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일지] 코로나시대에 공항에서 일한다는 것

by 낯선여름

“ 여기 지원해서 오셨습니까?”

마케팅 부서에서 함께 일했던 후배를

십 수년 만에 이 팀에서 다시 만났을 때

그가 물은 첫 질문.


“ 그럴리가 “

나의 대답.


(회사가 6개월째 휴업상태에 돌입한 상황에

뭐를 선택하고 말고가 있을 리 없고

기왕 이렇게 된 것, 나만의 방식으로 즐겁게 임하고 있는 거다)


오늘 다시 Duty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데


후배는 많이 지쳐있었다.


내가 종종 공항 사진도 찍고 간단히 글도 적는다 하니

흠칫 놀라며, 친구들이 (위험하게 생각해) 안 만나려 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아.. 그러고보니, 근무 이후 친구들 만난 적은 없다.

지인들이 피해서라기 보다는 시간 압박이 심하고

할 일이 너무 많아서인데, 우리는 이런 고민도 해야하는 처지였지, 싶다.


솔직해지자.

나도 처음에 공항으로 출근하게 됐을 때, 아이들이 가장 걱정이었다. 혹시 내가 공항 근무하는 것으로 인해 친구들이나 학교에서 곤란해질까봐.


특히 둘째에겐 엄마 회사 다닌다고 해도 되는데

공항에서 일한다고 하지말라고 몇차례 당부하기도 했다.


그리고보니 집에 오는 아이들 악기 선생님과 인사할 때도 그 이전과 달리 엄청난 거리 두기를 하며 인사하고, 말을 잘 안하고 있기는 하다 ㅎㅎ


요즘이야

공항이라고 더 위험한 것도 아니고

어디에서 걸려도 이상하다 할 상황은 아닌데,

그건 내 생각이고, 상대방의 다른 생각도 존중한다.


워낙 다양한 국적의 사람이 오가는 곳이니

사람들의 시선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큰 건 사실이니까.


실제로도 여기서 검사 받고 증명서도 갖추고 갔으나 도착 후 검진에서 양성반응 나오는 사례가 종종 있어서 근무자들은 방역으로 늘 긴장상태다.


특히나 출국장이나 환승장으로 들어갈 때는

KF94 마스크에 Face shield, 1회용 장갑까지

완전 무장


가족들 걱정할까봐

생전 안찍는 셀카도 찍어 보냈는데

이걸 본 큰 녀석 반응


“울 엄마 코로나는 절대 안 걸리겠네” ㅋㅋ


세상에 절대로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고

늘 조심하고 있기는 하다.


저렇게 하면 정말 답답하고 퇴근길 머리가 띵하지만,

내가 아닌 우리를 위해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


공항리무진도 거의 운영되지 않아

평소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출퇴근 시간에 쓰고

마스크에 페이스쉴드에

사람들의 편견에

갑절로 고생하고 있는

공항 근무자들에게 심심한 위로와 응원을 보낸다.


그래도 일할 수 있는 터전이 있음을 감사하며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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