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o 도황리 Oct 29. 2024

좀 늦은 여름이야기

휴일에도 출근할 줄은 개업할 때 몰랐다.

그래도 바쁘니까 출근했다.

휴일에도 지하철엔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었다.

평소라면 그 시간에 볼 수 없는 초등학생들과 그 애들을 인솔하는 엄마들.

앉아 있던 네다섯 살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초등학생들이 우르르 타자 살짝 긴장한다.

자기 자리로 서지 않았음에도 갑자기 들려온 소음에 앉아있는 아이의 동공이 흔들린다.

초등학생들은 자기들끼리 두런두런 말하고.

애들의 말소리에 긴장했는지 아이는 눈을 어디에 둘지 몰라 이리저리 헤맨다.

아이가 옆에 있던 커다란 손에 자기 손을 쑤욱 집어넣었다.

쑤욱 들어오는 아이의 손을 다정히 잡는 커다란 손. 아이 아빠였다.

아빠 손에서 그제야 안심이 된 건지  손가락을 꼼지락거린다.

아빠가 손을 살짝 느슨하게 풀어준다. 아이가 충분히 꼼지락 거릴 수 있도록.

아빠 손의 반도 되지 않는 아이 손이 헐렁해진 아빠 손을 꼭 잡는다.

매일 체감 온도 35도를 오르내리는 기온으로 힘든 여름이지만  

아이와 아빠의 맞잡은 손 온도는 행복이다.


#지하철 #손 #아빠와아이

이전 11화 숨바꼭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