 건조해서.. 핸드크림 바르시라고…”
산휴 들어갈 때 내가 피지오겔 로션을 선물로 줬는데 그 때는 그게 뭔지도 몰랐는데 아직도 잘 사용하고 있다고. 늘 고마웠다고. (음... 기억이 안 나... )
충혈된 눈으로 퇴근하는 길에 내 손에 쥐어준 어여쁜 핸드크림을 자꾸 만지작 거려본다.
주말 퇴근길이 외롭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