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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걸의 회사생활] 오랫동안 한 자리에서 일하는 마음

오늘의 밑줄 긋기

by 낯선여름

오늘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광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CD) 김민철 님의 책과 기사가 눈에 띈다.


광고 회사에 다니는 분들의 감성은 늘 마음을 매혹시키는데, 정말 좋은 광고를 내는 분들은 사실 새로운 트렌드와 새로운 기술보다 더 오래된 것, 더 작은 것, 내 주변에 관심을 더 가지는 특징이 있다는 것을 한참 후에야 알았다.


김민철 CD는 한 광고회사에서 일하며, 여러 책을 내며 작가로 투잡을 사는 분이다. (오랫동안 활동하셨는데 이제야 알았네요)


오늘 나에게 가장 와 닿은 인터뷰 기사.



'어떻게 18년이나 한 곳에서 일할 수 있었나요?' 라는 질문에 그녀는 답한다.

오늘 당장 내게 떨어진 일을 어떻게 해낼 지 고민하면서, 같이 일하는 사람과 일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싶다는 마음으로 일했더니 18년이라는 세월이 쌓여있었다.


예전에는 '뛰어난 한 사람이 닦아 놓은 좁고 빛나는 길이 왜 없지?' 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보니까, 평범한 우리가 다 같이 닦고 있는 넓은 길이 있더라고요. 이제는 이것이 거스를 수 없는 길이 되었고, 파도가 된 것 같아요.

너무 먼 곳에서 뛰어난 누군가를 찾으려고 하지 말고, 근처에서 같이 힘이 되는 동료를 찾아 그 사람과 함께 매일매일 하루를 건너다보면 좋은 데로 가 있지 않을까요?

(김민철 TBWA CD, 뉴그라운드 인터뷰중)



나도 종종 어떻게 한 회사에서 거의 20년 동안 일하고 있냐는 질문을 받는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우선 '하....'하는 한숨이 쉬어지면서, 그간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서 뭔가 제대로 정리된 답변을 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돌아보면 때마다 최선을 다했고, 종종 감동적인 순간들, 아직도 잊지 못할 추억들이 가득하고, 지금도 스스로 '제 2의 전성기'라 부르며 행복하게 후배들과 협업하며 지내면서도.


종종 내가 잘 표현하지 못하는 마음을 정확한 말로 표현한 글을 책으로, 기사로 만나면, 이렇게 마음이 찡하다. 누가 이제 나에게 같은 질문을 묻는다면, 김민철 CD의 말을 빌려와서 아래와 같이 답해야 겠다.

'나에게 주어진 일을 어떻게 하면 나답게 할 지 고민하며 헤쳐나가며, 같이 일하는 사람과 일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싶다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다'


일하는 마음, 사람을 대하는 마음이 다르지 않아서, 이렇게 아직도 즐겁게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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