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없는 거 빼고 다 있다

추억여행, 서울 풍물시장

by 삼도씨
[서울 풍물시장 가는 길 2022]


시장은 먹을거리, 볼거리도 풍부하지만 무엇보다 삶의 활기가 생생하게 느껴져서 좋다.

가끔 티비 여행 프로그램에서 그 지방이나 나라의 벼룩시장 풍경을 보여 준다. 서울 풍물시장을 알기 전까진 국내든 해외든 벼룩시장은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서울 풍물시장을 처음 갔던 날은 화요일이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화요일은 휴일이란다.

집 가까이 있는 시장이라 일요일 오전 가족들과 다시 갔다.

신설동 10번 출구를 나오자마자 일요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았다.


쭈욱 늘어선 좌판들 중엔 새 물건보다 헌 물건들이 즐비했고.

게 중엔 '저 런 것도 팔릴까?' 싶은 물건들도 눈에 띄었는데, 물론 수요가 있으니까 공급이 있다는 시장의 원리를 알지만 나로선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물건들이었다.


" 골라골라, 하나 이천 원, 두 개 삼천 원."


구제 옷을 파는 상인의 박수 소리에 이제까지 기웃거리던 사람들이 우르르 바닥에 깔린 구제 옷무덤으로 몰려들었다. 그리고 포클레인처럼 옷무덤 속을 파헤친다. 하나 같이 진지한 표정으로, 금방이라도 옷무덤에서 대단한 명품이라도 건질 기세다.

그 사람들의 짓는 다양한 표정을 그리고 싶지만, 내 그림 수준을 알기에 그냥 떨어져서 구경만 했다.


서울 풍물시장은 6.25 이후 고물상들이 모여 초기 형성된 것이 1973년 청계천 복개공사가 완료된 후 인근의 삼일 아파트를 중심으로 중고시장이 형성되어 전국에서 수집된 물건 중에서 종종 진품도 나왔다는데...

나는 진품을 보는 눈도 없고, 테마존인 청춘 1번가 체험이 더 알찼다.

청춘 1번가는 8~90년대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학창 시절 가방도 메고 모자도 쓰고 사진 한 장 찰칵 찍고, 문방구, 비디오 가게, 구멍가게를 기웃기웃 거리며 아이들에게 그 시절을 설명해주었다.

그러다 음악다방에서 커피와 레모네이드를 마셨다. 시중보다 싼 가격이었지만, 맛이 나름 훌륭했다.


'영원한 것은 절대 없어'라는 노랫말처럼 지금은 사라진 것들도 한땐 아주 인기 있었던 것들이다.

추억을 여행할 수 있는 이곳을 더 나이가 들면 자주 올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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